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thing

이상희展 / LEESANGHEE / 李尙姬 / painting   2012_0314 ▶ 2012_0326

이상희_Breathing_종이에 채색_53×45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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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314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갤러리 에뽀끄 GALLERY EPOQUE 서울 종로구 재동 38-1번지 Tel. +82.2.747.2075 www.galleryepoque.com

자연으로부터의 모티브와 그 생명력에 대한 관찰로부터 시작된 나의 그림들은 우리에게 친근한 숲과 바람, 햇살등의 추상적인 표현들이 담겨져 있다. 삶의 시간의 흐름속에서 그들과 접한 순간들, 그들과의 추억과 흔적들을 시각적 조형언어로 사용하여 나무와 숲을 통해 투영되는 빛 속에서 그 생명력과 자연의 숨결을 조심스레 가시화하는 과정이다. 그림의 기본재료는 종이와 먹을 중심으로 색의 느낌을 더하기도 하는데 나무에서 온 종이와 자연의 색감들은 나의 기본재료들 또한 그림의 주제와 함께 어우러져 결과뿐 아니라 시작 또한 자연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통합하여 일체화된다. 마른 붓끝에 묻힌 먹은 촘촘이 찍혀져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모여 형상을 이루었다가 다시 흩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게 된다. 오랜 노동과 시간을 축적하고 있는 점들은 종이의 단면과 붓이 수직으로 만나 이루어진 가장 최소한의 영역이다. 그로인해 생겨나는 독특한 질감과 선명하고 명확한 기운은 자연의 생명력과 태동, 성장, 즉 시간 속에서의 생성과 소멸을 담게 된다. 우리의 이해나 인지를 바라거나 기다려 주지 않고 너무나 빠르게 변화를 요구하며 무조건적인 받아들임을 강요받는 이 시대에 시각적 이미지들 또한 경쟁하듯 앞을 다투어 강렬한 전달만을 목표로 점점 더 자극적으로 달리고 있다고 느껴진다. 나의 그림들은 이러한 쉼 없는 경쟁사회에서 전달과 흥미를 넘어선 좀 더 근본적인 생명과 그의 숭고함을 담아내어 숨가쁜 우리들에게 숨과 쉼을 허락하는 휴식과도 같은 사색과 명상의 시간과 공간을 갖게 하고자 한다. ■ 이상희

이상희_Breathing_종이에 채색_53×45cm_2012
이상희_Breathing_종이에 채색_53×45cm_2012
이상희_Breathing_종이에 채색_53×45cm_2012

숨결 Breathing ● 작가는 지극히 현실적임에도 정작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현상을 '숨결'이라는 단어로 상징화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표제인 일련의 '숨결' 작업은 그의 고집스런 사색의 산물이다. 십여 년을 집요하게 파고든 그의 '숨결' 작업은 생명의 마지막 경계선에 이르러 발현되는 창조의 순간을 형상화 한다. 그의 그림에 주로 등장하는 검은 색은 우주의 색이다.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색이면서,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새로운 창조의 순간을 의미하는 색이기도 하다. 검은 색은, 진화와 창조 양면을 가진, 그 자체로 완벽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우주에서 시작하여 숲으로, 한 그루 나무로, 한 장의 나뭇잎으로, 그리고 종국에는 잎맥으로, 나아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의 세계로 이어지는 숨을 들이키는 영원한 응축의 과정은, 존재의 탄생을 의미한다. 반대로 미세의 세계에서 나뭇잎을 거쳐, 나무와 숲으로, 마지막엔 우주로 이어지는 숨을 내뱉는 끝없는 확장의 과정은, 생명의 탄생을 의미한다. 생성과 소멸. 이러한 쌍방향의 사유의 흐름은 그의 그림으로 상징되는 '숨결'의 의미를 알 수 있게 한다.

이상희_Breathing_종이에 채색_53×45cm_2012
이상희_Breathing_종이에 채색_53×72cm_2011
이상희_Breathing_종이에 채색_53×72cm_2011

그의 그림은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떨림을 담담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다. 바람이 지나가고 있으며, 분명 흔들리고 있는 나뭇가지임에도 그는 정지된 화면으로 그 찰나의 순간에 접근하고 있다. 숨을 들이키고 내뱉는 두 가지 동작의 틈바구니를 그는 절묘하게 구분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두 가지 현상을 마치 하나의 움직임인 듯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것은 마치 블랙 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어느 순간 끝없는 팽창을 시작하는 우주의 폭발로 이어지는 거대한 파노라마와 같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정지된 화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슬로우 모션으로 찍어낸 긴 화면을 보는 듯하다. 그의 그림은 우주의 새벽처럼 몽환적이기도 하고, 초록의 별처럼 빛나기도 한다. 때로는 마젤란 성운의 가스구름 같은 욕망의 응어리를 보여주다가도,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를 넉넉하게 만든다.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소나무가지와 밤안개에 싸인 대나무 가지의 청량한 화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바로 그가 말하는 경이로운 조화의 세계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항상 그대로인 자연을 관찰하고 생명력을 느끼며 호흡한다. 그렇게 그는 그저 그런 평범함과 자연의 숨결 속에서 평안을 찾고 위로를 받는다. 거추장스러운 가식이나 미약한 인간의 힘이 배제된 세계에서 평화스럽게 숨을 쉰다. 소박한 자연과 그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그의 그림은 바로 그 순간 빛을 발한다. 그 자체로 완벽한 자연이 그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의 그림에서 위안을 받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마음속에도 그가 꿈꾸는 세계가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 이기영

Vol.20120313b | 이상희展 / LEESANGHEE / 李尙姬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