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근展 / CHOEYOUNGKEUN / 崔榮根 / painting   2012_0601 ▶ 2012_0613 / 6월11일 휴관

최영근_Mindeulle

초대일시 / 2012_0601_금요일_05:00pm

2012 롯데갤러리 대전점 창작지원 1부 최영근의 꽃展

관람시간 / 10:30am~08:00pm / 백화점 영업 시간과 동일 / 6월11일 휴관

롯데갤러리 대전점 LOTTE GALLERY DAEJEON STORE 대전시 서구 괴정동 423-1번지 롯데백화점 8층 Tel. +82.42.601.2827~8 www.lotteshopping.com

할미꽃Pulsatilla koreana (Yabe ex Nakai) Nakai ex Mori (미나리아재비과) 이 할미꽃 그림은 야생화를 좋아하던 J씨가 대전시 부시장에 재직시 우연히 준 화분에 심어있는 것을 그린 것이다. 자주색은 검정바탕에 채색해보니 물기가 완전히 건조된 후에야 처음 칠한 색감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채색에 어려움이 많았다. 할미꽃은 어릴 때, 한식날 집안 어른들을 따라 갔던 묘지의 마른 잔디 틈에서 처음 보았는데 "셋째 딸의 집을 찾아가다가 언덕위에서 죽은 할머니의 슬픈 넋이 꽃이 되었다"는 전설 때문인지 꽃말은 '슬픈 추억'이다. 그림으로 본 할미꽃은 자주색 꽃잎과 노란색 꽃술이 대비되어 엄숙, 권위, 차분하면서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하얀 솜털에 싸여 있어 포근한 느낌을 더해주기도 한다. 쑥의 잎을 닮은 특이한 잎사귀의 모양이 경이로웠다.

최영근_Halmiggot

봉선화Impatiens balsamina L. (봉선화과) 이 봉선화 그림은 여름 내내 모델을 찾지 못하다가 대전시 묘목장 관리담당이었던 M씨의 도움으로 가수원에 있는 대전시 묘목장에서 모델을 구해서 그린 꽃이다. 봉선화는 우리의 가곡「봉선화」로 인해 처량한 이미지, 일제에 억압받는 민족의 서러움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그러나 「봉선화」라는 가곡을 모르던 어린 시절에도 봉선화는 나에게 알 수 없는 그리움, 서러움, 한이 가득 담긴 꽃으로 다가왔다.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나무 울타리, 돌담장 밑에 봉선화를 심었다. 어머니가, 누나가, 누이가 심고, 보았다. 시집가기 전 누나와 누이가 손톱에 물들이던 꽃이요 시집을 가면, 친정집에 언제 가 볼지 기약 없고 힘든 시집살이 속에서 고향과 친정의 부모형제자매를 그리워하며 위안을 얻던 꽃이었다. 그래서일까 봉선화의 붉은색은 그립고, 서럽고 달콤한 빨강이다. 붉게 너울거리는 정형화 되지 않은 봉선화 꽃잎은 주체하기 어려운 서러움을 눈시울을 붉히며 쏟아 내는 여인의 모습을 닮았다. 녹의홍상(綠衣紅裳)은 녹색 저고리와 붉은 치마라는 뜻으로 젊은 여인의 고운 옷차림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우리의 누나와 누이가 시집갈 때 입던 옷의 색깔이다. 봉선화의 붉은 꽃잎과 녹색 잎이 바로 녹의홍상의 모습이다. 봉선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화들짝 놀란 것처럼 순식간에 피어 변해버리는 꽃을 그리는 방법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였다.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인 것은 손대면 톡 터지는 봉선화의 씨나 순식간에 피어나는 꽃잎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최영근_Bongseonhwa

맨드라미Celosia cristata L. (비름과) 이 맨드라미 그림은 대청호 주변, 지금은 없어진 「샬레」라는 상호를 가진 서양풍 목조건물 양식당 화단에서 구해 그린 꽃이다. 맨드라미는 "죽은 닭의 넋이 꽃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꽃의 생김새가 닭의 벼슬을 닮았다. 잎과 줄기까지 번지는 연지 빛 붉은 색은 투계의 용맹과 열정, 신비가 가득하여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꽃이다. 맨드라미가 이국 여인의 열정이라면 봉선화는 한국 여인의 열정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리라. 검은 바탕에 연지색, 자주색을 채색하면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처음 칠한 색감을 느낄 수 없어 채색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꽃말은 타오르는 사랑.

