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테디베어 사파리 테지움 신진작가지원展
주최 / 고양시 후원 / 테지움 브랜드 컴퍼니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일산 호수공원 내 고양꽃전시관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906번지
테디베어를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 ● 봉제 곰인형을 일컫는 테디베어(Teddy Bear)는 예나 지금이나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장난감이다. 미국의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이 미시시피주로 사냥을 갔다가 몰이꾼이 잡아놓은 무방비상태의 곰을 쏘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는데 유래(*주)하여 대통령의 애칭을 이름으로 달고 있는 이 인형은 그 자체가 친근함과 동심의 상징이다. 테디베어가 탄생하고 100여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테디 베어를 안고 잠에 빠져들고 어른들은 단지 귀여운 동물의 외모를 한 곰인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곤 한다. 이진아, 이화영, 지인 3명의 작가가 참여한 판타지아(FANTAZIA)는 이러한 테디베어 특유의 친숙함과 각자의 예술세계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여 제시한 협업(Collaboration)전시다. 지금껏 서로 전혀 다른 타입의 작업을 해온 세 명의 작가는 각각의 작업적 기반에 테디베어라는 소재를 더해 전시를 꾸몄다. 여기서의 테디베어는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표상으로서의 테디베어임은 물론 차연(differance)의 기준점으로서의 성격을 함께 고려한 것이다. 동시에 작가들이 테디베어가 가진 파급력과 이미지가 예술과 결합했을 때 얻어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고민한 실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PAST – 이진아 ● 이진아 작가는 이번 판타지아 전시를 위해 프로젝트성 작업을 선보인다. 지금껏 작가는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얻은 불안을 끈끈하게 뒤엉킨 물감에 투사하는 작업을 해왔으나 이번에는 테지움의 메인 캐릭터인 '테테루'를 매개로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에게 있어 테디베어는 기원인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의 친숙함을 그대로 물려받은 우정의 유산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미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계기는 무엇보다 대공황에 이은 미국의 경제위기 극복이었다. 그는 무너진 민심을 붙잡기 위해 취임 당시 라디오 연설에서 국민들에게 한 인간으로서, 그들과 함께 고충을 나누는 친구로서 친숙한 밤 인사를 건네곤 했다 - 그러나 테디베어가 탄생하고 시간이 흐른 지금, 친숙함은 자본주의의 시스템에 동화되어 브랜드화 되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친구'가 아니라 '돈을 버는 것' 수단으로 낡은 위상을 이어가는 테디베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 변질되지 않은 본래의 상태로의 '회귀'는 이진아 작가의 작업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다.
PRESENT - 이화영 ● 이화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이전 작업에서 조금 방향을 선회하여 스스로에 대한 일종의 패러디성 작업을 완성했다. 지금까지 장식적 패턴을 통해 작업 소재에 포함된 조형적 요소를 탐색하고, '주름'에서 펼쳐진 일종의 '가능세계'를 구현해내온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단지 자신의 작업 방식만을 차용했다. 특히 이는 이전부터 작가가 고민해온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예술과 그 반대급부에 위치한 예술 사이의 차이에 대한 탐구이며, 여기서 테디베어라는 소재는 좋은 모델이자 매개체 역할로 작용한다. 작가는 테디베어의 장식적인 것, 보기에 좋고 친근한 것 이라는 감정적 동조가 호명하고 있는 요소들을 팝아트적 언어로 추적해 나간다.
FUTURE - 지인 ● 지인 작가의 작업은 테디베어의 유래(*주 참조) 에 키덜트적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과정이다. 이전부터 직접 쓴 픽션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페인팅과 설치작업을 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테디베어가 가진 '사연'에 주목했다. "만약 루스벨트 대통령이 살려준 곰이 마을을 만들고 그 자손이 살아있다면"이라는 상상에 기반한 작업은 유쾌 발랄한 동화적 전개를 따른다. 작가는 직접 만든 탈을 쓰고 퍼포먼스를 펼친 후, 수집한 결과물들을 전시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던져지는 메시지는 상당히 굵직하고 단순하나, 진부함이 되려 대답하기 곤란하게 변한 오늘날의 세태에서 던져진 질문이 마냥 유치하게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동시에 동화로 가장된 현실에서 포착된 일련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 작가가 다시 동화적 해피엔딩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또 다른 아이러니다. ■ 정유진
Vol.20120429a | FANTAZIA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