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GlassBox Artist Project)

유리상자를 열고 맛을 만나다展   2012_0309 ▶ 2012_0324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309_금요일_06:00pm

2012봉산문화회관기획展

작가와의 대화 workshop 3월 9일(금) - 김철환_조경희 3월 16일(금) - 김승현_김정희 3월 17일(토) - 김미련_장미_정재훈 참가문의 / 053-661-3517 *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 www.bongsanart.org

참여작가 김미련_김승현_김정희_김철환 장미_정재훈_조경희

주최 / 봉산문화회관 협력기획 / 김옥렬(아트스페이스 펄 대표)_박소영(P.K 아트비전 대표)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GAP』展 ● 『GAP(갭)』은 '다름'과 '차이'를 상징하는『유리상자-아트스타』展의 새로운 프로젝트『GlassBox Artist Project』의 이름이다. '공간의 틈', '시간적 여백', '차이', '공백', '사이'의 의미를 내포한 GAP은 유리상자를 열고 그 매력을 맛보는 사건의 요약이며, 이는 현대미술을 대할 때 '차이를 두고 그 다름에 빠지는' 우리의 태도와 닮아있다. ● '유리상자GlassBox'는 봉산문화회관 2층에 위치한 전시 공간 'ART SPACE'의 별칭이며, 유리로 사방이 둘러싸여있고 보석같이 소중한 작품들을 담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유리상자로 불려진다. 유리상자 전시는 2006년 12월21일부터 시작된「도시 작은문화 살리기 프로젝트 - 유리상자」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되었으며, '미술창작스튜디오 만들기'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젊은 미술가의 작업현장을 들여다보려는 작가지원 형태의 지속성 있는 실천이기도 하였다. 2007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6년째인 유리상자 전시는 '스튜디오', '아트스타'라는 부제와 함께 진행되며, 4면이 유리로 만들어진 공간의 장소특수성을 기초로 하여 연출한 설치작품들은 패기 있는 신인작가의 힘과 열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 전시의 주된 매력은 톡톡 튀는 발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 예술가의 실험적 사고를 가까이 느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김미련_The Spatial Plants 2_설치

이러한 유리상자의 지향을 한 단계 더 진전시켜, 이번에는 유리상자를 벗어나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는 장소에서 이들 작품의 매력을 맛보는 자리를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그 실현을 설계하면서, 청년미술에 대한 관심과 기획경험이 풍부한 외부 협력기획자(아트스페이스 펄 대표 김옥렬, P.K 아트비전 대표 박소영)를 초청하여 작가선정에서부터 기획․진행에 심도 있게 협의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리상자-아트스타'를 통하여 소개되었던 30명의 작가 중 7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다시 소개하고 지원하는 기획전시 GAP을 추진하게 되었다. 전시 주제는 유리상자를 벗어난 다른 공간이란 점에 주목하여 '유리상자를 열고 맛을 만나다!'라고 정하고, 1전시실에 김정희, 정재훈, 김승현, 김철환, 조경희, 2전시실에 장미, 3전시실에 김미련 작가를 초청하여 전시를 진행하였다. ● 김미련 작가는 2010년 Ver.6『Monumental Aircoat in Glassbox』展(11.12~12.12)으로 소개되었다. 이번에는 싱글 채널 비디오 설치작업「The Spatial Plants Ⅱ」를 통하여 대구와 독일의 거리에 자생하는 식물의 부분을 스캐닝하고 그 스캔 이미지로 제작한 영상을 실제 식물이 담겨진 화분에 겹쳐 투사한다. 투사 영상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자란 비슷한 이름의 식물이 지닌 친근한 듯 낯설고 새롭게 보이는 가변적 정체성을 보여준다. 이 가상의 이미지와 골목길 주변에서 발견한 50여개의 식물 화분의 겹침으로 '차이'와 '틈'을 제시한다. ● 김승현 작가는 2011년 Ver.7『House is not a home series -empty』展(12.23~1.29)으로 소개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완성 작품만을 보여주는 기존 전시형식과는 달리, 1개월 정도 기간동안 매일 A4종이 위에 콤포지션 드로잉을 수련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미감과 창작 작업의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고안한 100장의「Composition series-daily composition」작업을 선보인다. 이 작업은 완성에 관한 '여백'을 제기하고 시간에 관한 '차이'를 제안하며 '다름'을 생각하게 한다. ● 김정희 작가는 2009년 Ver.2『세제곱』展(4.24~5.31)으로 소개되었는데, 유리상자 전시공간의 장소성이나 특징을 탐구하여 공간의 느낌을 전달하는 공간읽기 작업이었다. 이번에도 '공간읽기' 작업의 연장선에서 1전시실 공간 한 켠의 기둥과 벽을 본뜨고 그 공간의 부피를 기하학적 형태로 덩어리화 하여 재배열함으로써 일상적인 공간을 새로운 성격의 공백으로 보이게끔 공간을 사물화 시킨다. ● 김철환 작가는 2011년 Ver.3『내가 생산한 것+사람들이 생산한것』展(6.3~7.10)에 소개되었던 작가이다. 이번에도 작가의 신체 분비물인 비듬과 입술 각질을 채취하여 쇼케이스와 액자형식으로 진열하는 전시방식 '내가 생산한 것'으로 관객과 만나 시간의 차이와 예술에 대한 인식의 다름을 담론으로 형성한다.

