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Towards an island

심문섭展 / SHIMMOONSEUP / 沈文燮 / installation   2012_0410 ▶ 2012_0909 / 월요일 휴관

심문섭_섬으로_혼합재료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일반_1,000원 / 청소년_700원 (20인 이상 단체 : 700원 / 500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미술관 DAEGUARTMUSEUM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374번지 어미홀 Tel. +82.53.790.3000 www.daeguartmuseum.org

심문섭 _ 섬으로 ● 2012년 대구미술관은 작품과 공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여섯 개의 특별전을 마련하였으며, 그 일환으로 공간적 특색이 두드러지는 어미홀에서 심문섭의 새로운 작품을 소개한다. 대구미술관의 중심에 위치한 어미홀은 각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관람이 가능하며 동서로 나있는 3층 높이의 통창으로 외부의 자연이 유입된다. 이렇듯 거대한 규모와 개방적 특성은 하나의 실험의 장으로서 작가들에게 공간에 압도되지 않는 예술세계를 펼치고자 하는 창작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 2011년 이강소에 이어 두 번째로 어미홀에 도전하는 예술가는 제목이 알려주듯 바로 심문섭이다. 그는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작가로서, 1971년 파리청년비엔날레를 기점으로 상파울루, 시드니, 베니스 비엔날레 등 여러 국제 비엔날레에 참여하였고, 지금까지 수많은 국내외 전시를 통해 세계 미술의 흐름과 보조를 맞추며 한국 현대 조각을 널리 알리는 데에 앞장섰다.

심문섭_섬으로_혼합재료_2012
심문섭_섬으로_대나무, 광섬유_2012

지난 40여 년 동안 심문섭은 하나의 작품으로 완결된 형태를 추구하기 보다는, 조각의 범주를 넓게 해석하여 소재 자체의 물성을 드러내면서 작품이 놓인 장소와 상황, 작품들 간의 관계, 관객의 시선과 동선에 이르는 모든 과정과 시간을 포함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는 '자연은 스스로 그러함을 의미하며, 끊임없이 순환하는 생명력' 이라는 그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나무, 쇠, 흙, 물 등의 질료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작가는 작품에 최소한만을 개입하려 하며, 이질적인 소재들을 서로 만나게 하는 해체와 조합의 방식으로 태고부터 잠재된 우리의 기억을 일깨우거나 한 순간 연상되는 시적 풍경으로 우리를 이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소재를 혼용하는 매트릭스적이며 하이브리드적인 그의 작업 태도는 완성된 형태를 통해 자연의 하모니를 하나의 장면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자연의 역동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심문섭_섬으로_나무, 비닐, 스테인리스 스틸, 물 등_2012
심문섭_섬으로_나무, 비닐, 스테인리스 스틸, 물 등_2012

'섬으로'라는 주제로 선보이는 어미홀 전시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천장 한가운데에는 새장과 같이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인 긴 원통들이 실오라기 같은 빛을 품은 채 바람에 떠다니듯 매달려있고, 바닥에는 낮은 탁자처럼 보이는 나무, 스틸, 물, 비닐로 구성된 정사각형의 조형물들이 마치 바다 위를 부유하듯 약간 불규칙하게 서로 부딪히며 일렬로 늘어서 있다. 창으로 들어오는 풍광과 더불어 작품 간에 투과되고 비추어진 물, 빛, 바람의 자연 요소들은 힘과 에너지의 변동, 윤회하는 자연을 느끼게 한다.

심문섭_섬으로_대나무, 광섬유_2012
심문섭_섬으로_혼합재료_2012

어미홀이란 이름은 '품어내는 장소', 모든 흐름을 관장하는 '자연의 모체'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자연을 만끽하며 통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심문섭은 이러한 의미를 염두에 두고 그의 무의식에 자리하며 창작의 모체가 되었던 고향의 바다를 콘크리트 전시장에 그려내고자 한다. 그러나 그 섬은 그의 기억 속의 섬일 수도, 조금 더 근원적인 자연일 수도, 미지의 세계를 뜻할 수도 있다. 그 섬이 어떠한 섬이든 우리는 심문섭이 인도하는 환유적 세계를 통해 알 수 없는 어미의 품, 바다에서 섬으로 가는 여정의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 대구미술관

Vol.20120410h | 심문섭展 / SHIMMOONSEUP / 沈文燮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