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41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화봉 갤러리 HWABONG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B1 Tel. +82.2.737.0057 gallery.hwabong.com
작가 김진철이 표현하는 회화에서의 인간외형에 대한 실상은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지속하는 사물의 근간을 이루는 실체(substance)와 유관하다. 페인팅된 인체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패널 위에서 부자연스럽게 어긋나 있고 때론 엉뚱하게 일그러진 모습이기도 하며 심지어는 잘못된 배치와 이물(異物)의 개입에 따라 기형적인 모습으로도 연출된다. 마치 애초부터 그림이 맞지 않는 퍼즐처럼 불합리하고 아이러니 하다. 하지만 그 의도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인간개체의 속성(substance)을 구체화하는데 있고 그 실체를 구현하기 위해 왜곡된 인체를 비현실적으로 실재하게 하는 데 있다.
그런 다음, 작가는 그 실재하는 비현실적 인체를 현실의 공간에서 촬영하고 두 장의 사진으로 프린트한 후 한 장은 세로로, 나머지는 가로로 재단해서 격자방식으로 결합한다. 이때, 사진 속 회화작품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고 결합하려면 필연적으로 배경의 이미지들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그가 응시하고 있는 인간의 실체를 사진 속에서 재탄생키기 위해선 결국 현실의 모든 이미지가 엇물리게 되는데 그것은 불완전한 인간개체가 온전했던 전체와의 단순한 결합이 아닌, 상호 동등성을 획득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과정은 각기 다른 물질이 연동하여 에너지의 균형을 이루는 삼투현상처럼 사진 속의 개체는 전체의 하향적 해체를 통해 동일한 지휘와 의미를 얻는다. 동등성 획득을 위한 사진의 인위적 엇물림은 비록 가변적이고 우연적인 결과물을 제시하지만 부조화 속에서 조화를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불완전한 실체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해지는 것이 아니라-본질적으로 상호 완전해질 수 없으므로-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비로소 작가의 사진작업은 부정과 이중부정을 거쳐 궁극의 목표인 긍정의 세계를 함의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붓을 꺾어왔던 그가 다시 작업을 시작한 데에는 비로소 세상을 바라보는 그만의 프리즘이 생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변형적 조율을 통해 표면에서 해석되어지는 공간의 해체와 확산은 그가 지향하는 이데아적 세계관에 닿아있다. 애초에 그림이 맞지 않는 퍼즐을 즐기기 위해선 우리가 단순히 바라보고 있는 물리적 공간에서 그가 추구하는 관계성을 직시해야만 한다. 작가의 개인전, 퍼즐리즘에서 시도하는 형태변환은 허구와 사실의 모호한 경계에 있지만-사진 속, 현실의 허구적 이미지가 파괴된 듯한 실재적 인체(회화)의 이미지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은유된 물성간의 관계변화를 창발하며 삶을 성찰하게 한다. ■ 이미사
내 머리맡의 공간은 매일 5분씩 느리거나 3분씩 빠르다. 고장 난 시계처럼 어긋난 톱니바퀴들이 제각각 시간을 알리면 아무리 짜맞춰도 애초부터 그림의 아귀가 맞지 않는 퍼즐처럼 허무하다. 한차례 스치는 바람이 덧난 상처를 훑는다. 하지만 그 공간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나의 생존이 누군가와의 비타협적 불완전 공존에서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할 뿐이다. ■ 김진철
화봉갤러리에서는 2011 신진작가 공모전에 당선된 김진철 작가의 개인전 『PUZZLISM』을 4월 11일부터 17일까지 개최합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김진철 작가는 단편집「경계」로 문예사조 신인작가상을 수상하고 그림 창작동화집 「진짜 나무가 된다면」으로 비룡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하는 등 문단에서는 이미 유명한 작가입니다. 문학적 토대에서 구축되진 이번 전시를 통해 영민한 감수성과 내적 몰입의 놀라운 기량을 가진 김진철 작가의 조각난 퍼즐 『PUZZLISM』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화봉 갤러리
Vol.20120412g | 김진철展 / KIMJINCHEOL / 金鎭鐵 / painting.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