김승현_composition-series 'daily composition'_설치

장미 작가는 2011년 Ver.2『M Artist Room』展(4.15~5.22)에 소개되었다. 이번에는 2전시실 공간을 음악과 그림이 어울리는 공연 소극장 같은 분위기로 연출한다. 금박종이 위에 새겨진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와 동심을 담은 낙서, 글쓰기, 드로잉을 결합하여 관람자를 둘러싼 환경으로서 '공백' 공간을 선보인다. ● 조경희 작가는 2011년 Ver.5『Blindly』展(9.23~10.23)에서 스타킹을 소재로 하는 작업을 선보였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갑과 가방처럼 무엇인가를 넣기 위해 만들어진 사물을 '욕망'으로 대상화하면서 저울과 의자를 함께 설치하여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연출한다. 작가는 욕망의 시각적 기괴함과 또 다른 아름다움 그 사이를 드나들며 감성의 차이를 담론화 한다. ● 정재훈 작가는 2009년 Ver.7『White out』展(12.11~1.17)으로 소개되었던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무의식적이고 집요한 만들기 혹은 작은 파편 조각들을 조립하여 본원적인 구조 형태를 만드는 자신의 조각 작업을 통하여 작가의 노동 과정과 구조를 작업과 연결지으면서 삶과 현대미술의 사이, 그 차이의 기억들과 의미들을 질문한다. ●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바라보는 GAP 영역이다. 이 전시에 힘입어 이제 다르게, 멈추고 돌이켜보고 생각하여 '차이'와 '다름'을 다시 담론하고자 한다. ■ 정종구

김정희_빨간 덩어리가 된 The Space_설치

밝고 투명한 상상의 장소 ● 유리 상자는 바닥과 천장이외에는 사방이 투명한 유리벽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공간의 특성상 안과 밖이 서로 투명한 시각의 상을 만들고 있기에 작품을 벽에 건다는 전통적인 방식이 제거된 상태에서 출발하는 장소다. 그래서 유리 상자에 도전하는 작가들은 장소에 대한 해석이 우선적으로 전제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투명한 유리 상자에 대한 작가적 해석에 따라 감상과 비평에 대한 평가의 경계가 보다 분명해지는 곳이다. 그래서 유리 상자는 창작과 감상으로 확장되는 상호작용을 통해 과정과 결과에 대한 실천을 구체화 시켜가는 장소특정성이 전제된 공간이다. 이런 점에서 유리 상자는 봉산문화회관의 꽃이라고 불릴만한 장소일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기획된 유리 상자 특별전인 GAP의 초대작가는 김미련, 김승현, 김정희, 김철환, 장 미, 정재훈, 조경희 이상 7인으로 구성되었다. ● 김미련 - The Spatial Plants 2 ● "삶의 방식과 작업의 방식이 개연성을 가질 때, 그 작품은 진정성을 획득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김미련의 이번 작품은 '개연성'을 통해 창작과 감상이 만날 수 있는 범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가 발견한 개연성의 의미는 같은 시기에 독일과 한국이라는 다른 공간에서 동일한 식물을 스캔한 이미지를 인터넷을 통해 파일로 교환해서 결합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 독일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문화적 토양의 차이에서 느끼는 거리감이 식물스캔을 통한 기록으로 재조명한 것이다. 그것은 실재와 가상을 사유하는 '차이의 체계'로 재구성되고 있다. 실재와 작가적 상상력이 결합되는 개연성의 지점인 김미련의 '특별한 식물'은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사유하는 포트레이 팩션(Portray Faction)이다. ● 김정희 - 색과 부피의 공간 ● 빈공간이 갖는 부피(volume)의 개념을 '세제곱'의「cube」로 보여주었던 김정희의 이번 설치 작업은 입체가 점유하는 공간과 부피의 관계를 제시한다. 이전의 작업이 유리 상자에 투명한 우레탄 비닐풍선으로 공간과 부피의 관계를 유기적인 방식으로 시각화 했다면, 이번 전시작은 2차원의 선과 3차원의 변형된 입방체에 강렬한 붉은 색으로 공간의 조건을 시각화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공간과 보이는 공간의 관계, 벽과 공간의 관계, 2차원과 3차원의 공간적 조건에 대한 시각화는 투명과 불투명, 평면과 입체로 공간을 그리는 그림이 된다. 붉은 선과 면 그리고 입방체의 결합, 그 사이를 관통하는 공간의 긴장감은 절제된 존재감으로 부각된다. ● 김승현 - composition series ● 김승현의 이번 전시는 언어적 요소를 회화적 질문으로 확장해가는 작업이다. 기본 틀은 'COMPOSITION'이다. 매일 매일 용지에 프린트된 'COMPOSITION'이라는 언어의 다른 면을 찾아 색을 칠하는 반복되는 과정에서 그의 작업적 태도는 서술적 행위가 된다. 이처럼, 김승현의「composition series」는 시간의 경계를 잘라 펼쳐 놓은 듯 일상의 반복을 통해 그리는 행위 자체의 의미를 재생산해 가는 것이다. 마치 'COMPOSITION'을 통해 'COMPOSITION'하는 언어와 그림의 관계를 시각화는, 이를테면 언어적 의미가 행위로 번역되면서 언어와 행위의 경계를 확장해 가는 지점으로 나아간다.

