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창작스튜디오 상반기 지역연계 프로젝트
후원/협찬/주최/기획 /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창작스튜디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창작스튜디오 Changdong Art Studio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서울 도봉구 창동 601-107번지 Tel. +82.2.995.0995 www.mmca.go.kr
철~없는 첫사랑~에 울기도 했더라안~다. 여언~지와 분을 발러 다듬은 얼굴 우~우~에~ 청춘이 바스러진 낙~화~ 시이인~세~ ● 내가 열여섯 열 일곱 때 부르던 노래야. 지금 나이가 팔십 넷인데, 내일 어떻게 될지 모레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그래 항상 즐겁게 노래 부르는 거야. 처녀 때는 라지오에서 듣고, 노래 나오믄 아 저거 배워야 겠다 하면 요만큼씩 적는 거야 가사를. 음이 어디가 올라가나 내려가나 체크해가지고 부르는 거야.
2007년에 노래자랑 나가가지고서는 저기 뭐야 송해 전국노래자랑 나가서 20만원 탔어 인기상. 그때 설운도 노래 갈매기야 불렀어. 나보고 왜 가수 안 나갔느녜. 그때는 기생들이 많고 그러니까 아부지가 노래하는 걸 싫어 해서. 난 서울서 나서 서울서 자랐거던. 우리 집 앞에 교회가 있었어. 나 다섯 살 먹어서. 아부지가 돈을 잘 버니까 비단, 뉴똥 이런 거 해가지고 입혀놓고 머리 길게 땋고, 담벼락에 나와서 따뜻할 적에 서서 있으믄 예배당에서 데려다 무용을 가르치는 거야. 그러다가 학교가서는 무용 잘하고 노래 잘하고 하니까는 뽑혀 댕기는 거야. ●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나 머리도 길게 땋고 그랬는데 일본사람들이 와서 앞 단발머리 시켰자너. 나이 먹으니까 머리다 다 빠져가지고는 이렇게 훤 허지. 예전에 그래도 멋쟁이라 그러고 노는데 안 빠지고 그랬지. 하루 자고 나면 오늘 또 하나님이 하루 나 살리셨구나 감사합니다. 그래서 성당에 매일 가잖아 하루 한번씩.
노인정 앞 평상에 앉아 물기 없는 눈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들의 시간도 현재를 구성하는 인자이다. 지금의 이 시간이 나에게도 차곡 차곡 쌓인다. 나 또한 어느 시절이 되면 바스락 거리는 눈길로 사람들을 바라볼 것이다. 그들에게 내가 비추어져 보이고, 나의 움직임에서 그들은 지나간 시간의 생생한 기억을 소환한다.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서는 일상의 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시절을 산다. 온라인 세상은 내 신체의 습관뿐 아니라, 사고의 순환 모두를 제어하고 있었다. 인터넷 전원을 끄는 것은 불편함이라기보다는 불안함에 가까운 것이었다. ● 임진년 봄, 온라인과 대를 이루는 개념의 오프라인이 아닌, 물질로서의 세상 그 자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동네 노인정을 돌아다니고 있다.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화투도 치고, 수지침도 맞고, 텔레비전도 보는 규방에 놀러가서 말을 걸고 있다. 그리고, 생활 저 깊숙한 곳에 숨겨 두었던 춘자씨, 옥남씨의 이름 이야기를 들으며, 낙관석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데도 얼굴 붉히며 부끄러워하는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 순옥씨 오늘 노래 한곡 불러 주세요 라고. ■ 리금홍
Vol.20120402j | 리금홍展 / LEEGEUMHONG / 李琴鴻 /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