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326_월요일_05:30pm
아트앤컬렉터 대상 수상 기념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0:00am~05:00pm
갤러리 원 GALLERY WON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1-5번지 Tel. +82.2.514.3439 www.gallerywon.co.kr
거친 도시의 저항적 풍경 ● 내가 조영진 작가를 만난 것은 역량 있는 작가를 선정하기 위한 미술잡지 아트앤컬렉터 미술상 공모에서였다. 이 때 접수 된 많은 포트폴리오는 현재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이 가고자 하는 예술세계의 흐름을 나름대로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심사였다. 이 때 조영진은 필자와 고충환 심사위원의 이견 없는 합의 결정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이 우선적으로 가장 주목 했던 하나는 무엇보다 작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있는지와 가능성이 있는가? 였다. 특히 표현이 아직은 미숙하더라도 자기언어를 가질 수 있는가의 능력과 비전에 큰 무게를 두었다. 둘째는 지나치게 시류적인 작품들 보다는 작가의 철학과 담겨있는 메시지 있는 작품에 비중을 두고 평가 했다.
조영진은 그 표현의 신선함과 독창적인 화면구성, 그리고 테마에서 주목할 만하다는데 우리는 쉽게 동의했다. 그로부터 1년 후 조영진은 정말 그 나이로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눈부신 작업을 가지고 나타났다. 여전히 그의 언어는 강렬했고 강렬한 만큼 거칠지만 저항적이었다. 또한 그의 화폭속의 풍경들은 매우 현실적이고 리얼리티하며, 긴장감을 야기 시킬 정도로 직설적이었다. 적어도 그는 우리 시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회적인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담아내길 의도하고 있었다. ● 기법에서는 사실주의적인 화풍으로 리얼리즘적인 시각을 나타내면서, 은근히 비현실적인 상황처럼 처리하는 탁월한 언어의 테크닉도 보여주었다. 적어도 그는 그림이 주는 힘의 수사학을 잘 알고 있음이 확실했다. 더 구체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거리에서 벌어지는 그 순간들의 팩트적인 현장 이야기를 실제 이미지로 옮겨 놓는 방식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 장소를 서울의 상징적인 관문인 광화문 거리로 종종 묘사한다. 「광화문의 폭격」이라는 작품을 보면 광화문 풍경들이 어지럽고 혼란한 피격당한 상황의 거리로 묘사된다. 어쩌면 영화 속 장면처럼 색채로 희석 시키고 있지만 작가가 의도하는 상황은 여전히 거리의 실제처럼 전투적 장면이다. ● 이것은 화가가 상상하는, 혹은 과거에 본, 아니 가끔 지금도 일어나는 실제상황과 가상적 장면의 현실적 결합이기도 하다. 이러한 표현은 「헌터」와 「라이터를 켜라」는 작품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복된 차량과 망치를 든 사람, 체포하는 현장의 모습들은 실제의 리얼리티를 얻으면서 가상의 풍경들을 교차 시키는 것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가 제시해 놓는 상황들은 이처럼 어딘가 긴박감이 흐르고 불안하며 거칠다. 폭력, 테러, 붕괴, 시위, 교통사고 등에 대한 작가의 이 구체적이고 실제 같은 묘사적인 시각은 현실 그 어디서나 일어 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공감을 얻는다. 이 많은 이미지들이 비록 연출 한 거친 공간의 장면처럼 보여 지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그의 회화 속 새로운 공간은 현실감이 가득하다. ● 그의 회화적 진술이 맞든 틀리든 분명 우리 세상이 폭력으로 가득 찬 현실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보는 내내 우리에게 슬픈 현실이 주는 절망감과 경각심도 안겨준다. 또한 그 숨어있는 인간의 폭력적인 내면의 의식이 가상의 공간에서만이 아닌, 현실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영화와도 다르고 조립된 사진과도 분명히 다르다. 그는 대부분의 화면구성에서 사진적인 영화적 장면들을 굴절 없이 모티브로 사용 한다. 그러기에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풍경의 이미지처럼 풍부하지는 않다. 그러나 구성에서 또는 색채에서 자유구상의 작가들처럼 무리 없이 그 현장감을 상상력의 경계에 올려놓는다. 이 말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는 그는 그 현장의 슬픔을 너무 슬프지 않게 꾸며내는 그림이 주는 즐거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아마도 그것이 보도사진의 현장과 그림을 통한 스토리 사진과의 차이점 일 것이다. 조영진은 패턴 페인팅이나 팝아트 일색인 우리 화단에 자신의 시선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수사법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능숙하게 회화로 포장하는 기술도 가진 작가가 분명하다. 내가 그에게 우리 구상회화의 한 가능성을 기대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 뭔가 불길한 일이 곧 터질 것 같은, 아니 일어나고 있는 화면 전체의 기운, 그 기운은 작가의 그림 곳곳에 베일처럼 시한폭탄처럼 드리워져 있다. 그 분위기는 가끔 세기말적 증후군이나 포르노적인 증상도 영화 속 장면처럼 연출되고 현대 산업 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테러, 자연 재해 등의 사고는 현대사회의 메커니즘에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에 묘하게 맞닿아 있다.
그러기에 조영진이 연출하는 사건 사고의 이미지들을 정렬하면 하나의 폭력적인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현실과 팩트, 픽션과 상상의 연결된 관계로서 드라마틱하다. 그럼에도 다소 거친 표현들이 드라마틱한 전율감과 맞물려 이 그림들이 무섭게 다가오지만 세련된 색채와 탄탄한 구성으로 회화의 리얼리티를 충족시켜 준다. ● 그렇다면 조영진의 작품이 주는 마력은 무엇일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감, 도시를 향한 액션과 폭력적 시추에이션 회화는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듯 다이내믹함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작가는 "역사적 기록의 사진이나 신문 한 켠 에 있는 조그만 사진들은 나에게 상상력을 극대화 시키는 문화적 장치로써 이용되었다. 난 이런 수많은 이미지들을 뒤섞으면서 기묘한 공간을 창조한다"고 했다.
동시에 그는 이러한 현실과 픽션이 뒤섞인 화면만을 파괴적이고 충동적이며, 본능적으로 만들어 내지 않고 정말 B급 영화처럼 기괴하고 거친 질감과 마초성을 가미 시키고 있어 그의 회화는 훨씬 더 풍부한 현실을 보는 렌즈를 가지고 있다. ● 작품 곳곳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망치, '망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테러, 교통사고, 성폭행, 자연재해와 같은 무차별적인 사건들을 매우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그 테러적이고 위협적인 분위기는 붉은 불로 상징되는 그의 레드를 향한 회화적 코드가 무엇인가도 확인해준다. 붉은 색채가 주는 격정적인 현장의 분위기와 방독면, 그리고 체스의 장면들, 「피리 좀 불던 소년」으로 풀어내는 중심에는 사람들의 심리와 스토리들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이것 외에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동일한 인물의 표현, 그 인물은 곧잘 화면 속 주인공으로 분노에 찬 표정으로 읽혀지지만 감정을 회화적으로 적절하게 담아내는 요소로 조화롭게 어울린다. 이러한 현실과 상황을 흥분하지 않고 드러내는 절제력과 감정 표현 등도 내가 조영진을 주목하는 두 번째 이유이다. ● 또 하나 "나의 작품을 사랑해주는 한 두 명이 있다면 나는 그들을 위해 '작가'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는 이 열정과 투지, 젊은 작가에게 이 같은 용기와 의지 외에 무엇이 또 필요 할까? ■ 김종근
Vol.20120326c | 조영진展 / JOYOUNGJIN / 趙英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