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말하다

고창선_정기훈_황지희展   2012_0712 ▶ 2012_0731 / 백화점 휴점시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월~목_10:00am~08:00pm / 금~일_10:00am~08:30pm / 백화점 휴점시 휴관

롯데갤러리 일산점 LOTTE GALLERY ILSAN STORE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784번지 롯데백화점 B1 Tel. +82.31.909.2688~9 www.lotteshopping.com

소통(communication)의 욕구는 인간이 지닌 근본적 욕구 중 하나이다. 인류의 역사는 소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달려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고자 다양한 수단의 소통 체계를 형성하며 노력해 왔고, 그에 따라 이전 시대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교류의 장(場)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할 준비가 되었느냐 하는 데에는 의구심이 든다. 편중된 흑백논리에 입각해 회색지대는 인정하지 않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상대는 모두 적이 되며, 주류와 대립하는 의견은 한 순간에 매도해버리는 형국은 잘못된 소통 방법을 증명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강요하는 태도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이러한 태도가 지속된다면, 수많은 소통 수단 발달에도 불구하고 소통에 대한 갈증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소통 문화 시대에 들어선 지금, 우리의 소통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사람이 한 가지 생각을 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에게서 같은 생각을 도출해내는 것을 '소통'이라 하지 않는다. 소통이란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그 생각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옳고 그름, 흑과 백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하기 위한 방법과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소통'이다. ● 본 전시는 '올바른 소통하기'를 위한 연습이다. 소통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정의하고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부재(不在):인정하기」-「재구성:이해하기」-「새로운 가능성:교감하기」의 세 단계로 구성하였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황지희, 정기훈, 고창선 작가의 작업을 '부재의 상태를 인정하고 - 상대의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 서로 교감을 나누는' 소통의 과정으로 정리해 보았다. 동시에『소통을 말하다』展이 제시하는 소통의 매뉴얼에 참여해 봄으로써 소통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 또한 마련하였다.

황지희_신문을 구토하다_씹은 신문지, 영상_00:05:12_가변설치_2011
황지희_신문을 구토하다_영상 스틸컷_2011

부재(不在) : 인정하기 _ 황지희 ● 올바른 소통을 위한 첫 단계는 소통의 부재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기란 무엇보다 쉽지 않지만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태를 바로 알아야 한다. 사회 속에서의 불통, 다양한 사람들과의 생각차이로 생기는 불통 등 세상의 많은 소통의 부재를 작가 황지희는 숨김없이 드러낸다. 영상 및 설치작품 「신문을 구토하다」는 우리 사회의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신문이라는 소재를 질겅질겅 '씹어' 삼키나, 결국 소화 시키지 못하고 구토한다. 우리는 눈 앞에 펼쳐진 구토된 신문들을 보면서 인정하지 않았던 혹은 인정했지만 애써 외면했던 부재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What a colorful world」 작품 역시 사회 문제에 무관심했던 우리의 태도를 반성하게 한다. 화려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가만히 들어다 보면 그 동안 우리가 외면해왔던 문제들을 보게 된다.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자의든 타의든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우리의 태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

정기훈_marking_ed.2/5_디지털 프린트_40×40cm×4_2007
정기훈_marking_종이에 아크릴채색_각 135×110cm_2007~12

재구성 : 이해하기 _ 정기훈 ● 소통의 부재를 인정했다면, 이제 자신의 고착된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의 이야기 들어주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작가 정기훈은 우리에게 이러한 소통의 기본 자세를 연습하게 한다 도로안전용품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marking」은 우리가 원활한 사회적 소통을 위해 약속해왔던 사물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활용함으로써 고착된 사물과의 관계를 재치 있게 파괴한다. 이러한 작가의 낯선 방법을 처음 마주한 관람자는 당혹스러워 하지만 함께 따라 하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작가와 새로운 소통을 시작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How to be a good speaker」는 각 사물의 입장이 되어 보고 서로 역할을 바꿔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과정을 통해, 작품 제목이 던지는 물음에 해답을 얻어가는 작품이다.

고창선_쩍벌남을 위한 원맨쇼_혼합매체_가변설치_2012

새로운 가능성 : 교감하기 _ 고창선 ● 올바른 소통을 위한 마지막 단계는 서로 진정한 교감을 나누는 단계이다. '나'와 '너'는 다르다.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이 그대로 알기란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사이에 소통의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다. 작가 고창선은 나와 너 사이의 소통 가능성을 보여 준다. ●「당신 앞에서 딴 생각을 해」와 「쩍벌남을 위한 원맨쇼」, 「쩍벌려 기타」 작품에서는 관람자들이 직접 음악을 만들어 세상에 하나뿐인 그들만의 하모니를 완성한다. 설령 그것이 불협화음일지라도 작품을 즐길 때만큼은 서로 교감하고 조화를 이룬다. 작품에서 흘러나오는 이 음악은 '너'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멜로디이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작품 역시 관람자가 다가오지 않는 한 하나의 물체에 지나지 않는다. 관람자가 다가와 작품의 일부가 되는 순간 두 개체 사이에 교감이 이루어진다. 이렇듯 작가 고창선은 관람자와 작품, 더 나아가 그 작품을 통해 다른 이와 교감 할 수 있는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하며, 서로 교감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원활한 소통의 장(場)을 열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의 패러다임 안에서 우리는 보다 나은 세상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소통을 말하다』展을 통해 올바른 소통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며, 진심으로 소통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 홍명혜

Vol.20120702g | 소통을 말하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