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323_금요일_05:00pm
기획 / 김경희_문미화_최순혜
관람시간 / 11:00am~10:00pm
갤러리 예움 GALLERY YEUM 대구 남구 봉덕동 1270-1번지 Tel. +82.53.471.0369 blog.naver.com/galleryyeum
대구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두 청년작가인 강민정작가의 '퍼포먼스와 설치'와 한영희작가의 '볼펜의 중첩을 통한 회화'라는 전혀 다른 표현을 하고 있는 두 작가들의 작품속에서 익명화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고독과 자아정체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외부적 소통'과 '내면적 사유'를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강민정 작가는 2010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Happy Skin Studi_O」라는 피부관리실을 연출하고 작가사신이 피부관리사로 관객들에게 석고마스크를 해주는 퍼포먼스를 통해 얻어진 마스크와 다양한 사람들의 정보 - 관객자신과 작가가 생각하는 대상(관객)의 정체성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이러한 퍼포먼스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나와의 차이점 혹은 닮은꼴을 느끼면서 정체성을 발견한다'고 한다. 설치된 석고마스크들의 나열은 익명화되고 개별화된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처럼 차갑고 섬뜩하다. 그러나 작가가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기록된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 작품은 친근해지고 익숙한 우리의 주변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에게 절망_Frustration과 감사_Appreciation이라는 두가지의 단어를 던진다. "인간에 있어 얼굴은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인지할 수 있게 하는 요소들 중에 외적인 특징을 가장 크게 표출하는 한 부분이다. 이는 타인에게 인지 또는 분별될 수 있는 정체성을 담고 있다. 또한 자아의 확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찾아지는 것으로 내가 만난 이들의 얼굴을 손끝으로 느끼며 관찰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외적인 특징과 대화를 통해 나와의 차이점 혹은 닮은꼴을 느끼면서 정체성을 발견한다. 2010년 여름 두 달 남짓 미국에 거주하는 동안 내가 만난 이들의 얼굴마스크와 그들의 인적 사항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 동안 내가 모은 이 수집품들의 시작은 내가 craigslist라는 웹사이트에 올린 광고를 보고 공짜 피부마사지를 받으려 찾아온 낯선 이들부터 함께 작업을 했던 작가들 그리고 옛 친구들로부터 네 차례를 거친 퍼포먼스에 함께 참여해준 많은 사람들의 얼굴 마스크와 그들의 짧은 인적 사항들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레 낯선 이들과 친밀성을 공유하면서 소통의 방법과 그 의미를 재해석하고자 한다. 소리의 대화를 하기 전 터치의 대화가 만들어내는 친밀함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도 자연스레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는 자기 자신의 가치 평가가 반영되는 인간의 심리, Self-Esteem_자부심의 관계를 찾을 수 있다. 이 심리는 자신에 대한 믿음vs절망, 자신감vs부끄러움과 같은 감정을 함축적으로 내포하는 것으로 '기분이 좋다'라는 충족감이 자부심을 북돋아 타인과의 대화에서 허물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게 한다. 난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친밀하고 사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갤러리를 스킨 스튜디오로 연출하고 피부관리사로 관객과 함께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터치의 대화로 관객과 소통을 이루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마스크 수집과 그 과정이 함께 나의 작업을 이룬다. 관객들은 피부마사지를 받으며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기대와 함께 스킨 스튜디오를 찾게 되지만 이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게 되는 상황이 된다. " - 강민정 작가노트 中
한영희 작가는 볼펜을 이용한 무수한 선들의 중첩을 통해 스스로 문명화된 사회를 버리고 나무가 되어버린 가슴이 뚫려있는 「고독한 자아상」을 표현한다. 가슴뚫린 공허한 인물상은 채울 수 없는 물질적 욕구를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결국 빈가슴으로 남아버리는 현대사회의 인간상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고독한 자아를 자연속에서 발견하고 무의식적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0.3mm라는 가느다란 볼펜 선들의 엮임은 모든 인간과 인간사회 그리고 자연은 실타래처럼 엮여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선들의 중첩과 반복, 느린 시간의 연속성이라는 수행과도 같은 작가의 작업은 사유를 통한 인간내면의 울림, 상처받은 자아에 대한 치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슴똟린 공허한 인물상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에 대한 물음을 제시해본다 작가는 자연속에 있는 나무와 일체감을 나타냄으로써 고독한 자아를 표현했다. 그것은 곧 우리 모두의 자화상 일 것이다. 채울 수 없는 욕구와 물질을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결국은 빈가슴으로 남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린 죽을 때 까지 이 가슴을 채울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전시를 통해 보이지않는 진실과 마음의 소리가 우리의 가슴에 꽉 차 길 기대하며 침묵의 언어로 사색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길 바란다. 나의 작업은 볼펜을 이용하여 구불한 선들이 중첩되어 나온 결과물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않는 존재에 대한 사유를 담아 작업을 해오다가 근간에는 고독한 자아를 자연속에서 발견하여 무의식적으로 표출해내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나의 무의식적인 행위에서 반영되어 나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볼펜이라는 재료가 주는 의미도 크다. 구불한 선의 '엮임'에서 그 느낌과 표현 방식이 아주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과 사물의 관계가 보이지 않는 실타래처럼 모두 얽혀있고, 그것들은 또한 우주라는 거대한 핵속에서 모든 생명체들과 엮여 질서있게 돌아가는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훅하고 불면 사라질 것 같은 모래알처럼 표현되어진 그림속에는 모든게 '空'이라는 나의 관념과 철학사상이 담겨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행위는 스스로에게 명상과 해탈의 시간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나의 이러한 작업들이 모든 이들의 가슴에 진실된 침묵으로 가득차길 바란다" - 한영희 작가노트 中 ■
Vol.20120323c | 강민정_한영희-예움갤러리 기획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