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s from memory

손수민展 / SONSUMIN / 孫秀旻 / painting   2012_0428 ▶ 2012_0509 / 월요일 휴관

손수민_Collecti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3cm_2012

초대일시 / 2012_0428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_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ARTSPACE H 서울 종로구 원서동 157-1번지 Tel. +82.2.766.5000 www.artspaceh.com

과연 시각예술은 사물과 대상의 재현을 통하여 그 속에 담겨진 본질적 의미를 구체화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 삶 곁에서 소리 없는 목소리가 되어, 잡을 수없는 의식의 변화와 인간의 실체 같은 내부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되살리게 허락 할 수 있을까? ● 여기, 이 질문에 아름다움과 연약함을 대표하는 '꽃'과 파괴를 상징하는 '폭탄' 그리고 물질주의의 가치판단이 되는 상표와 로고가 새겨진 '병뚜껑'과 같은 시각적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소재를 통하여, 개인적 정서와 감정이 전이 된 대상으로 사유공간에 호출하여 재현하는 작가 손 수 민이 있다. ● 그는 2차원의 화면에 여성성을 소유하고 있는 '꽃'과 남성적 이미지인 '폭탄' 그리고 물질 만능주의의 거대한 얼굴인 사치스런 상표와 값싼 '병뚜껑'의 결합을 통하여, 사물과 대상에 대한 개성적인 시각유희와 상징적 해석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즉 그의 조형적 방법론은 서로 상반되는 개체와 의미의 병행 속에 등장하는 역설적 시각언어를 선택하여, 소통과 이해의 장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 손 수 민에게 이 표현의 소재들은 유년기의 '심적 각인과 변화'에 의한 가치와 의미부여에 의존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그의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아름다운 향기와 빛을 내며 핀 꽃들은, 이제 그의 화면에서는 감정의 교환과 정신적 실체로 대하고 있고, 위협적인 전쟁무기와 큰 상징적 가치가 부여된 상표를 담은 값싼 물성(병뚜껑)은 그에게 새로운 사물에 대한 사유의 의미를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손수민_Collecti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1cm_2011
손수민_I Love you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7.5×53cm_2011

그는 치밀한 미쟝센 속에서, 사물과 대상이 소유하고 전하려는 감각들을 그리기를 통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이 선택은 그에게 있어서 현상과 본질이 교차하는 차원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극적 재현에 힘입어, 사물과 대상의 실체와 정체성을 구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그리기로 시각화 된 상징적 이미지는 사진이 주는 결정적 지시성보다 확장 된 의미 층을 형성하게 되어, 타자와의 소통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 그리고 이를 더욱 조화롭고 호소력 있게 허락하는 것은 그의 색채 선택에 있음이다.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명확한 색채는 작가사고의 명쾌함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손 수 민은 이제 색채질료 속에서 시각적 감성과 정서를 재현하게 되는데 이러한 조형적 접근법을 통하여, 그는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시각언어의 소통 스펙트럼과 그 영역을 더욱 단단하게 하고 있다. ● 이제 그의 화면을 바라보자! 거침없이 쏟아지는 폭탄의 무리는 우리 눈을 현혹시키는 달콤한 것(꽃)으로 치장되어, '폭탄' 최초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무서운 생명체'가 되어있다. 그리고 범람하는 거대 자본주의의 상표를 옷 입은 '병뚜껑'은 어느 수집가의 고급취미라기 보다는, 우리 현실에 유물론적 사고가 스며드는 것에 대한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시각행위의 기록이 되고 있다. ● 손수민은 '폭탄' 속에 담겨져 있는 '꽃' 그리고 '병뚜껑 위의 상표'를 물질주의 사회 속, 인간군상의 다양한 사고와 표정으로 정의하고 있는 동시에,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어떤 위험에 대한 경고를 마치 즐거움의 축제로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달콤한 이미지로 우리의 눈을 속이는 익명화 된 모략가의 계략을 직시하며 깨닫도록, 우리의 잠자고 있는 원초적인 사고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 손수민은 함축적 의미를 지닌 시적언어의 힘을 통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와 그렇지 않은 세계의 조응을 드러내는, 신성한 의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경험과 통찰력 그리고 영감을 통하여 이해된 존재의 본질은, 고도로 정제 된 상징성을 빌어 그 의미와 가치가 유연하게 전달되어 진다는 것이다.

손수민_presen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1

여기서 그가 주목한 상징은 환상과 상상력에 바탕을 둔, 주관적 심리 상태에 의존한 사류의 상징주의를 차용하고 있다. 그 가운데, 그의 이미지는 통념에 따른 관습적 성격을 띤 '보편적 상징'을 사물과 대상 그리고 사상에 적용한, 학문적 기호학의 의미가 더 확고함을 화면에서 목도하게 된다. ● 이 개념논리학은 19-20세기 독일의 수학자 고틀로프 프레게와 영국의 버트런드 러셀이 도입한 수학적 숫자나 개념을 이용하지 않고도, 사물과 대상 그리고 신의 영역까지도 순수논리 만으로도 추론 할 수 있다고 본 기호학적 관점이, 역설적으로 그에게 보다 적극적인 감성적 표현(소재를 통한 감정이입)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 이러한 의미에서 그의 화면에 실현된 기호들은 형식적 특징에 따라 아이콘(ICON; 유상기호), 인텍스(INTEX; 지표기호) 그리고 심볼(SYMBOL; 상징기호)로 분류된다. 더불어 기호학은 기호와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과의 관계를 다룬 '의미론', 기호와 기호의 관계를 다룬 '통사론', 그리고 기호와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과의 관계를 다룬 '어용론'으로 다시 나눠지게 된다. 이처럼 작가의 '선택과 배제'에 의한 심리적 공간이 탄생한 화면에서는, 이 모든 것을 간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재현하고 있음을 우리는 목도하게 된다. ● 그리고 그가 선택한 사각의 화면은 세상이 가치를 두는 '권력의 힘'과 '물질만능주의의 병폐'마저도 시각적 즐거움으로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여, 우리 눈앞에 등장시키므로 '의식순환의 이해'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세련된 표현 속에 메타포를 소유한 '꽃'이 그려진 '폭탄'과 다양한 상표의 '병뚜껑'은, 작가의 '암시와 환기'의 과정을 통하여 재해석의 가치에 대하여 다시금 이야기하고 있다. ● 칸딘스키는 "예술 작품에는 인간 내부의 의식이 반영된다."라고 하였다. 그는 어떤 예술 작품은 현상적 공간과 영적 영역 사이에 놓여 있고, 그 시각적 의미가 전달되고 나면 표면으로부터 나오는 가치는 사라져 버릴 수도 있으나, 우리가 그 사물과 대상이 가지는 본질에 더 다가가고자 원한다면, 신이 우리에게 허락한 능동적이고 살아 숨 쉬는 모든 감각을 통하여, 그 예술적 영감이 깃든 작품의 진가를 또한 깊숙이 체험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 작가 손 수 민은 '꽃'과 '폭탄' 그리고 '병뚜껑'의 시각적 소재를 통하여, 작가시점으로 본 세상을 한편의 상징적 연극처럼 구현한 것이다. 즉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현상기호를 포함하는 모든 사물과 대상은, 우리의 망막을 통하여 그 존재의 몸짓과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데, 이제 그의 '마음의 공간'에서 우리는 이미지의 껍질(표면적 현상)을 벗어난 그 무엇인가? 정의 할 수 없고 제약 할 수도 없는, 끊임없는 시각적 '경계와 경고'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 구기수

Vol.20120427d | 손수민展 / SONSUMIN / 孫秀旻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