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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협찬/주최/기획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여행지의 아까운 순간들, 그래서 밤 산책, 해변을 걷는다. 해변의 어느 지점 호텔 정원에서 새어 나오는 노래 소리가 우리를 멈추게 한다. 누구의 노래인지도, 어떤 노래인지도 모른다. 알 필요도 없었다. 까만 밤바다를 향해 앉아 소리가 흘러나오는 틈새로 귀를 기울인다. 노래를 들었다. 감동적이었고, 우리는 그걸로 충분했다. 정말로 충분한 순간, 완전한 순간이었다. 모래를 털고 일어나 노래가 시작하는 그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하이네켄 드래프트를 마시면서 그 시간 속으로 단숨에 녹아 들어갔다. 우리는 시간을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 얼마가 지났을까. 맨발로 해변가를 걸어 호텔로 돌아오는 길, 노래는 등뒤에서 서서히, 아득하게, 파도소리에 섞이고 있었다. 한 점이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멀어지는 그 순간마저도 충분했다.
꽃 냄새가 저녁을 채운다. 한때를 생각하게 된다. 꽃잎이 흐드러진 풍경을 상상하고, 담장너머 안뜰에서 흘러나오는 장미 꽃 향기를 떠올린다. 어는 순간의 저녁 공기가 선물한 생각들이다.
필수적인 경험들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것들 조차 피해가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다양한 경험이나 많은 경험을 믿지 않는다. 결국, 이러한 믿음은 내 행동과 결정, 처신에 대한 일종의 후회와 미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욕망을 인정하는 셈이다. 그때의 선택, 결정들은 다른 지금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각자 한 명분의 이야기를, 결국에는 무수한 이야기를 가지고 살고 있다. ■ 송유정
Vol.20120504h | 송유정展 / SONGEUJEONG / 宋侑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