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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32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인 GALLERY IH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41번지 Tel. +82.2.732.4677~8 www.galleryihn.com
From the scene-The abstract in photography ● 예술가는 열린 답을 향해 스스로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다루는 도구로서의 매체, 자신이 고민하는 삶의 과제, 자신이 몸소 다루어서 빚어낸 작품의 차별적 지위를 위해서, 그들은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길을 걷는다. 그들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으며 스스로 완성의 단계를 정한다. 그들의 작업과정은 필연적으로 작가의 고립을 담보로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사람과 사람을 소통하고 교류하게 만든다.
주명덕의 신작은 그가 온전히 사진에 충실한 예술가임을 보여준다. 그가 다루는 사진은 관념이 아니라 실제의 사물에 비추어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매개이다. 모든 정보는 사진에 담겨진 대상으로부터 비롯된다. 작가는 그것을 기록하고 감상자는 상상한다. 그가 지난 오십년 가까이 지속해온 작업의 뿌리가 리얼리즘에 있다는 사실은 그의 이번 작업이 지닌 차별성에 대해서 신뢰를 품도록 한다. 주명덕의 신작의 배경에는 어떠한 꾸밈도 없이 대상에 대한 그만의 자신감이 깔려있다. 사진에 찍혀진 대상은 바다이거나 하늘이거나 건축물이거나 벽이거나 땅바닥이거나 혹은 오래된 페인트이다. 사진 속에 담겨진 바는 그 모든 것을 경험시켜주는 매개로서의 빛이다. 그 빛은 때론 강렬한 붉은 색과 푸른 색으로, 때론 흰 벽에 아스라이 드리운 희미한 회색으로 우리의 눈을 자극한다. 주명덕의 사진에서 사진적 소재로서의 대상과 표현의 결과물로서의 색은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사진 속의 대상은 그 이름을 드러내며 보이기도 하고 색의 이면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의 사진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사진은 대상의 외현에 부딪혀서 반사된 빛에 반응하는 물리적 기계장치를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추상회화가 추구하는 관능과 표현이 배제된 절대적 체험으로 사진의 추상성을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주명덕의 사진은 빛을 통한 시감각적 프로세스와 색이나 형태로 구현된 표현요소들을 주춧돌 삼아 추상적 사고를 유도하는 것이므로, 의도되거나 구성된 회화적 추상과는 구분된다. 그의 작품의 추상적 측면은 감상자의 개인적 기억이나 문화적 배경과도 같이 획일화되지 않은 요소들로 인해서 비로소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데,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심리적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교신 혹은 교감에 동참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은 종국에는 자아를 실현하는 것을 향한다고 한다.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자극과 그에 반응하는 나에 대한 경험과 사고가 축적되면서 자신의 세계가 공고해지고 그를 통해서 자신을 외계와 선명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통합의 상태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독립된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주명덕의 작품이 지니는 차별성은 그의 인생이 통합되는 단계와도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작업 과정에서 겪었을 정서적 체험의 흔적을 최소화함으로써 나의 눈,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외계와의 교신을 감상자와 공유할 수 있는 창구를 극대화하였다. ● 결국 사진가 주명덕으로부터 우리가 함께 얻을 수 있는 경험은 장면으로부터 비롯된 대상의 순수한 힘이 나에게 불러일으키는 근원적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스스로를 온전히 아우르는 단계에 들어선 노작가의 신작이 주는 가장 큰 미덕은,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타인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신수진
Vol.20120328j | 주명덕展 / JOOMYUNGDUCK / 朱明德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