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준령 白頭峻嶺

백지현展 / BAEKJIHYUN / 白智鉉 / photography   2012_0504 ▶ 2012_0517 / 일요일 휴관

백지현_피그먼트 프린트_91.5×115cm_2012

초대일시 / 2012_0504_금요일_07: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브레송 GALLERY BRESSON 서울 중구 충무로2가 고려빌딩 B1 Tel. +82.2.2269.2613 cafe.daum.net/gallerybresson

백두준령 – 사실적이어서 더욱 아름다운 우리 땅의 모습 ● 지난 백여년 동안 대한민국의 산들은 이 땅이 지닌 유구한 역사와 달리 침탈과 전쟁의 포화, 산업화의 그늘 아래 때론 벌거숭이의 모습으로 때론 검은 흙과 물이 흐르는 산업현장으로 변모하였다. 백두대간의 아래 자락인 태백산 일대 강원도의 산과 들 역시 우리가 지닌 아픈 역사와 함께 그 모습을 시시각각 변화시켜 왔다. 백지현 작가의 백두준령 전시는 한국의 현대사와 더불어 세월의 모진 풍파 속에 한결같이 같은 자리를 지켜온 강원도의 겨울 산의 모습을 사각의 프레임을 통해 사진으로 보여주는 전시이다.

백지현_피그먼트 프린트_91.5×115cm_2012

오늘날 현대사진이 보여주는 이 땅의 풍경은 인간과 유구한 역사를 함께 해온 자연의 본질적 가치와 그 속에 존재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생산하기 보다 현대예술이 추구하는 동시대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땅을 파헤치고 분석하였으며 우리의 산과 들을 새로운 인식과 표현의 대상으로 대치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하지만 백지현 작가의 백두준령 작업은 이러한 현대적 관점에서의 우리 땅에 대한 이해와는 그 맥을 달리한다. 그의 작업은 전통적 사진이 우리의 산과 강을 시각화하는 아날로그적 재현 관점과 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을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드러내어 잊혀져가는 우리의 산과 땅에 대한 이해를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또한 늘상 우리 곁에 있었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태백산 인근의 산들을 사진을 통해 사실적 시각으로 바라보게하여 우리 땅의 풍경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그 속에 공존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들을 관찰자적 시점에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때문에 그의 작업은 너무나 자연적이고 사실적이다.

백지현_피그먼트 프린트_91.5×115cm_2012
백지현_피그먼트 프린트_91.5×115cm_2012

예로부터 우리의 산수는 자연, 즉 원형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과 동경의 대상으로 이해 되어졌다. 보여지는 그대로를 옮긴 서구의 산수와는 달리 동양의 산수는 동양사상을 기반으로 자연 그 본질에 대한 내적 이해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철학적 탐구가 담겨 있다. 때문에 산수와 관련된 그림이나 사진들은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에게 있어 사유의 공간이자 세계에 대한 이해를 갖게하는 인식의 매개물이었다. 하지만 지난 100여년 동안 우리의 산수는 약탈과 전쟁, 산업화의 대상으로 벌겨벗겨졌고 파헤쳐지고 파괴되었으며 강원도의 산과 들 역시 시대적 변화와 함께 그 모습을 변화시켜 왔다. 더욱이 발전이라는 캐치프라이즈 아래 우리의 땅이 지닌 지형적, 문화적 의미는 물론 우리 고유의 사상과 인간중심의 자연에 대한 이해 역시 잊혀진 시대의 전유물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갔다. 하지만 오늘날 이땅의 산들은 지난 과거의 오욕을 벗어내고 그 본연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점점 찾아가고 있고 있으며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가치 역시 자연에 대한 경외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이 모두를 하나의 세계로 바라봤던 잊혀진 기억들을 다시금 불러내고 있다. 태백준령의 사진들은 그 연장선에 있다.

백지현_피그먼트 프린트_76×91.5cm_2012
백지현_피그먼트 프린트_76×91.5cm_2012

백지현작가의 작업은 우리 산의 현재 모습을 사진이 지닌 기록성을 바탕으로 풍경으로서 재현한 작업이다. 때문에 사진들은 우리 땅에 존재하는 강원도의 겨울 산이 지닌 외형적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정확히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들에게 강원도의 산들은 사진이 만들어 내는 풍경에 대한 사실적 이해와는 다른 그 무언가를 느끼게한다. 이점이 백두준령 사진들이 가진 매력이고 백지현 작가의 작업을 우리가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다. 백두준령의 사진들은 표면적으로는 강원도의 산들이 지닌 외형적 아름다움을 도큐멘터리적 시점에서 바라보고 시각화한 작업이지만 그 속에 내재된 이야기들은 근 현대의 역사 속에서 우리 땅에 일어난 수 많은 변화의 중심이자 역사의 증인으로 존재해 온 이 땅의 이야기이며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고 근원적인 동양사상의 뿌리가 무엇인지에 질문하게 만드는 매개물이다. 또한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우리에게 '오늘날 이땅이 지닌 산수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탐구이며 이땅이 지금 존재하는 모습이고 인간이 바라본 자연에 대한 공감이다. 그래서 백두준령의 사진을 단지 우리 땅이 만들어내는 멋있는 풍경으로 보기에는 작업을 보는 우리들의 마음이 너무 경건하다.

백지현_피그먼트 프린트_76×91.5cm_2012

사진은 순간과 기억, 보존이라는 시간을 담아낸다. 백지현의 사진에도 지난 유구의 역사 속에 이땅에서 살아온 인간의 역사와 삶이 녹아져 산수를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게 하며 이땅에 지금까지 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더욱이 그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산과 들의 빛과 색채,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산수에 대한 철학적 탐구와 더불어 디지털시대의 잃어버린 사진 본래의 정체성과 오늘날 소외시 되는 동양적 풍경에 대한 이해와 인간이 경외하는 산수에 대한 회복을 이야기 하고 있다. 때문에 태백의 겨울 산을 동양산수의 형식을 빌려 사실적 풍경으로 보여주는 백지현 작가의 백두준령 사진들은 오랜 세월 모진 풍파 속에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켜온 백두의 산을 주제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서사적 응시를 풍경으로 승화한 노력의 결정체인 것이다. 이것이 백지현작가의 사진 속에 보여지는 현실적인 풍경들을 우리가 그동안 보여줬던 수업이 많은 우리 땅에 대한 풍경보다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 이일우

Vol.20120504j | 백지현展 / BAEKJIHYUN / 白智鉉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