김철환_내가 생산한 것_설치

김철환 - 내가 생산한 것 ● 김철환의「내가 생산한 것」은 몸에서 떨어져 나온 것에 대한 한 순간의 성찰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은 몸의 각질이나 머리카락과 비듬 등에 관한 것이다. 신체를 사유하는 그의 방식은 그 자신의 몸에서 탈각된 피부의 껍질을 수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정성스럽게 복원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태도는 버려질 것에 대한 집착에서 수집된 오브제, 즉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들을 모아 수집하고, 또 이를 정성으로 자르고 갈아서 색을 입힌 조각적인 진열장에 보관한다. 이 진열장은 작가의 욕망이 투영된 장소로 그 너머에는 안과 밖의 모순을 드러내는 하나의 기념비적인 보물에 대한 은유가, 새로운 욕망이 추상신체로 나아가는 장소가 된다. ● 장미 - 17인의 참여와 공감 ● 장미는 이번 전시에서 SNS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자발적 참여를 시도한 설치물을 보여준다. 전시에 참여할 사람들에게 재료를 나누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글이나 그림으로 그리게 한다. 익명으로 참여한 17인의 일상의 단면이 담긴 금색의 반사면은 건축적인 벽으로 설치된다. 서로 다른 삶이 담긴 조각들이 하나의 공간에 설치되어 전시 이전의 익명의 사람과 전시를 보기위해 전시장을 찾은 감상자가 하나의 공간에 설치된 벽면에서 서로를 투영하고 동일한 시공간을 공유한다. 이 설치가 의미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참여와 공감으로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게 하는 태도가 형식이 되는 작업이다. ● 정재훈 - 조형의 정교함 ● 정재훈의 작업은 정교한 솜씨를 바탕으로 하는 노동의 산물이다. 그의 설치물은 정교한 솜씨가 주는 기능적인 요소와 반복된 통일성이 주는 미적 요소가 갖는 미묘한 경계에 있다. 그 경계는 나무 조형이 만들어 내는 형상성이 미적 감상의 대상을 넘어 모형이 갖는 정교함에 있을 것이다. 이점은 조형적 구조나 형태 그리고 정교한 부품이 그 자체로 감상이 될 수 있다는 시도의 참신성에 주목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의 정교하고 기계적인 나무 조형이 화판의 결과 나사 등을 활용해서 평면이나 입체 혹은 부분과 전체의 모습으로 재단된 기계적인 부품을 미적 감상의 요소로 변형해가는 정교함과 통일감이 주는 매력이 다양한 예술적 함의를 지니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 조경희 - 욕망이 투영된 장소 ● 설치를 위한 조경희의 시선은 스타킹이나 옷 그리고 하이힐 등 여성성을 상징하는 것들이 대대수를 차지한다. 그것은 자신의 결핍을 보충하고 보완해가는 매개물이자 상처와 억압의 연상 작용을 이끌었던 하나의 중요한 단서들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위한 소품인 의자, 저울 그리고 여행가방의 등장은 욕망이 투영되는 새로운 장소 내지 욕망과 욕망의 결합들로 인조 가죽과도 같은 껍질의 조각들이 바느질을 통해 결합되고 있다. 이 결합은 억압된 욕망에 대한 치유와 새로운 세계로의 갈망이라는 이중성, 깊이를 알 수 없는 검고 어두운 욕망의 그림자 이면에 밝고 환한 욕망의 실체가 채워지는 장소일 것이다. ■ 김옥렬

