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협찬 / 샘표식품주식회사 주최,기획 / 샘표스페이스
관람시간 / 월~금_09:00am~05:30pm / 토요일 예약 관람
샘표스페이스 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Tel. +82.31.644.4615 www.sempiospace.com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특징지어지는 산업사회 이후에 등장한 사회적 기술은 정보기술이다. 정보혁명에 의한 사회전반의 변혁은 이미 경험한 산업혁명의 그것보다 급진적일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변화가 되리라는 것은 기술의 기하급수적 성장추세로 보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반드시 사회전체에 유익하게만 운용되지 않듯이 정보기술에 대해서도 그 찬반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보화 사회와 정보기술에 대해 낙관론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이들은 정보기술이 물질의 풍요화, 정치적 민주화, 그리고 자유로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들의 의견을 견지하는 자유이론가들의 궁극적 주장은 정보기술이 이중성의 현상을 자아내 빈부격차, 권력의 집중화, 사생활의 침해, 비인간화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정보량에 따라 정보부유층과 정보빈곤층의 격차가 결국 경제적 빈부의 차이를 더욱 증대시키고, 이로 말미암아 정보나 기술 독점계층에 의한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으며 정보기술 엘리트들에 의한 정보통제나 왜곡된 불량정보도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새로운 기술이 몰고 온 충격과 분화, 복잡성 등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 그 피해를 당하기 전에 사전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학계에서도 여러 논란이 주장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보화 사회에 대한 문제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아닐 수 없다. 무차별하게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 우리는 어떠한 기준을 갖고 진실된 정보를 취하며 왜곡된 정보는 버릴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이번 전시를 통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과연 현재 우리가 보고 듣고 있는 그 대상과 정보가 진실인지 여과 없이 습관처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문제점은 없는 것인가. 이러한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는 두 젊은 작가는 오염된 것을 '여과'한다는 의미로 자연,식물을 소재로 선택해 샘표 스페이스를 매개로 한 공간에서 만나 작업을 하게 되었다. 두 작가 개인의 작품을 통해서 일맥상통한 주제로 사회의 문제점을 피력하며, 동시에 단순한 기획전이 아닌, 두 작가가 현대인들의 무자각적인 정보 습득의 태도에 대해서 퍼포먼스 성향의 공동작품을 통하여 문제의 화두를 던진다. 작가 김정민은도자를전공했지만, 무의식적인 행위의 회의를 느낀 후 의식적인 작업의 행로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구 출신의 서양화 작가 김지은은설치작품을주로해오며자신의소신있는작업세계를펼쳐오고있다. 서로 두 작가의 지리적, 위치적 한계를 극복하며 자신의 의견을 서로 좁혀 모아가는 과정 또한 전시의 일환으로 생각하며 작가로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행로의 첫발을 내딛게 된다. ■ 샘표스페이스
작가는 도예를 전공했으며, 도예가로서 그릇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의식을 갖는다는 것을 의심의 여지없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받아들일 때가 있었다. 비의식적으로 행해지는 반복적인 행위들은 곧 나태한 작업태도였으며, 그렇게 해서 완성된 도자기 그릇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찍어 내어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의 변화가 있게 된다. 그릇을 단순히 기능을 갖는 도구로써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도자기와 흙 나아가 그것들을 이해하고 있는 관객에게 주목함으로서 기존의 도자기와는 다른 시선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변화하게 된다. 「un-controlled in control」이라는 작품은 전시기간 동안 도자기 그릇에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길가의 흙 위에서 자라고 있어야 할 식물이 도자기의 표면에서 자라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관객들은 순간 혼돈을 경험한다. 우리가 도자기가 흙으로 빚어진다는 것과 식물이 흙에서 자라난다는 두 가지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릇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흙덩어리는 그 위에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유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흙이 그릇의 형태를 취하는 시점과 동시에 시각적 물성 또한 너무도 쉽게 흙에서 도자기로 변질되어 버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관객으로 하여금 테이블 위에서 일어나는 의식의 미미한 변화로나마 현 사회가 무차별적으로 쏟아내는 정보들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비판해 보길 원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a piece of paper」또한 섣부른 판단은 어디까지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음을 얘기하고 있다. 