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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327_화요일_06:00pm
2009 수성아트피아 신예작가 발굴 프로젝트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수성아트피아 SUSEONG ARTPIA 대구시 수성구 무학로 50(지산동 1137-3번지) Tel. +82.53.666.3300 www.ssartpia.or.kr
코스프레를 통한 여성성에 내재된 욕망의 회화 ● 삶을 통한 의식과 무의식으로 내면화 된 개인의 존재의미는 자아에 대한 정체성이자 그 정체성의 하나, 하나가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정체성인 젠더가 된다. 젠더란 개인의 일상을 통한 경험과 사회화를 통해 제시되는 이상적 모델 간의 상호작용으로 실존하는 정체성의 복합적 여성성을 말한다. 그러기에 젠더는 결과로서보다 실존적 자아정체성과의 상호작용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 흔히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에 많은 이야기들을 담는다고 한다.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 사물에 대한 이해, 사회에 대한 논의 등등 그들의 감정이입이나 정서적인 투사는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감동을 준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작가의 젠더가 살아 숨 쉰다. ● 작가 김건예는 그런 작업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자아를 성찰하고 치유하며 사회 안에서의 자아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작업을 통해 자아정체성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초점을 다양하게 표현해 왔다. 그녀는 스스로도 여성을 단순히 신체적인 성(sex)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성(gender)으로 바라보며 또한 남성과 대립되는 존재가 아닌 여성성이라는 특징을 지닌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파악하고 있다.
여성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식은 바로 섹슈얼리티에 관한 것이다. 여성성을 규정짓는 것이 바로 성적 느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여성과 비여성, 즉 여성과 소녀와의 차이라고도 한다. 섹슈얼리티적 요소를 지니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여성성에 대한 인식의 문제에서 출발하고 여성성의 존재여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 작가 김건예는 여성성이 드러나는 특징을 노골적 이미지로 제시하면서 오로지 여성으로서의 경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녀는 억압된 사회로부터 차별화된 여성성의 위치를 강조하고자 했다. 그 표현의 방법으로 선택한 주제가 바로 코스프레 시리즈다. ● 현대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반드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 대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간다는 것이 오늘날 젊은이들의 자기 표현 방식이다. 따라서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그들을 봐야 한다. 그것은 미래 문화의 생산주체를 살려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여 코스프레를 수용하고 향유하는 문화주체들의 일상 속에서 그 답을 읽어내야 할 것이다.
작가 김건예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코스프레라는 공간 안에서 성적인 욕망이 자의(自意)에서 또는 타인을 위해 상품화 되는 것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는 어떤 대상을 흉내 내는 관점이나, 모방의 의미에서 본다면 익명을 가장한 대다수 사람들의 모습일 것이다. 그 익명성의 대체된 표현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작품은 정교하게 묘사한 인물의 형상 위에 다시 그물망식의 붓질을 여러 겹으로 겹쳐 그 형상들을 실루엣으로 남겼다. ● 이는 드러내고자 하는 형상이 보일 듯, 말 듯 마치 망사로 이루어진 커튼 뒤에 숨은 인물의 형상처럼 자신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현대인의 모습이자 감추어진 내적 욕구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러한 표현에 대해 욕구의 분출이라는 긍정적 의미와 함께 사회 병리학적인 시각에서 관찰되는 관음(觀淫)의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들여다보기" 식의 은밀한 심리적인 현상의 한 요소로 부여한 의미가 아닌가 여겨진다. ● 일상의 경험과 심리적 사건으로 비롯되는 실존적 자아정체성의 심연은 사회화의 과정과 함께 '젠더'로 이어지며 삶으로 드러난다. 그러기에 실존적 자아정체성을 인식하는 것은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존재 의미로도 소중한 가치가 된다. 그래서 작가 김건예는 실존적 자아정체성을 이해하는 인식의 틀로 코스프레 스타일을 고집스레 추구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에서 상징적 요소란 작품 속에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의미 부여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상징적인 것은 소통에 대한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 상징물에 대한 자아투영 역시 작가가 작품에 대한 자기자신 만의 정체성과 자의식을 표출하는 하나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킨 여성의 이미지를 현대여성성이라는 점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여성의 모습은 사회, 문화적,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마련이다. 현대에 와서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여성을 상품화 하고자 하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큰 모순과 한계점이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 하여 작가 김건예는 이러한 부분에서 결코 페미니스트나 반(反)형식주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인간 내면에 내재된 욕구 분출에 대한 대상으로서 코스프레를 통한 여성의 이미지를 내세웠을 뿐 그림으로 세상과 맞서거나 삶을 환기시키기보다 그저 화두를 내놓고 작품을 통해 다양한 해석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 그런 점에서 작가 김건예가 이번 전시를 통해서 관람객에게 보여줄 그 패가 사뭇 궁금해 질 수밖에 없다. 그녀가 전시회의 타이틀로 내건 "Royal Straight Flush"처럼 모든 패를 끄집어 내어 최고의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 이미애
Vol.20120327e | 김건예展 / KIMGEONYE / 金建叡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