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Layered skin 皮

한상권展 / HANSANGKWON / 韓相權 / sculpture   2012_0411 ▶ 2012_0417

한상권_손가짐1 Mudra1_펄프, 레진_162×112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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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협찬/주최/기획 / The K Gallery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더 케이 GALLERY THE K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번지 Tel. +82.2.764.1389 www.the-kgallery.com blog.naver.com/gallery_k

독일의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그의 많은 저서들을 통해 존재와 실존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였으며, 그 근본경향을 두 가지로 파악하였다. 그 두 가지의 경향이란 철학적 인간학과 형이상적 존재론이다. 철학적 인간학이 인간에 관한 물음을 우주론적, 생물학적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면, 형이상학적 존재론은 존재자로서의 존재에 대한 물음, 즉 존재자 전체의 존재 방식을 문제로 삼고 있다. 철학에서 가장 오래되고 본질적인 관심사가 인간 존재라고 했을 때, 인간은 물음의 대상인 동시에 물음의 주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간 이해의 다양성은 각 시대마다 새로운 의문과 해석으로 '존재'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존재하는 것'들은 종종 그 주체성을 상실하고, 객관화된 도구로서의 역할을 요구 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실존적인 문제를 종교와 철학적인 학문을 벗어나 보편적인 일상의 순간에서 탐구하려는 노력은 오늘날 예술가들이 고민하는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 한상권의 작업은 이러한 존재론적 관점을 일차적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존재자간의 상호 소통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즉, 하나의 실존하는 대상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존재와 환경과의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며, 그 실존은 세상의 부분이기도 하며, 어떤 부분의 전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존하는 존재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모든 것이 주변과 관계하며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관계론적 존재론을 포함하며, 그 표현의 대상으로 작가는 '살결'이라는 주제를 선택하였다.

한상권_손가짐3 Mudra3_펄프, 레진_112×162cm_2011

한상권의 작업은 이러한 존재론적 관점을 일차적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존재자간의 상호 소통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즉, 하나의 실존하는 대상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존재와 환경과의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며, 그 실존은 세상의 부분이기도 하며, 어떤 부분의 전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존하는 존재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모든 것이 주변과 관계하며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관계론적 존재론을 포함하며, 그 표현의 대상으로 작가는 '살결'이라는 주제를 선택하였다.

한상권_손가짐2 Mudra2_펄프, 레진_162×112cm_2011

한상권은 작업 초기부터 '살결'이라는 주제로 일관된 작업을 하여왔다. 살결은 일반적으로 인체를 감싸고 있는 피부의 질감을 말하지만, 작가는 모든 사물의 표면, 즉 사물을 감싸고 있는 가장 외층(?層)의 질감을 포함하며, 모든 사물에 존재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살결은 고유의 사물을 감싸고 있는 가장 외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반면 타자와 소통하는 가장 우선적인 대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살결은 존재를 감싸고 보호하는 피부의 폐쇄적(exclusive)인 개념과는 다르게, 존재의 가장 외층에서 타자와 처음으로 소통하는 개방적(exoteric)인 개념으로 쓰여지고 있다. 특히 살결이라는 것은 표면의 질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서로 만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호소통을 요구하는 주제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살결'은 왜곡되지 않은 본질을 의미한다. 존재하는 것들의 본래의 성질, 꾸미지 않은 것, 그리고 구속되지 않은 모습을 나타내며, 따뜻하고 온화한 자연의 원형으로써의 존재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한상권_복숭아 Peach_펄프, 레진_18×26cm_2012

한상권의 작업시리즈 「Hand」는 고려불화에 나타난 수인(手印, mudra)의 형태를 차용한 것으로, 본래 수인이 뜻하고 있는 구체적 내용보다는 자연의 언어 혹은 우주의 언어와 같은 포괄적인 의미를 포함하고자 하였다. 각각의 손 모양은 실제 인체의 몸통크기와 같이 제작되어, 손이라는 대상이 인체의 한 부분이 아니라 어떠한 대상의 전체적인 느낌을 주고 있으며, 부드러운 선과 포근한 형태로 종교를 벗어난 자애로운 존재로써 표현되고 있다. 특히, 거대한 손동작이 보여주는 부드럽고 포근한 형상은 거대한 자연처럼, 혹은 어머니처럼 다가와 생활에 지친 마음을 기대볼 수 있을 듯 위로를 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작가가 표현하는 수인(手印, mudra)은 그 형태나 의미가 전달하는 내용보다는, 그것을 통해 사색하고 정화하는 치유의 대상으로써 예술을 대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한상권의 작업에서는 인체나 자연물 혹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들이 소재가 되어 따뜻한 '살결'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사물의 표면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표현하여, 타자와 혹은 세상과 소통하는 교감의 도구로서 역할을 하고자 하였다. 이는 '살결'이라는 소재가 단지 존재를 보호하는 표층이 아니라, 서로 접촉하는 최초의 대상이며, 교류의 시작이며, 교감의 원천이라는 측면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한상권_가위바위보 rock-scissors-paper_펄프, 레진_각 65×65cm_2011

한상권은 이러한 '살결'의 따뜻한 느낌을 살리기 위하여 한지를 만드는 닥나무 펄프를 재료로 사용하였는데, 한지의 자연스러운 표면감은 그가 추구하는 소통으로서의 존재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재료로서 사용이 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의 원형을 제작 한 후, 석고로 틀을 만들고 그 위에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펄프로 형태를 떠내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액체형태의 닥나무 펄프는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을 그대로 재현하고, 따뜻한 질감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강한 완성감을 표현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재료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존재감과 상호교감의 생명력을 불어 넣는 적합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친숙한 재료로서 관람객과의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상권_사람사랑 Love people_펄프, 레진_각 46×61cm_2012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는 주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형성이 되며, 경쟁과 발전의 속도에서 인간은 종종 소외되곤 한다. 존재하기 위해 관계하였던 많은 현상과 타자들 관계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그 존재감을 상실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대사회 속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간본연의 '존재함'을 상기하기 위해, 작가는 따뜻한 작품을 통한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며, 이러한 결핍의 충족으로 서로 교감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 민은주

Vol.20120411i | 한상권展 / HANSANGKWON / 韓相權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