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꽃을 피우다

신춘기획展   2012_0322 ▶ 2012_0418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이이남_신 매화도_LED TV 55inch_00:04:00_200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석문_박진명_성영록 성태훈_송필용_이이남_조환

책임기획 / 나민환 후원 / 롯데백화점 안양점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롯데갤러리 안양점 LOTTE GALLERY ANYANG STORE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번지 롯데백화점 7층 Tel. +82.31.463.2715~6 www.lotteshopping.com

혹한의 추위는 작별 할 시간이 되었고,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돌아왔습니다. 봄을 시기하는 꽃샘 추위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지만, 알싸한 봄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꽃 피는 춘삼월, 롯데갤러리 안양점에서는 매화: 꽃을 피우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려주는 매화, 봄의 전령사로 불리우며 겨우내 움추려 있던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 주는 듯 합니다. 세한삼우(嵗寒三友) 중 하나 인 매화는 늦겨울을 보내며 아직 잔설이 남은 가운데 긴 겨울 눈보라 추위도 굴하지 않고 잘 견디어 단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굴곡 많은 우리네 인생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곧잘 시와 그림 속에 표현되어 왔습니다. 매화는 함부로 번성하지 않는 그 희소함, 나무의 늙은 모습이 아름다움, 꽃봉오리가 벌어지지 않고 오므라져 있는 자태로 인해 보는 것만으로 대쪽 같고 올곧은 선비의 기개와 기품을 느끼게 합니다. 진한 매화의 향에 취해 천하의 으뜸가는 꽃으로 칭송 받았던 매화는 사랑을 상징하는 꽃으로도 전해집니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주위의 반대나 역경을 극복하여 서로에게 변하지 않는 마음의 표현하고자 할 때 그 징표로서 매화가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매화는 추운 겨울 동안에도 결코 향을 팔지 않은 탓에 봄에 그토록 진한 향기를 발하며, 흔들리지 않는 자태를 뽐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흔들리지 않고 유유히 꽃을 피우는 매화의 모습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제안하며, 새로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시사하는 듯합니다. 이에 본 전시는 매화를 소재로 다양한 인문학적 상상력, 매화에 대한 독특한 태도와 해석을 보이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선보이고, 화가들의 시지각적 창조력으로 만들어 내는 아름답거나 신기하거나 익숙하면서도 낯선 매화를 만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강석문_매화소년_장지에 먹, 채색_100×68cm_2012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강석문 작가의 작품은 강한 필력이 돋보이면서도 먹의 유연함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의 꾸밈없는 생명력을 작품을 통해 투영하고 있으며, 작가 특유의 붓터치로 표현한 매화와 익살스러운 소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들은 '위대하고, 지엄하고, 숭고하다'고 표현하는 작가적 감성이 그림에서 그대로 묻어 나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연을 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서툰 듯 보이는 빈틈이 여유로움과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박진명_shimmery-photogene_화선지에 먹, 채색, 배접_100×360cm_2011

박진명 작가가 만들어낸 매화의 이미지는 현실에서 마주한 매화와는 다른 신비한 아름다운 느낌 을 들게 한다. 꽃과 식물의 형상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미처 간과하였던 '매화'라는 대상을 의미 화 하기 위한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작업이다. 먹으로 시작해서 은가루로 마무리하는 작업방식은 햇살의 반짝거리며 아른거리는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망막에 맺힌 아른아른하게 빛나는 잔상'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shimmery-photogene」 연작 들에서 과거 전통적인 한국화와는 다른 변별성을 느껴볼 수 있다.

성영록_꽃날_냉금지, 먹, 담채, 금분, 은분_60×120cm_2011

성영록 작가는 동양화의 전통적인 소재인 매화를 작품의 소재로 풀어내고 있으며, 독특한 화면을 구현하고 있다. 서정적이며 애잔한 느낌이 드는 매화를 표현하고 있는데, 푸르거나 붉은 강물을 배경으로 금빛이 도는 하얀 매화꽃이 피어있다. 매화 꽃잎, 눈송이들이 흩날리는 풍경은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작가 자신의 감성으로 풀어낸 작업에서는 고고한 매화가 아닌 슬픈 매화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직접 배접한 냉금지에 겹겹이 먹과 담채로 쌓아 올려 깊이 있는 화면을 구성하고 금분과 은분으로 작업하여 감상자를 매혹시킨다.

성태훈_날아라닭_한지에 혼합재료_47×72cm_2012

성태훈 작가의 작품에는 봄의 전령인 매화와 새벽을 알리는 전령인 닭이 등장한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묵화의 전통적인 필획을 구사하면서도 현대적인 풍경을 병치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닭과 매화의 형상으로 개인적 감성과 시대정신을 매개하며, 기술매체와 물질문명사회에 대한 비평적 시선을 던지고 있다. 전경에는 서정적 풍경을 배치하였고, 후경에는 현재의 비판적 시각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고 있다. 모델링 페이스트를 두껍게 얹고, 붓이 아닌 붓대의 끝부분으로 긁어내어 매화 가지를 표현하며, 손가락 지문으로 매화를 표현하는 시도의 작업을 볼 수 있다.

송필용_달빛매화-청매38_캔버스에 유채_112×194cm_2011

매화 그림을 통해 나름의 삶의 방식을 갖고 곧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주고 싶다는 송필용 작가의 달빛매화는 자연의 매화꽃나무와 전통적인 묵매도의 형식 사이에서 탄생했다. 청명하게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이미지의 풍경을 담아, 달빛 매화 작업을 하고 있다. 시내나 강물에 비친 달과 흰 매화꽃 그림자, 그리고 대작으로 재해석한 매화나무는 옛 그림과는 커다랗게 차이 나는 다른 상상력을 끌어내준다.

이이남_달항아리 풍경 Scean of Moon Pot_LED TV 55inch_00:05:09_2009

움직이는 페인팅이라고 불리는 작업을 하는 이이남 작가는 한국 전통 산수화를 차용하여 표현하 고 있다. 과거 허백련, 신사임당의 작품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형식으로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화선지가 아닌 영상매체의 화면 안에서 미묘하게 움직 이는 모습을 창출함으로써, 전통미술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매화를 그린 과거명 작을 차용하여 그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시키고 있다.

조환_Untitled_스틸_130×157×8cm_2012 조환_Untitled_스틸_115×153×8cm_2012

조환 작가는 철판을 자르고 이어 붙이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형상을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 철로 이루어진 형상은 느리고 무겁지만 시원하게 뻗은 매화가지, 그 끝에 모여 핀 매화, 그리고 그 뒤쪽으로 어른거리는 그림자로 핀 수묵의 매화송이들, 그림자는 먹색으로 드러나서 이렇게 화면을 새롭게 생성한다. 특정한 틀 없이 철판 그대로 전시장의 벽 위에 전시하면, 흰 벽은 동양화의 여백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다. 일정한 양감의 형태미를 갖추고도 있지만, 갖춰진 틀이 없어 열린공간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나민환

Vol.20120322c | 매화, 꽃을 피우다-신춘기획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