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509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숨은 생명체의 살아있음이다. 대자연을 움직이는 호흡이다. 生과 死를 가르는 징표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生을 갈구한다. 그러나 삶과 죽음을 어떻게 가르는가. 살아있음을 어떻게 아는가. 우리는 인간의 관점에서 자연을 유한과 무한, 유용함과 유용하지 않음, 生과 死를 구별하고자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목적성이나 유한한 관점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존재하며 스스로 생명력을 이어간다. 인간의 단편적 관점에서 자연의 生과 滅을 섣불리 가를 수 없는 것이다.
긴긴 겨울 푸른 끼 하나 없이 말라있던 나무들, 지난 여름 무성했던 풀과 꽃들도 겨울 동산에서는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려워 보였지만 봄이 되면 어김없이 새로운 싹을 틔우고 생명을 이어가는 것을 본다. 설사 마르고 바삭바삭 스러져가는 나뭇잎, 껍데기들조차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스스로 얼마나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내는지 종종 감동하게 된다. 얼마나 나의 편견에 사로잡혀 섣불리 이것과 저것, 我와 彼를 구별하고 그것을 기준삼아 우열을 가리려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자연에서 온 그 모두는 자연의 일부로서 그들은 연속하는 시간의 어느 한 선상에서 만난 인연들에 의지하여 서로 존재하는 것이다. 나의 선험적 지식으로 그들의 경계를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제 스스로 그러했음을 받아들이니 대자연의 생명력은 내게도 충만해지고 비로소 그들과 함께 숨쉬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 이미향
Vol.20120509c | 이미향展 / LEEMIHYANG / 李美香 / mixed media.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