최영근_Mandrami

서양민들레Taraxacum officinale Weber (국화과) 이 서양민들레 그림은 미술대학 건물 옆 등나무벤치 근처에서 찾아 그린 것이다. 민들레는 "하늘의 별이 땅에 떨어져 꽃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녹색 들판에 노란색 민들레가 피어있는 모습이 하늘의 별 같아서 생긴 이야기라고 한다. 작은 숨만 불어도 흩날리는 민들레 솜털은 얼마나 환상적이었던가...밟히고 밟혀도 봄이 오면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우는 민들레는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이어가는 우리 민족에 비유되기도 한다. 토종 민들레는 외래 민들레에 밀려 쫓겨나 찾아보기 힘들다는 임형탁 교수의 설명에 안타까웠다. 꽃말은 사랑의 신.

최영근_제비꽃

제비꽃Viola mandshurica W.Becker (제비꽃과) 이 제비꽃 그림은 보문산 고촉사 뒤뜰 화단에서 찾아 그린 것이다. 꽃 부분을 거의 다 그렸을때 비가 오기 시작하여 잎 부분을 그리지 못하고 며칠 후 다시 찾아갔더니 그리던 제비꽃이 없어졌다. 그리지 못한 잎과 줄기 부분은 다음해 고촉사 아래 연못 근처에서 처음 스케치 한 것과 꼭 닮은 잎을 찾아 그려 완성하였다. "제비가 돌아올 때 피는 꽃, 혹은 제비가 나르는 것 같이 날렵하게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봄의 녹색, 노란 민들레와 대비되는 보라색 제비꽃은 오랑캐꽃 이라고 불리기도 하여 이국적인 상상력을 더한 꽃이다. 꽃말은 순진무구한 사랑, 고상한 취미, 성실. ■ 최영근

도심의 건물 한 귀퉁이에 노랗게 피어있는 민들레, 혹은 산비탈 풀 숲에 수줍게 고개를 수그린 자줏빛의 할미꽃은 누구의 눈에나 그 모습을 쉬이 드러내며 그리 화려하지도, 진한 향기를 품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틈엔가 눈에 들어 온 가녀린 꽃들은 그 수수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열고 소리 없이 유혹하기에 충분합니다. ● 그 작은 생명들은 이슬방울의 무게도 버티기 버거워 보이지만, 거센 비바람과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고 이듬해면 어김없이 생생한 생명력으로 살아납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돌봄 없이도 때가 되면 스스로 피고지는 저 들꽃들은 그래서 수 없는 역경과 고통을 견디며 살아온 우리 민초(民草)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들 또한 간직하고 있습니다. ● 롯데갤러리는 봄을 너머 왕성한 생명의 계절로 접어드는 6월을 맞으며 『최영근의 꽃』展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야생화, 그 중에서도 봄과 초여름에 피는 작은 꽃들을 테마로 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최영근은 잘 알려진 것처럼 전통적인 나전칠기와 목기(木器)를 현대적 미감과 형식으로 재정립하는데 열정을 다해온 작가입니다. ● 그러한 그에게 작고 여린 들꽃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존재일까요? 처음에 야생화 그리기는 공예작업을 위한 밑그림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언제부터인가 작가의 오랜 기억 저쪽에 남아 있는 우리의 옛모습으로서, 전통을 살아있는 현대의 예술형식으로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해온 자신 작업의 연원과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들꽃과 그것을 바라보며 섬세한 필치로 그려가는 일은 한국적 정서와 미감을 근간으로 하는 그의 작업의 의미와 작가로서의 역할을 다시금 일깨우게 하는 시간이 되어 주었던 것입니다. 한 순간에 피었다가 지고 마는 들꽃들을 찾아, 함께 밤을 새워 대화를 나누고 종이 위에서 다듬어낸 시간 동안 과연 작가는 무엇을 생각하였을까요? ● 발 걸음이 머무는 순간 그의 마음에 들어와 의미를 지니게 된, 그리하여 따뜻한 사랑과 섬세함으로 정성을 다해 종이 위에 다시 피워 낸 들꽃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수없이 회자되어온 시의 한 구절이 말하고 있듯이, 그의 들꽃 그림은 연약하고 하찮은 것일지라도 버리지 않으며 인생의 단 한 순간도 가벼이 여겨 흘려 보내지 않고 자신의 안으로 이끌어 들여 의미를 부여하고자 해온, 그렇게 삶을 대해온 그의 인간적 면모의 소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들과 산에, 그리고 우리 주변에 피어있는 색색의 작고 여린 꽃들을 하나하나 관찰하고 그것들을 아주 세밀하게 화면에 담아내는 일은 많은 체력과 시간을 빼앗겨야 하는 소모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작업들은 이처럼 그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작가적 기질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최영근 예술의 에너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술가의 마음으로 전하는 꽃 이야기와 함께 여유롭고 넉넉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손소정

Vol.20120602d | 최영근展 / CHOEYOUNGKEUN / 崔榮根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