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여행 - 길 떠난 예술가 이야기

Travel Art: Artists on the Road展   2012_0504 ▶ 2012_0715

초대일시 / 2012_0510_목요일

참여작가 김웅현_김주영_김호석_김훈_나현_박종우_박이소_슈룹(김성배, 도병훈, 이윤숙) 안정주_이경_이병수_이창훈_전수천_정영두(안강현)_조전환_진중권_함경아_홍명섭

관람료 / 성인_4,000원(단체_2,000원) / 학생,군인_2,000원(단체_1,000원) / 단체_20인 이상

관람시간 / 10:00am~08:00pm /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경기도미술관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667-1번지 Tel. +82.31.481.7000 www.gmoma.org

인간은 이 땅에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여행하는 존재가 되었다. 환경에 순응해서 살기위해 여행하고 현실로부터 달아나 새로운 환경과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여행한다. 지루한 일상에 안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끝없이 이동했다. 정주하는 인간의 문명은 외부로 부터의 적과 자연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도시와 같은 정주기계를 구축했다. 유목민에게 있어서 도시는 제압해야 할 첫 번째 적이었다. 예술은 관성적인 것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낯선 삶과 낯선 세계를 대면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궤도를 벗어나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행여 닥칠지 모르는 고통마저도 끌어안고 낯선 세계로 과감히 나아가는 것이다. 그 낯선 길에서 만나는 신체적 경험, 타자와의 만남은 새로운 예술을 잉태하는 원동력이 된다. 새로운 세계와 만나고 낯선 경험을 통해서 자아를 확장하는 '여행'은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들에 의해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어 왔다.

김주영_신성한 집 & 옌징 가는 길_경기도미술관_2012
박이소_월드체어 / 김훈_자전거 여행 / 김호석_야생의 기억
홍명섭_레인보우 맵핑 프로젝트 2007 / 이창훈_길을 잃다, Net / 박종우_샤카 롱, 티베트

인류역사 이래 오늘날과 같이 인간의 공간이동이 쉽고 빨랐던 적이 있었을까? 이제 지구는 바야흐로 1일 생활권에 들어섰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이동기계들은 인간신체를 쉴 새 없이 새로운 공간과 만나게 한다. 전 세계를 연결하는 비행항로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저 마다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들은 도시마다 연결되어 있는 그물 같은 도로망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발로 걸어서 이동하는 인간의 이동은 점차 의자위에 묶여진 채로 혹은 땅에 발을 대지 않는 이동으로 대체된다. 이것은 전제군주시절의 교통수단을 다스리는 왕을 닮았다. 오늘날 인간들은 왕이 왕국을 다스렸던 것처럼, 자신의 왕국을 다스린다. 땅을 일일이 발로 밟지 않고도 그들의 왕좌에서 이동을 명령하고 자기에게 있어야 할 것들과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공간위에 두 발로 이동하는 인간의 '직립보행'은 교통수단의 발달로 '앉아서 이동하기'로 대체된 지 오래다.

김웅현_안자일렌 슈룹(김성배, 도병훈, 이윤숙)_경기도미술관_2012
안정주_Their War / 나현_아르볼 / 함경아_Travel & Journey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고속도로는 인간과 풍경사이의 담이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1937년 나찌가 독일의 아우토반을 완공하고 경축행사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발터 오스트왈드(Walter Ostwald)는 "독일풍경의 새로운 쇼"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어느 누구도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데 몰두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시와 도시를 보다 빨리 이동하는데 급급해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맥루한의 지적은 매우 일리 있는 지적이다. 인간은 빠르게 이동하는 만큼 많은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병수_희망찾기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각 70×53.2cm_2010
전수천_움직이는 드로잉_경기도미술관_2012
조전환_ㅣㅣㅣㅣㅁ_경기도미술관_2012

