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민희展 / CHOMINHEE / 曺旼喜 / painting   2012_0402 ▶ 2012_0407 / 일요일 휴관

조민희_......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8×256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협찬/주최/기획 / ZOOM GALLERY

관람시간 / 10:00am~10:00pm / 토요일_11:00am~08:00pm / 일요일 휴관

줌 갤러리 ZOOM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84-13 영창빌딩 1층 Tel. +82.2.323.3829 www.zoomgallery.co.kr

실재(實在), 그 '순간의 반복' ● 구름의 윤곽처럼, 늘어진 커튼처럼, 일상이란 그렇게 높낮이를 달리하며 주름지어있다. 그 주름진 커튼 너머 실재(實在)가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실재가 그 안에서 살고 있다. 당겨진 캔버스 천처럼 그 주름진 일상을 펴 보이는 일, 작가 조민희가 그려낸 화면들은 무심한 듯, 형용사를 지우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 위로 끊임없이 침묵의 점을 찍어가는 것이란, 작가가 말하는 '보이지만 읽혀지지 않는 무엇'인가를 표현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 아닐까.

조민희_......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1
조민희_......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1×90.9cm_2011

예술이 모든 시대와 양식을 아우르며 리얼리티의 구현이라는 것에 근거해왔다면, 작가 조민희의 작품은 시각적 리얼리티의 추구에 가까운 작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실재의 모습이란 어쩌면 그렇게 더 과장되어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가 그려낸 화면들은 과장되어진 실재가 아닌, 과장과 위장의 모호한 경계에서, 실재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정신적이며, 심리적인 리얼리티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그려낸 '그 무엇'은 그래서 보여지는 풍경이나 장면이 아닌, 추상 되어지고, 사유 되어져야 할 그 무엇일 것이다. 그래서 실재의 재현이 아닌, 실재의 현시가 그 하나의 순간과도 같은 찰나의 시간 위에 그려진 화면을 바라보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조민희_......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0.2×190.8cm_2011
조민희_......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8cm_2011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은 읽혀지지 않는 기호와 메시지로 마치 우리가 실재를 들여다보고 있는 듯이,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려는 우리의 시선을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는 만나보지도, 누구인지도 모를, 실재하는지 조차도 알지 못하는 어느 인물의 일상의 한 편린을 바라보며, 그것에 맞는 형용사들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은 실재의 풍경일수도, 혹은 작가가 잘 만들어낸 공간 위에 연출된 장면일수도 있다. 젖혀진 커튼 너머로 잠시 실재를 들여다 보는 그 순간, 우리는 이제 관찰자가 아닌, 그 장면의 서술자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커튼의 안쪽에서 나에게서 실재되었던 반복된 순간들, 그 너머에서 나를 바라보던 실재들, 그 실재의 표정 앞에서 우리들 삶에 대한 서술형의 문장들 또한 여기 작가에게서처럼, 침묵의 점을 수없이 반복하며 찍어가고 있어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조민희_......_종이에 잉크_26×13cm_2012
조민희_......_종이에 잉크_25×34cm_2012

이 시대의 예술은 표면 위에서 일렁이는 효과들이 만들어내는 일루전과도 같다. 그러므로 사진도 아닌, 이 '정지된' 그림들이 담아낼 수 있는 리얼리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또 다른 실재가 있다. 작가가 그려낸 장면을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서술해나가는 자아를 사유해 보는 일, 시간의 주름들, 그 속에 감추어져 있던 그 무엇을 들여다보는 일, 미술표현이 리얼리티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본질의 현시, 그곳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조민희에게서의 실재란, 보여지거나 읽혀지는 것이 아닌, 영원히 반복되는 이 찰나의 순간들 속에서 잠시 커튼을 걷어내어 실재를 바라보게 하는 그 시간에 있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작가는 우리에게, 삶이라는 본질을 향한 묘사의 과정과, 은유라거나 상징을 감추어버린 벽을 잃은 공간들, 완성되지 않은 문장들 속의 명사와 동사들을 남겨둔 것이 아닐까. ■ 김종렬

Vol.20120402e | 조민희展 / CHOMINHEE / 曺旼喜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