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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진하_박영택_장석원_박세현_최금수
도서출판 나무아트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4층 Tel. +82.2.722.7760
■ 소개글 지난 8, 90년대 김진열의 작업은 한국현대회화에서 독특한 지점을 차지한다. 80년대 한강미술관을 중심으로, 그리고 90년대 금호미술관의 개인전을 통해서 그가 마주했던 현실과 이웃의 애환에 대해서, 질료의 물성과 강렬한 주관적 표현성이 어우러진 형상회화는 그 전/후 다른 작가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독자성을 가진 것이었다. 자신의 경험과, 세계에 대한 입장과, 체질을 온존하고 자유롭게 증명하는 회화였다. 거칠고, 직접적이고, 투박하고, 격렬하게 현실세계를 마주한 작가의 인식과 감정이 진솔하게 진술된 것이기도 했다.
근작에서도 마찬가지다. 종이를 여러 겹 겹쳐서 만든 두터운 합지와 뻘겋게 녹이 슨 쇠락한 함석판을 베이스로 해서, 호방하고 큰 터치로 안료를 입힌 화면의 물성과 표현성이 빚어내는 원초적인 야성과 충동성을 발하는 화면은, 역설적으로 애잔한 서정을 돋우어 낸다. 특히 '하얀 저고리', '코리아 드림'에서의 붓질과 함석판과의 어우러짐은 가히 화장하지 않은 날 것이 제공하는 미적 쾌감의 진수를 보여준다. 낮은 곳의 한(恨)을 향하는 작가의 투박한 애정과, 그런 낮은 곳의 이웃을 핍박하는 권력과 구조에 대한 분노가 작가자신의 마음과 합일되면서도 그 결은 곱고 잔잔하다.
형상회화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현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발언하면서도 그 회화적인 형식에의 접근과 표현의 정직성이 빚어내는 맛이 작업의 내용을 감각에서도 증폭시켜 주어서다. 누가 알까?, 얇디얇은 화장술로 조물거리며 회화를 그저 가볍고 흥미로운 기생처럼 눈요기의 대상쯤으로 전락시킨 상업적 회화의 조류속에서, 이토록 투박한 진심을 담지하고 있는 회화의 깊은 맛을. 기껏 인테리어를 위한 소도구나 장식물로 전락한 회화를 찾는 이들의 얇은 눈에 이런 두터운 문법과 태도가 읽혀질까.
아무튼 김진열의 근작은 여전히 그의 체질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체질. 작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작업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다. 물론 그 가운데 현대미술의 다양한 논점이 있고, 내용이 있고, 비유가 있고, 또 형식이 있다. 체질로부터 유래하는 독자적인 표현의 차이들이야 말로 모든 작가들의 존재가치일 것이다. 김진열의 체질은 바로 이 강도 높은 직진의 투박함과 직접적인 어법이다. 굳이 돌려서 말하지 않는다. 내용에 비례하는 핵심적 형상과 거기에 맞는 표현법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바탕은 몸이 움직여서 흔적을 남기는 노동과 같은 힘과, 질료와 합일하는 섬세하고 민감한 피부와 같은 촉지(觸知)의 어울림이 빚은 조형적 감수성이다. 큰 액션으로부터 작은 느낌까지 동시에 전체와 부분을 느끼고 감지한다. 마찬가지로 형태와 붓질의 둔중함과, 날카롭고 예민한 물질감이 어울려서 만들어 내는 묘한 감촉의 시각성이 새롭다. (김진하의 글-「투박한 존엄」 중)
■ 목차 004 머리글 / 장석원 011 FIGURATIVE PAINTING 2011-1983 012 作品 2012 022 作品 2011 034 共感, 또는 새로운 視覺 / 김진열 042 作品 2010 044 투박한 삶에의 존엄성 / 김진하 046 粗糙人生的尊严 / 金镇夏 048 The Dignity of Rustic Life / Kim, Jinha 062 순수를 죽이는 사회-김규환과 故강용대 화가 / 김진열 068 作品 2005 074 Artist's Note / 김진열 080 作品 2000 숲과 마을로 가는 미술축전 / 김진열 082 삶을 아우르는 치열한 정신(대담) / 김진열 vs 박영택 088 추슬러 본 응어리, 그 거친 삶으로부터 / 최금수 096 作品 1995 - 원주시외버스터미널 사람들 098 서성이는 사람들 / 박세현 136 作品 1990 화가 김진열 / 장석원 156 88년 개인전 서문 / 장석원 178 作品 1985 197 THE EXPERIMENTAL WORKS 1981-1973 198 作品 1981 / 자르기展 202 作品 1980 / 대성리展 203 作品 1980 204 作品 1973 207 DRAWING 2012-1979 266 PHOTO WORKS - 'BRAND & BRAND' 268 CARTOON 271 ARTIST'S HISTORY 278 LIST of WORKS
Vol.20120323d | 김진열 회화 2012-1973; 투박한 존엄 / 지은이_김진열 / 도서출판 나무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