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작展

한국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조급증과 신분 상승욕구가 강하다는 특징을 종종 느끼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성공을 지향하지만 누구의 성공도 같은 결론을 가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는 하나의 성공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성공과 실패를 단순화하고 성공과 출세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나도 그러한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예술가라 자칭하는 무리에게도 성공은 중요한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성공들, 과연 각자의 그것이 최선일까. 성공자체에 목메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성공에 대한 욕구, 그 허망함을 표현하자.

한국의 거대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이 곳, 사간동은 우리 젊은 작가들에게 성공이라는 판타지적 공간이다. 마치 이곳 자체가 목표가 되어지는 것처럼 이곳에서 전시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는 느낌을 안겨주는 듯하다. 우연히 여기 모인 우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그 환상에 의한 거품들을 의식하게 된다. ● 선두가 되고픈 신진으로서의 조급함과 우리가 머금은 거품을 주목하며 신진작가, 현재, 그리고 사간동이라는 코드를 가지고 우리의 상승욕구를 표현하고자 이 전시를 기획한다.

성공작展_스페이스 라디오 엠_2012

성공작展_스페이스 라디오 엠_2012

이번 전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시 후 작가들의 행보일 것이다. 막연한 성공에 대한 갈망을 안고 세상에 대한 절실한 철학적 고민이 없이 남들이 만들어 놓은 안전한 길만을 쫒아 갈것인지, 힘겹지만 또 다른 자신을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떠날 것인지. 그것은 다섯 작가 각자가 선택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시의 클로징 파티에서 많은 작가들, 예술 관계자, 일반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현재의 자신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봄으로써 그 의미를 더 했다. ■ 작정한 자들

Vol.20120528b | 성공작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