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515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 강준영_김재남_김형관_신지선_안성석_이정민_조현열
후원 / 서울문화재단_수퍼포지션_아트스페이스 풀_한국문화예술위원회_경기창작센터 협찬 / 용산구청
관람시간 / 01:00pm~10:00pm / 월요일 휴관
이태원 꿀&꿀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3-31번지 Tel. 070.4127.6468 limyunok.egloos.com
『이태원에는 부군당이 있습니까?』전은 용산구 이태원의 특수한 지정학적 상황과 이태원 부군당을 중심으로 화합하고 해체되는 지역 공동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이 전시에서는 부군당附君堂(붉은당)을 샤머니즘에 국한하기 보다는 사라져가는 공동체성에 대해 환기할 수 있는 매개물로서 이해하고자 한다. ● 이태원 부군당에서 지내는 제례의 목적은 동민洞民들의 무사태평無事太平, 부귀공명富貴功名, 수명장수壽命長壽, 축재초복逐災招福 더 나아가서는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염원하는 데 있다. 1916년부터 현재까지 유지되어오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소재의 부군당은 지역의 역사만큼이나 특히 굴곡진 사연이 많은 곳이다. 이태원 부군당은 원래 1년에 4번의 제례(정월, 4월:굿 / 7월, 10월:고사)를 지냈지만, 60년대에 들어 그 규모와 형식이 축소되어 2000년대에 들어서는 봄과 가을에만 제례를 지내고 있다. 이렇게 규모가 축소된 이유에는 당을 지키는 후손과 지역주민간의 부지 소유권 시비로 인한 권리문제, 전통의 전근대적 미신화, 지역 공동체의 와해 등을 꼽을 수 있다. ● 이태원 지명의 유래는 여러 추측설이 있다. 임진왜란 이후 왜군들이 귀화해 살았던 일본인 전용 거주지로 '이타인異他人'들이 모여 살았다고 해서 이태원 이라는 설도 있고, 왜란 중 성폭행을 당한 여성과 그들이 낳은 아이들이 모여 살던 동네라는 뜻으로 다를 이異, 태반 태胎자를 써서 이태원으로 불렸다는 추측도 있다. 이처럼 지명에 관한 학설만을 통해서도 다양한 개인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온 장소로서 이태원의 지역적 특수성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태원이 용산지역 개발정책과 맞물려 상업특구지역으로 각광받으면서 지역 내 고유한 공동체적 역사에 대한 중요성은 점점 잊혀가고 있다.
강준영은 잔존 유물이 아닌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지역 공동체 신앙으로서의 부군당을 주목한다. 이태원이라는 지역은 풍수지리적으로 옛날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탯자리를 가지고 있다.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는 부군당은 일대대동을 축원하며 다민족 문화를 수용하고 있는데 부군당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공동체의 믿음을 드로잉 작업으로 연결한다.
김재남은 같은 지역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낯선 모습의 부군당과 이태원 번화가를 교차 시킨다. 부군당에서 지내는 굿을 선善함 그리고 좋은 것을 의미하는 영어 'Good'으로 의미를 전도시켜 액운을 물리치고 좋은 일이 있도록 기원하는 굿을 이야기 한다. 함께 설치된 깃발은 번화한 이태원 거리와 고요한 부군당 사이에 부유하는 이야기들의 부표를 상징한다.
김형관은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부군당제를 이번 전시에서 주목하고자 한다. 지역주민들의 근심과 액운이 무녀의 몸을 빌어 해소되듯이, 스탠딩형 중고 옷걸이를 통해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짐을 대신 짊어지는 설치 작품을 제작했다. 여러 개의 옷걸이가 전달하는 위압감은 제의가 주는 거룩한 힘의 실체를 파악하게 한다.
신지선은 녹사평역에서 부군당까지 가는 길을 '여행길'로 설정한다. 여행 중 만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상상력으로 풀어낸 맵과 페인팅 작업은 작가의 이야기를 가이드 삼아 만인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부군당으로 향하는 길을 상상하게 한다.
부군당이 현재 이태원으로 옮겨온 1960년대 초반은 단기檀紀에서 서기를 사용하게 된 시기와 맞물린다. 안성석은 한강유역의 부군당의 역사적 자료들과 한국전쟁 이후 미군과 한국군이 도시를 재건하는 신문 이미지를 슬라이드 이미지들로 작품을 구성했다. 영상과 함께 들리는 설교 음성은 증언과 신화로 구성되는 종교적 공동체의 믿음에 대해 의미를 환기시킨다.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장소에 대한 개인의 기억을 건축하는 이정민은 부군당으로 가는 길에서부터 신당 앞 까지를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여 영상 작업으로 선보인다. 이태원에서 부군당까지 올라가는 길은 다소 멀지만 애니메이션의 속도처럼 '점점 빠르게' 가까워진다.
조현열은 네온사인을 사용해 굿에서 신이 오시는 길을 표현하며, 신에게 비는 축문을 적어두는 '장발'을 상징하는 작업을 제작한다. 부군당에서 사용되는 오방색을 네온사인에 사용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머무르고 이동하는 이태원을 네온사인 간판으로 형상화한다. 모든 것을 사방팔방으로 열어두며, 서로 소통하고 조화롭게 하는 장소의 이정표로 작용한다.
『이태원에는 부군당이 있습니까?』전은 공동체의 안녕을 위협하는 동시대의 위기를 상징하는 부군당을 통해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재발견하고자 한다. 부군당을 통해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질문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개인들을 존중하며 공동체를 유지하는 과정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이태원의 원형을 부군당을 통해 재해석하고 지역의 역사를 재현하고자 한다. ■ 임윤옥(김윤인_임국화_한수옥)
■ 워크샵 일시 : 2012년 5월 21(월), pm. 6:30 장소 : 이태원 꿀&꿀풀 주제 : "공동체 신앙과 이태원 부군당: 양종승(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Vol.20120514f | 이태원에는 부군당이 있습니까? Is There Bugundang in Itaew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