자동차를 이용해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맥루한의 말처럼 속도로 막혀진 고속도로의 장벽 안에 갇히게 마련이다. 이 안에서 내다보는 자연이란 그저 파노라마처럼 길게 펼쳐진 하나의 영상과도 같다. 이 축약된 영상의 파노라마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이라곤 하나씩 간추려진 단편적인 조각들뿐이다. 너무도 많은 그림들이 한꺼번에 스쳐 지나쳐 가기 때문에 우리는 의식적으로 시각적 자극이 적은 것들을 생략해 버린다. 여기서 생겨나는 인지작용은 "시각적 간과(Übersehen)"이다. 이 전시의 작가들은 우리가 빠른 이동 속에서 간과했던 것들을 보여준다. 천천히 걷고, 자전거로 산을 오르며, 기나긴 시간을 기차로 달리고 미지의 세계로 비상하거나 험난한 물결을 역류하며 거스르는 기계에 몸을 담고 이동한다.

진중권_데드 레코닝_경기도미술관_2012

다른 한편으로 여행은 '타자의 삶'을 관찰자적인 시점에서 소비하는 관광주의를 낳는다.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문화관광주의적 비엔날레'나 문화적 이해가 없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은 이러한 관광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관광주의로부터 벗어날 것인가? 예술가들의 '여행'은 단순히 이국적인 문화를 경험하기 위한 여행을 넘어서 스스로의 사유를 새롭게 하고 또 자아의 한계를 초극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이 전시에서는 예술가가 어디로 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이동하고 무엇을 얻기 위한 여행이었는지가 중요하다. 예술가의 신체의 이동은 새로운 사유를 몸에 각인시킨다. ● 이는 종교인의 묵상행위로서의 '순례(巡禮)'와 '고행(苦行)'에 가까운 것으로서 여행을 통해서 새로운 깨달음에 도달한다. 예술가의 여행은 '신체의 이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유의 탈주(脫走)'이며 삶을 기우뚱하게 하고 다시 균형에 이르는 과정과 같다. ● 이번 전시는 망망대해로 표류를 감행하는 예술가들의 탈주를 위한 노력들을 모아 소개한다. 우리는 모두 어디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삶의 여로에 존재하는 '도상(途上)의 여행자'들이다. ■ 백기영

이경_picture_시리즈_경기도미술관_2012

전시 연계 릴레이 강연회

전시 참여작가, 평론가, 미술비평가 등을 초청하여 릴레이 강연회 강연회 개최 5월 16일(수) 오후 3시~5시 | 강연자 : 조전환 | 강연주제 : 말탄 한옥 5월 23일(수) 오후 3시~5시 | 강연자 : 이영준 | 강연주제 : 항해기계 5월 30일(수) 오후 3시~5시 | 강연자 : 김남수 | 강연주제 : 토인비, 백남준, 들뢰즈 6월 13일(수) 오후 3시~5시 | 강연자 : 김주영 | 강연주제 : 길 떠나는 삶 6월 20일(수) 오후 3시~5시 | 강연자 : 슈룹 (김성배, 도병훈, 이윤숙) | 강연주제 : 슈룹의 여행 6월 25일(월) 오후 3시~5시 | 강연자 : 진중권 | 강연주제 : 데드 레코닝 7월 06일(금) 오후 3시~5시 | 강연자 : 전수천 | 강연주제 : 무빙 드로잉 프로젝트 7월 13일(금) 오후 3시~5시 | 강연자 : 정헌이 | 강연주제 : 박이소의 여행

* 상기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강연 관련 상세 내용 및 일정은    미술관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참가신청은 온라인 사전신청과 현장신청 모두 가능합니다. * 온라인 사전신청 방법 : "강연신청"이라는 제목으로 이메일([email protected]) 신청    - 희망강연일자, 참가자 이름, 연락처 반드시 기재요망 * 문의 : 031) 481-7062

Vol.20120506e | 생각여행 - 길 떠난 예술가 이야기 Travel Art: Artists on the Road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