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502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국민대학교 / 옥경래_허나래 단국대학교 / 문경록_황효실_박하얀_정미정 동국대학교 / 신영훈_이효림_이지연_이충우 동덕여자대학교 / 고은주_신승화_구모경_남윤지_이상미_한경자 서울대학교 / 김민정_송윤주_장현지_강현선_김제민_황연주 성신여자대학교 / 이진혁_전은희_김이수_황수경 이화여자대학교 / 박상미_백지혜_장현주 홍익대학교 / 변내리_조미영_홍지윤_정나영_이상원_정재석_김지희
주최 /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주관 / 동덕아트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THE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디지털 시대의 한국 미술, 그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 ● 디지털은 오늘의 문명을 아우르는 상징적 단어이다. 이는 단순한 기계적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로 대변되는 새로운 문명 상황 전반을 아우르는 것이기도 하다. 그간 인류의 문명은 물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우월한 물질을 지닌 민족이 그렇지 못한 민족을 지배했으며, 이러한 물질의 우열에 따라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질서가 성립되었었다. 이른바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물질문명은 줄곧 서구문명에 의해 주도되었다. 지금의 이라크 근방인 수메르에서 발생한 문명은 그리스를 거쳐 로마, 그리고 유렵대륙에 전파됨으로써 서구문명의 토대를 이루었다. 이후 대항해 시대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이 문명의 흐름에 들게 되었으며, 서부 개척시대를 거쳐 미국 서부에 이른 것이 현대문명의 발자취이다. 이러한 문명의 흐름은 줄곧 동에서 서로 진행된 것이었다. 이는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문명의 발달사이자 흐름이며, 뉴 밀레니엄이라 부르는 21세기 이전까지의 문화 지향이다.
지중해를 거쳐 대서양을 건넌 물질문명이 태평양을 마주한 21세기는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가치체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명의 이기로서의 인터넷이라는 기계적 성과가 아닌 기존의 가치체계를 순식간에 뒤바꾼 혁명적인 사건이라 할 것이다. 진화가 그러하듯이 과학의 발전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혁명'을 통해 불연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우리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현실은 바로 '문명의 혁명적 상황'인 것이다. 과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실존적 명제는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성립될 정도로 인터넷은 현대인의 삶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지닌 실체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세계에서는 과거 선진국에 의해 견인되던 획일적 가치의 주도적 보편성은 사라지고 개별적인 특수성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일상화된 '실시간', '동시대'와 같은 단어들은 바로 인터넷을 통해 구현된 가상공간의 특성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이전에 존재했던 물리적인 시공을 해체하고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는 과거의 권위적이고 수직적이며 독점적인 물질문명의 질서를 수평적이며 민주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것으로 변환시켰다. 물질적 우위를 통해 이루어졌던 선진의 기준은 망실되고 다양성을 용인하고 긍정하는 새로운 질서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화'라는 말은 생명력을 잃은 죽은 말이 되었으며 개별적이고 특수한 가치들이 수평적 질서 속에 나열되는 새로운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혹은 디지털로 구현되는 21세기를 선도하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이들은 단순한 엔지니어나 과학자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패러다임을 견인하는 철학자라 함이 옳을 것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다원화, 정보화, 세계화, 네트워크화 된 사회로 구성되어질 것이다. 컴퓨터와 인간, 그리고 네트워크의 유기적 결합하고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통합되는 유비 쿼터스의 시대가 될 것이다. 과거 물질문명을 선도했던 서구적 자연관은 이미 한계에 봉착하여 수많은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자연을 대립과 투쟁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자연에 대한 무차별적인 개발을 통해 물질적 풍요를 제공하였던 20세기까지의 문명은 환경오염을 비롯하여 인간의 비인간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21세기의 당면한 과제는 바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있다 할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동양적 자연관, 즉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제작기 고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모든 존재는 상호 의존성과 화해와 조화를 통해 질서를 이루고 있다는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간 문명의 발달이 지중해 시대에서 대서양 시대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라면, 21세기의 문명은 태평양시대가 될 것이며, 그것은 물질에서 정신으로의 가치 전환을 의미한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는 세계 경제의 주요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여타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역동적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과거 물질에 의해 선도되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문명의 질서가 인터넷 등 새로운 가치에 의해 수평적이고 민주적이며, 상호의존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은 머지않은 장래에 아시아가 새로운 문명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간 한국 미술은 물질적 가치에 따른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구조를 추종하여 왔다. 이제 이러한 가치체계가 붕괴되고 새로운 가치관에 의한 다양하고 개별적인 특수성이 용인되고 긍정되는 현실에서 우리는 우리 미술의 앞으로의 이정에 대해 보다 진지하고 심도 있는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새삼 한국 미술의 특질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살피고 연구해야 할 것이며, 그것을 여하히 발현해 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선진문명에 의해 견인되던 보편적인 가치는 망실되고 개별적이고 특수하며 지역적 특성을 요구하는 현실은 이러한 화두에 대해 더 이상 망설이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바로 이 시대의 정신이자 요구이며 과제인 셈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현대미술을 담당할 새로운 주역들의 무대이며, 오늘의 우리미술이 지닌 생생한 표정들의 나열이다. 이들을 통해 우리 미술의 오늘을 조망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일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과거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상기할 때, 모쪼록 이들의 작업을 통해 내일에 대한 진지한 시색과 부단한 추구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는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에 없던 새로운 상황이 목적에 펼쳐지며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 김상철
Vol.20120502k | NON PLUS ULTRA 2012-서울소재 8개대학교 박사과정 연합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