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공연 / 2012_0322_목요일_06:00pm_뮤지션 하림
참여작가 김철유 (Nowhere展) 이수진 (The Deep Stay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가인갤러리 GAAIN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동 512-2번지 Tel. +82.2.394.3631 www.gaainart.com
『In & Out Project_ 김철유, 이수진』은 갤러리의 내부 공간(In)과 외부 공간(Out)을 모두 사용하되 두 작가가 각자의 개인전을 개최하는 방식을 지칭하며, 내부 전시공간에서는 김철유 작가의 『Nowhere』가, 건물의 파사드를 비롯해 평소에는 숨겨졌거나 가려진 갤러리의 틈새 공간들 곳곳에서는 이수진 작가의 『The Deep Stay』가 펼쳐진다.
김철유 작가는 중앙대 조소과와 뉴욕 브루클린 칼리지 대학원을 졸업한 후, 그의 첫 개인전을 뉴욕 첼시에 위치한 비영리 미술단체인 큐 미술재단(CUE Art Foundation)에서 열었다. 미국 전역에서 사진작가로 잘 알려진 니키리(Nikki S. Lee)에 의해 기획된 이 전시에서 김철유는 자신의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수채화, 펜 드로잉과 함께 건축 드로잉에 쓰이는 두꺼운 도화지에 갖가지 비행물체 모양을 칼로 오려낸 종이 설치작품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니키리에 의하면, 김철유의 작품에는 그 어떤 다른 작가에 의해서 대체될 수 없을 만한 고유의 독특함이 있고(cannot be done without this artist), 끊임없이 지적인 자극과 흥미를 제공하며(incite my mind), 작가의 아이디어가 시각적으로 충분히 소통될 만큼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exceptional in visual communicability)는 것이다.
이후, 2008년 뉴욕 슬레이트 갤러리(Slate Gallery)에서의 개인전과 2009년의 국내 개인전, 그리고 수많은 그룹전을 거치면서 김철유의 작품은 조형적으로 밀도와 깊이를 더해갔지만, 그의 작품에는 여전히 지속되는 원형의 이미지가 있다. 그것은 강원도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접한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 속 이미지들, 예컨대 삐라 풍선, 헬기, 낙하산, 미사일에서 파생되고 연상되는 이미지들과 씨앗이나 곤충, 아메바나 암모나이트 조개와 같은 생물체의 기원에 가까운 이미지들이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그 공간에서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펼쳐졌을 작가의 상상력은 하늘 너머의 무한한 공간, 우주로 확장되었고, 미국 유학시절 접한 TV 프로그램 스타트랙(Star Trek)과의 만남은 상상 속의 이미지들을 화면 속에 펼쳐놓을 추동력으로 작용했다. 작품의 제목인 "델타 쿼드런트(Delta Quadrant)"나 전시 제목이 미지의 우주공간을 지칭하는 『Nowhere』인 것은 이런 이유이며, 작가는 "오래된 벽화 같이, 먼 미래의 풍경화 같이, 시간이 무의미하고 공간이 애매한, 마치 꿈 속 혹은 깊은 바다 속 같이 무중력 상태로 부유하는 공간에서 내가 생각하고 보아 온 꿈과 현실, 또는 끝없이 펼쳐진 우주너머의 상상도"를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김철유 작가가 프로젝트 기획전의 내부(In)를 담당한다면, 외부(Out)는 이수진 작가의 몫이다. 성신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을 수료한 후, 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인사미술공간을 비롯한 여러 대안공간의 주요 그룹전을 거친 이수진은 도시의 물리적 지형과 심리적인 표정이 자아내는 정황을 재현하는 데에 관심을 가졌고, 청계창작스튜디오에서의 전시 『Tied up』에서 서울의 오랜 도심지역인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의 풍경을 그 지역에서 흔한 재료들을 통해 설치작업으로 보여주었다. 이후 2011년 통의동 보안여관에서의 전시 『유연한 벽』을 통해서 작가는 기존의 파티션이나 페인트들이 다 벗겨진 오래되고 허물어져 가는 6,70년대 건물이라는 특정한 장소를 탐구하되, 본래의 기능성을 상실하고 존재감이 모호한 재료들을 이용한 설치작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간'적 요소와 '수행'의 의미가 강조된 퍼포먼스로 발전시켜 나간다. 건물의 외벽을 선으로 채우고, 벽과 문틈 사이로 새로운 벽과 천장을 만들어내며, 재료를 이용해 덮고 채우고 변형하고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기존에 보이지 않던 물질과 장소 그 너머의 이미지를 끌어내며 유연한 공간을 우리 앞에 내어 놓은 것이다.
이번 전시 『The Deep Stay』는 이처럼 유연한 공간에 대한 탐구의 연장선상인 동시에, 2013년까지 2년 동안 이어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전시의 제목이 잘 보여주듯이 작가는 도시 속에 존재하는 특정한 장소를 찾아 그곳에 머무르면서, 그 공간에 존재하는 요소들을 시각적 혹은 공감각적인 이야기로 구성해내는데 집중한다. 이때의 요소들이란 "공간 속에 존재하는 시간과 사람들, 경험과 관련된 사건들, 그리고 그 속에 스며든 다양한 행동과 심리, 생활방식, 지형, 일기를 포괄하는 것"이며, 단지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공간만이 아니라 엄연히 우리 옆에 존재하지만 눈길을 끌지 않는 후미지고 소외된 공간이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지역에서의 장소 특정적인 작업과 수행적인 퍼포먼스가 포함된다. 이번 가인갤러리에서의 전시에서는 자동밴드를 이용한 외벽 설치와 지류상과 종이공장에서 용도 폐기된 종이더미들이 틈새 공간 곳곳에 쌓이고 엉기고 무너지고 흩어지는 광경이 전시기간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 윤형주
Vol.20120322j | In & Out Project-김철유_이수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