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616_토요일_05:00pm
기획 / 브릿지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브릿지갤러리 Bridg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82.2.722.5127 bridge149.blog.me
인간의 많은 욕심 중 하나는 '나의 존재(存在) 증명'이다. '나'라는 주체가 지내온 공간은 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소재 중 하나이며 그 공간에 대한 기록은 나의 존재를 다시 한 번 고찰할 수 있는 그리고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소재 중 하나이다. 이 흔한 소재를 자기들만의 색으로 선명하게 표현해 내는 작가가 있다. 작가 오연화와 작가 유소라이다.
작가 오연화와 유소라는 '나'라는 존재 증명을 각기 다른 방식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들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사유적 공간의 기록과 사물의 기록은 다시 말하면, 그 주체의 삶의 흔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오연화와 유소라는 나(작가)와 관계 지어진 일상의 물리적, 시간적 공간의 흔적을 기록함으로써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존재성을 표현한다. 작품 속 이야기는 보는 이들의 기억에 잔재된 사소한 일상부터 복잡한 삶의 모습까지 우리들의 삶을 흔적과 유사하다. 그것이 작품을 처음 보더라도 낯설지 않은 까닭이며 또한 우리의 기억 저편에 잔재하고 있는 비슷한 장소, 사물들이 나(관람자)와 쉽게 동화되고 관계 지어지는 이유이다. 이는 두 작가 모두 작품의 소재를 상상이 아닌 작가들의 삶의 여정의 한 부분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포착하여 작품에 담았기 때문이다. 작품 속 공간과 사물들은 그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실재적 공간이자 사물들이며 우리들의 삶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 판화를 전공한 오연화 작가는 자신의 공간을 기록하기 위해 실리콘을 그리고 섬유와 조각을 전공한 유소라 작가는 실을 선택했다. 실리콘으로 떠낸 오연화의 작품과 실 드로잉으로 만들어낸 유소라의 작품은 평면 입체로 2차원적 드로잉을 3차원의 현실로 끌어낸다.
오연화는'나'라는 존재의 전제하에 존재하는 '일상 공간'은 나와 함께 지내온 시간과 삶의 흔적이 담겨있는 '의미의 공간'이자 '삶의 흔적'이다 라고 말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그녀가 지내온 경험과 그 시간을 지각하고 그것을 시각적 물리적 형태로 표현하기 위해 반복적 행위를 통해 층을 만들어 낸다. 하드보드지를 일일이 제단하고 겹겹이 쌓아 올려 만들어진 틀을 바탕으로 실리콘으로 그 흔적을 떠낸다. 이 과정은 끊임없는 반복행위로 시각적인 반복과 더불어 누적된 시간의 층을 표현한다.
유소라의 작품들은 날짜에 따른 기록이 아닌 장소와 사물에 대한 기록에 의해 쓰여진 일기와 같다. 그녀의 집, 방, 작업실의 풍경 등은 작가의 부재와 상관없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고 한다. 물리적 공간이나 물건에 대한 기록이 아닌 그 속에 담긴 말로는 설명 할 수 없는 작가의 기억들을 유소라는 이야기 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어떤 기억이 담긴 물건들로 그들의 장소를 꾸린다. 매일 앉는 책상, 잠시 머물렀다 떠날 카페의 테이블. 책상위에 아무것도 쌓거나 진열해 놓지 않는 사람의 테이블 위엔 단지 커피잔만, 그의 가방에는 아마 꼭 필요한 물건 몇가지만이 들어있지 않을까 작년 이맘때의 나는 가방에 편지지와 우표와 딱풀을 꼭 가지고 다녔다. 아이폰 충전기와 이어폰도 항상 들어있었다. 그때 갔던 카페의 테이블과, 며칠 전 갔던 카페의 테이블은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고, 몇년 전에 놓여있던 두 잔의 커피와 어제의 두잔의 커피는 각각 다른 두 사람과 두 장소를 떠올리게 한다. 사물은 일상의, 순간의 경험을 회상할 수 있는 흔적이며 일기장 수십 권 보다 더 선명하고 오래가는 기록이다. 그들을 그리는 것은 눈과 손으로 나누는 말 없는 대화이다." (유소라)
유소라의 실 드로잉은 종이에 그린 그림을 솜과 천 위에 고정시켜 다시 실로 누비는 기법을 사용한다. 흰색 또는 검정색 실들은 흰 캔버스 위에 정갈하게 정리되기도 하고 그림에서 뻗어 나와 고정되지 않은 체 흰 천 위에 흩어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도 한다. 이 작업 과정을 통해 생기는 입체감은 작품에 비춰지는 빛에 따라 선뿐인 작품이 되기도 그림자에 의해 구별되는 면적인 작품이 되기도 한다. ■ 브릿지 갤러리
Vol.20120613i | 공간의 기록-오연화_유소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