장미_M:m/m:M_설치

'유리상자' 이야기 ● 2007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Glassbox Artist Project』를 통해 30명의 작가가 각자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였다.『GAP』은 이들 중 따로 선정된 일곱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이다. 공백, 차이, 다름, 틈, 괴리 등의 의미를 지닌 'gap'이란 영어단어에는 부정적인 의미와 함께 그것을 완화하고 보완하는 여유, 여백, 관용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도 하다. ● 유혹의 공간, '유리상자' ● 봉산문화회관 전시장 건물 외부는 가느다란 메탈 구조로 유지되는 유리로 처리되어 있어 건물의 외부와 내부가 하나로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다. 이런 구조의 중심에 위치한 '유리상자'는 높은 천장으로 인해 비어있는 상태에서도 그 자체로 기념비적인 유리탑을 이루고 있다. 역동적이면서도 시적인 느낌을 주는 이 구조물은 늘 변화하는 하늘의 구름, 관람자의 움직임, 낮과 밤의 풍경을 반영시켜 이곳을 바라보는 모든 이로 하여금 각자의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만든다. '유리상자'는 작가의 내밀한 작업실의 현상이었던 창조의 신비를 깨고 관람자와 함께 호흡하는 전시공간이다. 투명한 유리 공간에서는 작가가 작품을 설치하는 일련의 과정이 여과 없이 낱낱이 드러나게 된다. 예술작품을 완성된 모습이 아닌 구성과 설치의 과정에서 지각할 수 있다는 데 '유리상자' 전시의 독창성을 찾을 수 있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창조의 역동성과 순환의 역사를 전시 공간과 시간의 한계성을 초월하여 관람자들이 볼 수 있게 한다. 관람자들은 건물 내부와 외부 테라스를 산책하다 '유리상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일별하게 된다. 어느 순간, 그들은 유리에 바짝 얼굴을 대고 그 안에 펼쳐진 전시에 몰입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예술작품은 조명을 받아 마치 상자 속 보석처럼 반짝이며 관람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처럼 '유리상자'는 산책하는 여유로움 가운데 관람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공간(attraction zone), 한 특별한 장소이다.

