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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기획 / 주식회사 남이섬
관람시간 / 09:00am~06:00pm
주식회사 남이섬 Glass Art Studio Gallery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198번지 Tel. +82.31.580.8198 www.namisum.com
타인 지향적 고독한 자아 ● 이후창 작가는 열 성형한 유리를 주조하여 현대적 감각으로 형상화한 조각을 만든다. 유리 캐스팅으로 이루어진 양감 있는 작품은 빛의 투과 정도에 따라 색의 채도가 변하여 시시각각 다르게 보인다. 작가는 빛에 의한 색의 채도와 명도가 변화하는 유리 특유의 특성을 이용하여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작품은 외관적으로는 반투명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외관과는 정반대로 유리의 단면으로 내부의 맑고 투명한 공간이 보여지며, 그 속으로 또 다른 형상이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반투명한 유리 덩어리가 가진 개성 있는 양감, 투명한 유리 단면 안쪽으로는 또 다른 형상이 새로운 공간을 만든 이중적인 모습이다. 작가는『상실의 시대(The Age of Loss)』(2008), 『상실의 시대-타자의 시선(The Age of Loss-The Other's Gazes)』(2009), 『타자의 시선(The Other's Gazes)』(2009),『시선의 중첩(The Overlap of Gazes)』(2010),『시선의 교차(The Crossing of Gazes)』(2011) 등 6차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타인과 관계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본질에 대하여 표현하였다.
현대사회는 소비 욕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식 가치를 제공하며 대중문화의 상업화는 시장 자본의 경쟁을 본격화 하였다. 자본 중심의 사회는 소비 욕구를 생산함으로써 소비 사회를 이루었으며 표면적이면서 빠르고 쉽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한 대량소비-산업사회가 만들어졌다. 자본이 중심이 된 소비중심의 현대사회는 새로운 패션이나 앞서가는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행은 권력이나 부, 미모, 젊음 등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자질을 지니고 있는 집단이 선도하여 동심원적으로 확대된다. 또한 후기 산업사회가 되면서 해결할 수 없는 소비의 욕망이 늘어났으며 근거 없는 이미지가 나타나며 진실보다 강렬한 힘이 되었다. 장 보드리야드는 우리 사회를 '과잉 현실의 사회'라고 진단한다. 근거 없는 실재가 실재를 대치하는데 그것은 인공적이며 독립된 정체성을 갖는다. 과잉 실재가 실재를 누르고 대치했을 뿐만 아니라 조정하고 있는 현상을 시뮬라크럼이라 한다. 가짜 이미지(Hyper reality)는 우리 사회의 현실(Reality) 보다 진실하게 되어 시뮬라크럼이 진실이 되었으며 정신분열 정신착란의 시대가 되었다.
「타자의 시선(The Other's Gazes)」시리즈는 자신의 판단을 기댈 수 있는 전통의 권위가 사라진 상황에서 현대인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그에 맞춰 살아가려는 경향에 대한 것이다. 작품은 집모양의 기본 조형 안에 반투명의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얼굴이 유리 안에 있는 모습이다. 데이비드 리스먼은 『고독한 군중』에서 권위를 잃고 불안에 빠진 현대인에 대해 말하였다. 리스먼의 군중은 타인 지향적 인간으로 존경받기 보다는 사랑받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을 억압하지 않고 속이거나 감동시키기를 원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속물이라고 생각되어지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리스먼은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레이스나 벨벳 커튼이 드리워진 자신을 감춘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유리 집에서 살고 있다고 보았다. 작가의 투명하게 만든 유리 집은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것이 자신의 주체성이 아니라 자신을 투명하게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평가를 통해 살아가는 현실임을 알려 주는 것이다. 이후창 작가는 투명한 집 안에서 내부에서 비춰지는 얼굴이 외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형상을 통해 다른 시선인 자신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내·외면의 자아의 표현에 있어 머리와 입과 코 등 인간 신체를 단순 간략한 형태로 만들었으며 눈은 불안정하다.
자크 라캉은 인간은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를 끝없이 여행한다고 하였다.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욕망이고 욕망의 에너지를 일으키는 주체는 결핍이고 결핍을 일으키는 것은 타자이다. 즉 결핍이란 욕망의 다른 표현이며 주체에 결핍을 불러오는 타자이다. 작가의 유리 안 내면 존재는 욕망을 일으키는 타자를 나타내며 욕망은 영원히 충족될 수 없다. 대상 없는 주체와 유리 속 타자의 모습을 표현한 얼굴은 가늘고 길게 변형되어 고독한 형상을 느끼게 한다. 작품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은 대상 없는 주체와 유리 안의 타자가 눈치를 보며 분열이 일어난다. 인간의 실존을 응축시킨 모습에서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을 떠돌며 영원히 결핍을 채우지 못하는 인간 내면의 존재를 나타낸다. 작가의 일련의 작업은 고유한 존재인 인간이 현대 사회에서 존엄성을 잃어버린 획일화된 집단에서 방황하는 소외된 인간과 존재 이유를 묻고 있다. 또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정체성을 잃어버린 타인 지향형 인간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체성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를 통해서 이다. 투명과 반투명의 양면적인 유리 조각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갈등과 소외에 대해 말하며 현대사회가 가진 모순을 표현하였다. 결핍된 주체가 영원히 충족되지 못하는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내면의 타자와의 관계에서 현대인의 고독한 자아를 바라본다. ■ 오병희
Vol.20120603f | 이후창展 / LEEHOOCHANG / 李厚昌 / glass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