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418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석철주_이승하_임진수_문인상_김경희 김태균_김형주_이선정_조상지_조요숙_한철희
관람시간 / 10:00am~06:30pm
공아트스페이스 Gong 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31번지 Tel. +82.2.730.1144 www.gongartspace.com
서촌사인(西村舍人)展 ● 그림공부를 했던 사람이면 세대를 막론하고 한 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도 설쳐 보기도하고 라면, 소주, 담배 등을 친구삼아 공동 작업실에서의 밤샘작업 으로 회자되는 치열한 학업기를 거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 추억은 다 아름답다고 했던가... ● 어찌어찌하다보니 70년대 말에서 80년 초에 이십평 남짓 한 작업실에서 삐걱대는 이젤을 맞대고 선후배로 만나 그림공부를 하던 화우들이 삼십년 세월을 뒤로 한 채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오랬만에 만나 그 시절 얘길 나누던 중 "전시나 한번 하던지..."라는 말이 씨가 되어 당시 인왕산자락 밑 정겹던 통인시장 한 모퉁이 건물에서 열심히 화판에 종이를 갈아 붙여가면서 한솥밥을 먹던 식구들이 각자의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림들을 내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 삼십년의 세월이 어디로 다 흘러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겉보기에는 엉근 회색 머리와 주름 충만한 얼굴로 만났지만 말투도 표정도 그때 그대로인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가끔씩 사다리타기로 사먹던 새끼손가락만한 통인시장 볶음떡볶기 처럼 말이죠.
각자의 길 이래봐야 모두 현재 모교나 타 대학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의 그림세상만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속절없이 변해있습니다. ● 그때 그 시절엔 선후배를 불문하고 같은 타이틀, 같은 체급 이었던 거 같았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랬던 건지, 우린 우연치 않게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똑같은 차림표의 인사동 부산식당에 모여서 생태찌개에 막걸리 잔을 기울이면서 이번전시를 하기로 정했습니다. ● 이번전시의 또 하나의 의미를 찾는다면 대학원 미술학부 동양화 새내기후배들과 같은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화단에 첫발을 딛는 새싹들과 그들의 행보를 흐믓하게 바라보며 아주 오래전 그 길을 걸어왔던 선배들이 한자리에서 그림으로 만나는 장, 그 들과의 사이엔 한 세대라고 일컫는 30년 가까운 벅차기까지 한 학번차이가 나지만 동병상련이랄까,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공감대 자체로도 여간 맘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들 또한 지난해 대학원 미술화과 동양화 석사과정을 모두마치고 논문만 남겨놓고 있는 7명의 촉망받는 신진 작가군 으로 모두 하나같이 독특한 개성 있는 작업으로 무장 하고 있으며 사제의 관계에서 미술계 후배로서의 자리매김이 충분하고, 그야말로 청출어람의 표본을 보여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당당한 후배들과의 아름다운 만남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 전시를 효시로 장차 어떤 방법으로도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의 소수가 졸업생모두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어서 약간은 형식적이고 상징적 의미로서 폄하될지언정 나름 소중한 인연으로 여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 얼핏 보기엔 당연하고 쉬울 수 있는 전시 같아도 의미에 훼손 없이 제대로 판을 짜기에는 막상 모이기 힘든 조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뜻이 있어도 행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가 어떻든 어떤 작은 인연조차 기대할 수 는 없는 법이니까요.
가혹했던 동장군도 저만치 물러가고 새 학기에 분주한 따뜻한 봄날, 뜻있는 전시를 기획해준 석철주 선배님과 그 취지에 동참해 준 모든 동문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우리의 소박한 뜻에 흔쾌히 공간을 내어주신 "공아트스페이스"공상구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 임진수
西村이란 ● 경복궁서쪽이며 인왕산의 동쪽에 분포한 유서 깊은 마을로 ,北村이 양반 사대부들의 동네였다면 이곳은 중인이하의 서민들이 살던 인간냄새 물씬 배어나는 소박한 동네입니다. 청전 이상범 ,남정 박노수, 이중섭 등의 걸출한 화가들의 작업실이있었고 현재에도 통인시장 주변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창작의 산실을 꾸려가고 있는 유난히 한옥이 많은 동네를 말합니다.
Vol.20120418b | 서촌사인 西村舍人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