눈 앞에 놓여진 것에 대해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원하는 대로 보고 싶은 대로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보았으면 한다. 이미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들. 과연 자신이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 김정민
내가 작업을 할 때 있어서 기본적으로 가지는 자세는 바로 '즐김'의 마인드이다. 나는 여기서 어떤 것을 '즐기는' 행위는 자연과 결부된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인위'가 아닌 그야말로 '자연'에서 녹아나오는 예술이야말로 나를 지극한 편안함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무딘 감각을 일깨워주는 감흥은 분명 우리 주변의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운 대자연으로부터 오는 것이라 단언하고 싶다. 나에게 참다운 예술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자연에서부터 더욱 더 자연스러운 것, 혹은 자연이 배제되지 않은 것들을 접하고 생산하여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이야말로 나의 작업 세계에 있어서 참되고 진실한 행위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자연은 그 자체 안에서 스스로 끊임없이 이 세상을 생성함과 동시에 소멸시킨다. 조금도 인간에 대립되지 않으며, 오히려 생명의 일부로서 인간을 포괄한다. 신(神)마저도 자연을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귀속한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자연의 엄격한 법칙을 깨고자 한다. 거대한 자연의 법칙에서 이탈하여, 인간이 자연을 피창조물로 삼는 행위를 작업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나뭇잎, 고추 꼭지, 흙, 완두콩 껍질 등의 자연 재료를 이용하여 또 다른 자연, 즉 새로운 자연을 창조하는 일련의 행위인 셈이다. 이는 Botanist를 사칭한 작업이다. 작업의 매체로 활용한 자연물들은, 때로는 현대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인공물들과 결합하여 그 현상을 유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New nature) 역시 탄생과 소멸이라는 공통 과정을 겪는 다는 점이 자연의 속성과 다를 바 없게 된다. 행여나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에 의해 재창조된 인공적인 자연이라는 점에 불과할까.
NEW NATURE Series - G.F (Gray fabric) plants ● 나는 NEW NATURE라는 커다란 주제 속에서 새로운 자연을 창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각각의 NEW NATURE 안에는 또 다른 소주제, 즉 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포함되어있다. 새로운 식물의 제조를 통하여 자연의 위대함을 표현함과 동시에, 자연성을 띈 작업방식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이는 지극히 인공적이며 이기적인 인간중심의 결과물이라는 상극의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다. 이번 작품 G.F plants는 식물의 형상을 나열하고, 식물의 감춰진 속살을 디지털 프린팅하여 관람자에게 교묘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이는 이전의 작품인 Sand vagetables와 같은 맥락이다. 전체가 회색의 천으로 뒤덮인 식물들은 전시장의 한 공간을 가득 메운다. 작품은 식물의 형상을 띄었지만 가시적인 소재가 fabric이라는 점에서 관람자를 교란한다. 나는 회색 식물의 정당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프린팅을 통하여 이 식물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설득력을 지닌 이미지를 통하여 관람자는 새로운 식물 G.F plants의 정보를 습득한다. G.F plants는 fabric, 즉 인공물로 이루어진 자연물이다. 나는 자연의 법칙에 위배되는 식물의 형상을 만들어 전시장에 드러냄으로써 관람자들의 거짓된 정보 습득을 종용한다. 이는 재창조된 자연의 가시적인 현상과 작품의 물질성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것을 전달하며 암시하고자 함이다. 작위성을 기반으로 한 G.F plants의 진위판단은 중요치 않다. G.F plants의 공허한(사실적이지 못한, 혹은 현실 불가한) 정보를 통하여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무자각적인 정보 습득 태도를 꼬집는 데 그 목적을 두는 것이다. 나의 자연에 대한 무한한 동경과 그것을 넘어서고 싶은 창조 욕망이 마침내 이율배반적인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결과물에 대한 관람자의 인식과 새로운 정보의 습득 태도가 이 작품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G.F plants는 빠르게 급변하는 정보화 사회가 만들어낸 공허한 진실인 셈이다. ■ 김지은
Vol.20120507c | 여과지(知)-김정민_김지은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