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426_목요일_05:00pm
2012년 인사미술공간 전시기획공모 당선전시
참여작가 이서준_박재영_최종하
작가와의 대화/ 2012_0506_일요일_03:00pm
기획 / 고동연 전시 코디네이터 / 송수희 전시 도슨트 / 이승경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 Insa Art Space of the Arts Council Korea 서울 종로구 원서동 90번지 Tel. +82.2.760.4722 www.arkoartcenter.or.kr cafe.naver.com/insaartspace
과학기술을 예술 작업의 수단이나 결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와 연관된 이론들을 예술작업의 주요한 영감으로 사용하여 온 작가들의 작업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시하고 관객들의 깊은 공감대를 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예술가들의 연구소를 개방하다』는 리서치 프로젝트와 같은 형태의 과정을 거치면서 작업을 하는 젊은 미디어작가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각각의 작업 과정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보여주는 전시이다. 인사미술공간의 3층 공간이 이서준(1층), 박재영(2층), 최종하(지하층)의 영상, 설치, 드로잉 작업들과 작업과정에서 활용되었던 아카이브(자료, 사진, 드로잉, 노트, 개인물건), 그리고 작가들이 영감이나 정보를 얻었던 전문적인 과학도감들로 총망라된 예술가들의 연구소로 꾸며지게 된다.
이서준, 박재영, 최종하는 과학기술과 연관된 매체를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일반적인 미디어 작가들과는 구분된다. 이들은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과 체계적인 방법론을 사용하지만 작업들의 결과는 오히려 로우 테크에 가깝다. 또한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을 사용하는 목적도 황당한 경우들이 많다. 이서준은 가상의 생물체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적이나 직관적인 방식, 심지어 어린 아이들의 상상력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박재영에게 과학계가 주장하는 '믿을 만한 통계'나 첨단 장비, 그리고 '잘 나가는' 과학자들의 귄위는 의심의 대상이다. 최종하는 상업적인 의도에서 규정되어온 과학기술의 필요성에 대항하여 결국 자신의 욕구에 더 부합하는 "인디 머신"을 고안하여 왔다. 하지만 정작 전시장 안에서 관객들이 이들의 작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과학적인 지식을 제대로 소화해내기란 쉽지 않다. 이번 전시는 연구소라는 개념을 통하여 작가들이 작업과정과 연관된 과학적 지식들을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전시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이를 통하여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인 관점에서나 인간의 생리학적인 경험만을 확대시키기 위하여 과학이론이나 기술적인 매체들을 사용하여온 미디어 아트의 흐름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아트, 융합학문적인 예술을 선보이고자 한다.
이서준 ● 후생인류에 관한 계획 아름다움과 추함의 합성어인 뷰글리라는 명칭을 지닌 이서준의 연구소에서는 지구의 진화나 지구 멸망 이후의 후생인류와 연관된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왔다. 특히 작가는 2008년부터는 예술작업이 삽입된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창조론과 현대 생물학에서 주장하는 진화론의 상반된 입장을 결합하고자 한다. 작가는 근원적인 생태적 형태에 관심을 지니면서도 다른 한편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만들어진 우리 시대의 진화를 후생 인류 프로젝트에 반영하고 이를 아직 오염되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행성에 쏘아 올리고자 한다. 유로파는 물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목성의 위성으로서 지구 멸망 시 인류가 이주해야 할 새로운 행성이며, 작가는 브라만테의 성 베드로 성당 도면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후생 인류가 거주할 공간을 계획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에른스트 헤켈(Ernst Haeckel)의 배아발생도는 작가가 후생인류의 진화를 예측하는 데에 사용될 것이다.
박재영 ● 관객을 이용한 마인드 컨트롤 실험실 박재영의 다운라이트 연구소는 현대사회에서 종교와 같은 권위를 부여받게 된 과학의 사회적 의의를 탐구했으며 현대과학의 플라시보(placebo) 효과를 실험하기 위하여 '다운라이트 일렉트로니카'를 생산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의 심리를 조정하고 관찰하기 위한 실험대에 해당하는 '유리제단,' 작가가 관객을 관찰하는 '작가의 책상,' 그리고 실존하는 국내 마인드 컨트롤 피해자 협회의 각종 사례들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전시하게 될 '마인드 컨트롤 피해자 y씨의 기록'의 세 섹션이 선보이게 된다. 아울러 유리제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인드 컨트롤 광경을 관객은 유리 너머로 관찰하게 된다. 여기서 과학적 실험이 행위예술과 같이 재연되면서 다시금 현대과학의 절대적인 권위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최종하 ● 인디머신 연구소 최종하의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 '인디머신(Indie-Machine)'은 공동체적인, 특히 상업적인 필요성이 아니라 철저하게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하여 부쳐진 이름이다. 예를 들어 게으른 남자의 담배기계인 「담배의자」는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이용자가 앉아서 접이식 의자를 피면 그 힘에 의하여 블라인드가 열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실내 환기가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작가는 스스로 컴포넌트가 필요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오래된 포터블 기계들로 자신만의 전축을 만들었다. 이들 기계는 정확히 현대과학기술 문명을 비판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스꽝스럽고 코믹하며 지나치게 일상적이라는 측면에서 '말끔하고', '발달된' 각종 하이테크 기기들과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 고동연
Vol.20120426b | 예술가들의 연구실을 개방하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