정재훈_Do-raw-ing_설치

인간극장 ● 2층과 3층의 세 전시실을 사용하는 전시『GAP』에 참여하는 일곱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연결고리는 삶과 그것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하겠다. 먼저 천고가 높은 2층 제3전시실은 김미련을 위한 공간이다.「The Spatial Plants Ⅱ」에서 그는 스무 개의 화분과 함께 정면 벽면 전체에 영상을 프로젝션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식물을 스캔한 이미지를 중첩하는 방식의 스캐노그래피(scanography)나 영상을 통해 이주와 정주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금은 떠나왔지만 그가 오랜 시간 생활했던 독일의 친구들로부터 주변의 식물들을 스캔한 것을 전송받고, 또 자신의 주변에서 발견한 식물들을 스캔하여 두 이미지를 중첩시킴으로써 멀리 떨어져있는 두 세계가 서로 합류하게 한다. 늦겨울, 작가가 봉산문화회관 주변의 여러 장소를 다니며 수집한 화분의 식물들 중 일부는 생명이 다해 바스라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조만간 새싹이 틀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응축되어 있다. 유영하듯 느리게 진행되는 영상 속 식물이미지는 뒤셀도르프와 대구의 간격을 좁혀준다. 작가에게 공간의 물리적인 이동은 중요하지 않으며, 동시에 어딘가 정주하고 싶은 작가의 소망은 역설적으로 유목적 사고를 통해서만 현실화됨을 보여주고 있다. 장미는 3층 제2전시실을 아담한 소극장으로 변모시켰다. 정면 벽면은 나무와 식물, 새가 날고 있는 무대로 꾸며져 있다.「M:m/m:M」은 관람자들이 저녁에 소극장에서 공연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풀 듯 전시공간에서 쉬어가게끔 만든 작품이다. 작가가 선택한 유일한 재료인 미러 효과를 내는 두꺼운 금색종이 하나하나에 페이스북을 통해 작가와 소통을 원하는 각양각층의 열일곱 사람들의 이야기가 펜으로 새겨져 있다. 불특정 다수의 소통 수단인 SNS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는 기회이다. 금색은 배금주의가 팽배한 현실을 은유하는 매체이다. 삶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를 통해 예술에서 소통과 치유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가장 넓은 3층 제1전시실은 긴 구조의 공간으로 양측으로 자연광이 스며들어오게 전시공간을 구성하여 다섯 작가의 작품을 담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김정희의 강열한 붉은색 기하학 형태가 시선을 자극한다. 작가는 비어있으면서도 차있는 물리적 공간의 역설적인 측면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전시장의 구조, 즉 벽면, 모서리, 기둥을 측정한 후 기하학적 덩어리로 재구성한 것을 배열하고, 라인테이프로 한 모퉁이에 네거티브 공간을 설정했다. 이를 통해 예술작품이란 공간 속의 대상인 동시에 그 자체가 공간을 이루는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철환에게 작품이란 바로 자신의 신체의 기록을 말한다. 그것도 끈질기고 지난하기만 한 기록이다. 그는 생명의 숨이 멈추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우리 몸에서 생성되어 성장하고 죽어 몸 밖으로 떨어져나가기를 반복하는 입술각질, 비듬을 이용하여 관능을 호소하는 입술을 만들고 무한한 갤럭시를 환기시키는 사진을 촬영했다. 이 두 개의 연작을 12개씩 전시장에 일렬로 나열하여 1년간의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고증하고 있다. 집중과 끈기는 정재훈의 작업세계를 지배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다양한 부품들을 수집하고 치밀한 도면을 세워 거기에 맞춰 일일이 손으로 조립, 공작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노동의 신성함을 강조한다. 조경희는 모조 가죽과 큰 여행용 가방의 파편들을 잇고 박음질한 구조물을 천장에서부터 늘어뜨리거나 낡은 저울과 함께 바닥에 둠으로써 채워질 수 없는 인간의 욕망과 욕심을 내려놓으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 삶의 전환기를 맞는 김승현은 자신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반영한 'daily training'으로 명명한 드로잉을 선보인다. A4 용지에 'COMPOSITION'이란 단어를 하루에 한 장씩 다르게 구성함으로써 힘든 환경에서도 결코 작가를 떠나지 않는 창작에 대한 열망을 담고 있다.

조경희_무겁지만 내려놓을 수 없는_설치

각자 예리한 통찰력과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조건을 말하고 해학으로 세상사를 비틀기도 하는 일곱 작가들의 인간극장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롭다. 또한 앞으로 '유리상자'를 통해 어떤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펼칠지 궁금해진다. 공간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을 통해 미술가와 관람자 모두 궁극적으로 존재에 대해 성찰하도록 유도하고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열린 사고를 추구하는 것이 '유리상자' 전시의 의의라 하겠다. ■ 박소영

작가와의 대화 workshop   김철환 : 내가 생산하는 것-참여자의 신체 각질과 분비물을 채취하여 수집, 기록              3월 9일(금) 오후 5시~6시 / 3층 제1전시실 조경희 : 작가의 작품세계 프리젠테이션              3월 9일(금) 오후 5시~6시 / 4층 제1강의실   김승현 : 작가의 작품세계 프리젠테이션              3월 16일(금) 오후 3시~4시 / 4층 제1강의실 김정희 : 작가의 작품세계 프리젠테이션              3월 16일(금) 오후 4시~5시 / 4층 제1강의실   정재훈 : 프라모델 조립을 통한 "차원적 사고의 비밀"              3월 17일(토) 오후 2시~4시 / 4층 제1강의실 김미련 : 스캐너를 이용한 나의 일상 아카이브하기              3월 17일(토) 오후 3시~5시 / 2층 제3전시실앞 로비 장미 : 목탄으로 그리는 나만의 공간 연출              3월 17일(토) 오후 4시~5시 / 3층 제2전시실앞 로비

참가문의 : 053-661-3517 *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 www.bongsanart.org

Vol.20120310k | GAP(GlassBox Artist Project)-유리상자를 열고 맛을 만나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