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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하나아트갤러리 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하나아트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27-5번지 2층 Tel. +82.2.736.6550 www.hanaartgallery.com
자유와 희망을 담은 자아(自我)로서의 잎사귀 ● 1. 나뭇잎, 구름, 나 잎으로 섬세하게 퍼져있는 잎맥은 작가의 핏줄, 숨결로 우주의 거대하거나 또는 미세한 생명의 소리를 듣는 정신과 같다. 근작들은 미시적인 세계를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있으며, 일상적인 삶으로의 소소함에 즐거움을 느끼며 자연합일(自然合一) 안에서 느끼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정신적 승화의 확장과 구체성을 제시하고 있다. 범우주적인 세계의 유한한 존재로써의 작가 자신의 위치를 겸허히 인정하는 생의 따뜻한 시선이 화면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
나뭇잎과 구름은 둘 다 하늘을 날 수 있다라는 도상학(iconography)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다. 물론 나뭇잎은 고유한 형태를 간직한 유형의 물질이지만 구름은 기의 덩어리인 비물질로써, 수증기가 변화무쌍하게 자신의 존재를 변환시킨 변형태이다. 즉, 구름 그 자체는 우주의 신비한 에너지의 흐름을 증명하는 존재인 것이다. 바람은 구름을 일으키며 구름은 나뭇잎(작가의 자아)을 태우고 먼 시간으로의 떠남과 만남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구름은 작가의 또 다른 자아로 볼 수 있다.
사실 나무와 나뭇잎의 관계는 체용설(體用說)로써 이해할 수 있다. 체는 움직이지 않는 고유의 본성적 존재라면 용은 그 본성을 활성화시키고 그 의지를 전달하는 도구적 존재라 할 것이다. 나무가 견고히 대지를 박차고 자라나 태양과 교합하고 나무의 뜻을 품은 잎사귀는 하늘을 여행하는 것이다. "나무의 언어를 갖고 잎사귀가 구름에게 달려 간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들은 그렇게 굳센 의지를 품고 영원한 자유에로의 만남을 꿈꾸는 것이다.
2. 푸른 잎사귀는 강한 희망의 상징 ● 양태숙의 화면에 있어서 형태가 명징한 조형은 분명 민화의 조형적 법칙에 근거를 두고 있음이다. 단순함으로 오는 서술의 명확함과 환기성은 의미전달이 명료하며 강력한 감정적 파장을 이끌어 낸다. 진 쿠퍼에 의하면 "푸른 나뭇잎은 강한 희망에의 상징"이라 하듯이 작가는 자아로 대별되는 나뭇잎을 그려냄으로써 싹이 돋고 꽃을 피우는 나무의 굽히지 않는 희망을 구체화시킨 것이다. 이는 작가 자신의 갈망하는 미래의 긍정과 푸른빛 희망인지도 모르겠다.
작가 양태숙의 작품세계는 밀도 높은 감성과 서정성을 보인다. 이는 조용히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에게 길러진 특유의 정서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조형에 있어서 미술사적 시작이 초현실주의로써, 현실을 또 하나의 환상으로 풀어내는 지극히 마그리트적인 내용에서 시작되고는 있지만, 소재의 선택과 내용은 동양적인 자연관과 그 자연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전통성을 견지하고 있다. 그의 화면을 대하노라면 관자의 마음은 잎이 숨쉬는 화면으로 끌려 들어가 형체가 없이 녹아버리고, 화면과 내가 하나가 되어 바다가 된 하늘을 유유히 노닌다. 이것이 양태숙 작품이 가진 힘인 것이다. 사막에서 만나는 한 모금의 맑은 물과 검은 밤의 별처럼. 이는 격정적 감정의 표출을 절제하여 일체의 긴장도 감정의 기복도 없이, 작가 심연에 숨겨둔 심상(心象)을 담담히 건져내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 박옥생
Vol.20120517c | 양태숙展 / YANGTAESOOK / 楊泰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