초대일시 / 2012_0704_수요일_06:00pm
2012-2013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展
관람시간 / 화~일요일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43.200.6135~7 www.cjartstudio.com
유목연의 메카트로닉스 월드_Mechatronics World ● 키덜트, 그리고 그 차가운 자동 조각, 메카트로닉스의 세계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맞추어 팔은 자동적으로 움직인다. 화려한 전광판에선 익숙한 글씨들이 흐른다. 음악은 흥겹다. 무엇이든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것들뿐이다. '그래. 세계는 이렇게 발전적이어야지.' 우리는 이 메카트로닉스 월드 안에서 안락하고 안정적인 기쁨을 맛본다. 그러나 완벽한 조화 속에서 무엇인가 이상하다. 변화란 없다. 반복적이고 일률적인 움직임들. 같은 속도, 밝은 빛. 우리는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다.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안전한 곳에서 느끼는 이 기묘한 낯설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주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가족사진이 걸려 있을 것 같은 사진 속에는 암호가 숨겨져 있다. 움직이는 팔에 다가가보면, 차가운 로봇 팔이다.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아 뒤돌아보면, 전광판이 번쩍댄다. 아차차,, 이 세계에는 사람이 없다. 단지 사람처럼 보이는 것들만이 존재하고 있다. ● 유목연, 그가 만들어낸 나라-메카트로닉스 월드이다. 숨소리 없는 곳에서의 안락함. 그 낯선 안락함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유목연 작가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미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살펴보아야한다.
유목연은 나와 같은 30대로서, 서로 비슷한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서태지가 교실이데아를 부를 때 느꼈던 카타르시스를 잊지 못한다. 우리는 7080에 태어나 90년도에 10대를 보내고, 2000년대에 20대의 시절을 보냈다. 80년대 유신체제의 유년시절은 잘 모르기도 했고 기억이 확실치 않다. 나의 선명한 기억은 1990년대 10대 시절부터이다. 90년대 대한민국은 산업화가 가속화되던 시절로, 대한민국의 경제부흥이라는 장밋빛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 그러나 1998년 IMF라는 경제공항을 맞게 되면서, 이 젊은 세대들은 어떠한 절차도 없이 경제논리에 희생양이 되었다. 더 이상 꿈이라는 것, 자신의 의미, 가치는 없어지고 모든 것은 수치로 기록되어 평생을 따라다닌다.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대학교 졸업 증명서, 토익점수……. 이제 젊은 세대들은 진정성이 담긴 것들은 담보로 맡기고, '성공'이라는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그들은 더 이상 의미가 중요하지 않다. 사회가 원하는 수치가 중요할 뿐이다. 2012년 지금, 젊은 세대들의 얼굴은 어떠한가? 수치의 척도인 스펙(국어사전에 등재되어있다. 사람의 능력을 나타내는 대한민국만의 관용어이다. 기본 자질 기본 능력 등을 말하며 출신학교, 토익점수 따위를 연상하게 된다.)에 열을 올렸지만, 결국 88만원세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유목연의 작업 세계를 보면, 90년대 대한민국의 향수를 가득품고 있는 것들이 등장한다. 그것들은 지금은 유행이 지나가버렸지만, 한 때 열광했던 인형뽑기 기계, 오락실 게임기 등이다. 우울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잠깐의 탈출을 맛보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사람에게 위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 기계가 주는 안락함이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주변의 기성세대들에게 위로를 받아본 적이 없다. 오히려 더 잘해야 한다는 채찍질로 멍들어 있었다. 오락기계에 100원을 주입하면, 현실세계에서 맛볼 수 없는 성취감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 키덜트. 이미 시각예술에선 유행처럼 한 시대가 지나갔다. 그러나 유목연의 작업에서는 단순한 소년적 감수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작업에서 젊은 세대는 차가운 위로를 받는다. 스마트폰으로 이미 개인적인 소통이 다되는 젊은 세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다. 우리는 그의 세계에서 얼굴을 대면하거나,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그 냉랭한 분위기에서 오는 안락함이 작가의 특수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준다. 작가의 시대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 작가는 우리의 상황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산업화 사회를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자동화되고 고도의 고지능에 관한 동경을 보여준다. 실제로 그가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들은 90년대에서 온 것들이 많지만, 그것들은 이미 사람의 능력을 뛰어 넘어 발전한 것들이다.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는 최첨단의 복합공학을 뜻한다. 그것은 어쩌면 젊은 세대가 혹은 최첨단을 동경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의 투영이기도 하다. ● 유목연은 세계를 조각하는 조각가이다. 팀버튼(Tim Button)이 영화 『배트맨』에서 회색빛의 고담시를 만든 것처럼, 유목연은 메카트로닉스 월드를 조각한다. 그가 만들어낸 차가운 자동조각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위안을 얻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람들은 질서 정연하며 일정하고 변화가 없는 안락함을 추구하면서도, 그 안에서 탈출하기를 바란다. 유목연이 주고자 한 것은 젊은 세대에게 위로를 주고자 함이었을까, 아니면 탈출을 말하는 것이었을까? 유목연의 다음 세계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 이생강
2012-2013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제6기 입주작가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전시는 그간 작가들의 입주기간동안 제작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스튜디오와 외부에서 진행된 전시 및 개별프로젝트 등을 정리하여 전후 작가의 향방을 보여주는 전시로 보여준다. 이번전시는 3개월 입주작가인 유목연 작가의 개인전으로 사진과 독특한 오브제를 기용하는 설치작업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업의 출발인 사진작업들은 재현적 코드로 회화적인 언표를 사용하거나 사진안의 풍경을 퍼포먼스로 재현하는 등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표출한다. ● 화면은 무심한 듯 버려진 공간을 촬영한다거나, 포커스가 오버된 풍경들, 동물의 등장 등 어떤 목표를 향해 가기보다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혹은 보여 지는 이미지와 사건에 충실한 기록자이길 자청한다. 이미 고정된 의미를 비틀고 자신이 보는 이미지에 대한 방만함을 희석해 관람자를 오히려 해석하고자하는 위치에서 탈출시킨다고 볼 수 있다. 지루한 역사를 뒤집은 텍스트, 허구의 공간에 밀어 넣는 진실 또는 진실의 공간에서 길러온 허구들을 보여주는 욕망은 그의 작업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 이에 전시장은 LED전광판에 지속적인 명령어와 함께 노출되고 있으며 다프트펑크의 가사와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반복적인 멜로디와 함께 무용수가 춤을 추는 것으로 전시는 시작된다. 전시장 바닥과 벽, 천정에 써놓은 독특한 기계적인 문구들은 현대인에게 내리는 명령어이며 이 명령어는 반복되어 불안감마저 야기한다. 지속적 메시지의 반복은 사회의 캠페인처럼 들리며 현대인의 무의식에 표출되는 불안의 메시지로 읽히고 있다. 유목연은 복잡한 시대에 자신이 발견한 풍경과 사물을 무심히 공간에 던져 관람객으로 하여금 인간의 욕망에 대해 묻고자 한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Vol.20120703d | 유목연展 / YOOMOKYON / 蹂목연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