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510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 구현모_김가을_노영훈_장명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유중갤러리, 유중아트센터 3층 서울 서초구 방배동 851-4번지 Tel. +82.2.599.7709 www.ujungartcenter.com
『센스 sense』展은 구현모, 김가을, 노영훈, 장명근 이상 4인의 작가가 시각예술 전반에 걸친 영상, 회화, 설치, 사진 작업을 통하여 각각 '부동의 시간 속에서 노래하는 나무', '생사가 공존하는 비현실을 닮은 현실', '뒤틀린 오브제의 방' 그리고 '낯선 풍경에서 발견하는 익숙한 정서' 등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이러한 네 작가의 작품들이 주어진 공간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관계하는 모든 것'과 '상생(相生)'하고 '공생(共生)'하는 현장에 놓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 상생과 공생의 현장은 전시작품 간의 '시각적 조화로움'으로부터 출발하여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서, 작품과 전시 공간 사이에서 그리고 전시 공간과 관람객 사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정서적 공명의 순간을 통해 실현된다. ● 본 전시에서 의도하는 정서적 공명은 예를 들어 시각적, 청각적 접촉으로 촉발되는 관람객의 미묘한 감정이나 그로 인한 감정의 파문이다. 이는 전시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고유한 요소가 '독립적으로' 혹은 우연한 공존을 통하여 '집합적으로' 관람객의 심리를 자극함으로써 관람객-수용자의 개별적 반응을 끌어낼 때 비로소 성사될 수 있다. '센스 sense'展은 관계에 의해 공명이 이뤄지는 순간에 일렁이는 관람객들의 '심리적 울림'으로 전시장을 '울렁이는 침묵의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상상 위에 위치한다. ● 전시 장소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뉘어 네 작가의 감각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우선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동시에 마주치게 되는 정경이 잡아끄는 시선의 끝자락에는 김가을의 회화와 장명근의 사진이 장소의 기둥을 사이에 두고 공간을 사이좋게 분리한다. 두 작가의 작업은 동일한 정서 위에서 서로 다르게 피어나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아있다. 혹은 그 시선이 온전히 둘에게 닿기 전, 전시장 입구로 흘러나오는 구현모의 영상이 연주하는 바흐의 Largo(Piano Concerto in F minor BMV 1056)가 먼저 관람객의 가슴을 조심스레 끌어안을 수도 있다. 김가을을 등지고 서서 바라보니 구현모와 장명근은 조용히 어울리며 다시 짝을 짓는다. ● 소리에 사로잡히거나 시선에 매혹되어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그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다가 숨어있는 다른 한 곳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1차적 눈길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있는 이곳에는 몸을 뒤트는 오브제들이 관람객의 시각을 흔들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영훈은 거짓 같은 실제로 방을 채웠고, 그 방은 스스로 고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구현모는 일상의 관찰 대상으로서 발견한 나무(Baum)를 그의 앵글 안으로 끌어다 놓았다. 읊조리는 듯한 가녀린 음악에 맞춰 마치 춤을 추듯 흐느적거리는 나무 영상은 작가의 감성과 감각에 따라 시각에 반응한 또 하나의 결과이다. 작가의 집 창가에서 바람의 선율에 하늘거리는 나무는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며 미세한 움직임을 지속하여 소리를 그려내고 빛을 품어낸다. 관람객은 시각이든, 청각이든 자신의 예민한 감각에 먼저 와 닿는 감정을 작품과의 상응점에 실을 수 있을 것이다.
김가을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데생과 유화를 선보인다. 누구나 태어나면 죽는다는 보편적인 사실 앞에서 산 자의 언어로만 쓰인 두려움의 역사는 죽은 자의 기록을 담고 있지 않다. 여기서 김가을은 산 자로서 죽은 자의 역사를 써내려가면서 극복하고 위안을 얻는다. 작가는 예민한 사유로 생사를 분리해 놓을 수 없음을 증명하고, 관람객은 작가의 조형언어가 그려낸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 정경 속에서 각자의 풍경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노영훈은 조형예술가이기에 시각과 형태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한계를 들여다보기 위해 그리고 시각을 통한 인식체계가 가변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일그러진 오브제가 가득한 방을 낳았다. 일상적 오브제들이 뒤틀려 꿈틀거리는 듯한 방은 옳다고 믿었던 혹은 의심한 적 없었던 우리의 확정적 시각이 어쩌면 실제로 그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작가의 뒤틀어진 오브제들의 방은 바라보는 사람의 인식 변화를 자극하기 위한 계산된 지점으로서 일종의 계시자이자 폭로자가 되는 셈이다.
장명근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드림 인사이드(Dream Inside) 시리즈에서 선정한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는 사진의 표면적 형태가 이끌어 내는 서정적 분위기 너머 더 깊은 곳에 위치하며 작가의 몸을 감정적으로 지배하는 개인사에 근접해 있는 본질을 끄집어내고자 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대상으로부터 느낀 감정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며 자기 자신의 역사를 활성화하고 형태화하여 사진에 담았다. 관람객은 과연 타인의 모호한 시간으로 채워진 기억의 공간 앞에 서서 그 표면을 뚫고 안쪽 깊숙이 침투하여 시처럼 은유적이고 함축된 작가의 서정성을 본질적으로 느끼고 도달할 수 있을까? ● 『센스 sense』展은 4인의 작가가 지닌 각자의 수용성(受容性)을 관람객이 수용하여 자발적 심리적 움직임을 통해 타인에게는 '보여줄 수 없는' 유일한 공간을 그려 보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로써 관람객은 감성적 상황의 현장에서 자신만의 '내면 여행'에 스스로를 초대하고, 초대에 응한 관람객의 초월적 차원이동이 일어나는 그 순간이 바로 본 전시의 본격적인 시작일 것이다. ■ 이보경
Vol.20120510f | 센스 Sens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