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306_화요일_06:00pm
리나갤러리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주말,공휴일 휴관
리나갤러리 LINA GALLERY 서울 강남구 논현동 229-26번지 해광빌딩 1층 Tel. +82.2.544.0286 www.linaart.co.kr
인간은 항상 무언가를 욕망하며 살아간다. 예를 들어, 무언가가 먹고 싶고, 사고 싶고, 하고 싶고... 항상 지금의 것이 아닌 또 다른 것을 갈구한다. 그러한 것을 얻은 후에 찾아오는 행복감은 찰나의 순간뿐이다. 원하던 것을 얻은 후 우리는 또 다른 무언가를 욕망하게 된다. 우리가 욕망하는 그것이 실재 존재하는 것 이라고 여기고 쫓기도 한다. 행복, 불행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말이다. ●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우리가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욕망하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살기도 하고 자기만의 행복의 잣대를 가지게 된다. 신소영, 임현희 이 젊은 여자 작가가 우리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것도 욕망이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소영 작가는 이미 커버린 자신을, 그리고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도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려 한다. 어른이 되어버린 작가는 여전히 어린아이의 동심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이 어린아이는 호기심도 많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또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어린시절은 그러했지만,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그 어릴 적 순수함을 찾으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을 경유해 오며 지금의 어른이 되었다. 과거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우리는 욕망한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몇 년전 으로 돌리고 싶은가에 대해서... ● 임현희 작가는 그녀의 무의식으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상상과 현실의 그 중간쯔음 에서나 있을법한 상황들이 그녀의 캔버스 안에서 펼쳐진다. 그녀의 작업에는 아름다운 풍경의 숲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이는 새들이 등장한다. 이 새들은 인간이라는 씨앗을 숲 여기저기에 옮기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게 해주는 신과 같은 존재로 표현이 된다. 작가의 이런 작업요소는 무의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무의식이라는건 어쩌면 그녀가 원하는 욕망이 자기도 모르게 표출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mother earth' 시리즈는 그녀가 태어나기 전 엄마의 자궁 안에서 그녀가 무언가의 사건이 그녀의 무의식으로 남아 지금의 이러한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해준다. ● 리나갤러리에서 2012년 3월. 시작을 알리는 전시로 욕망이론 전을 준비하였다. 전시를 감상하며 내가 원하고자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음 한다. 이 두 작가가 촉매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며 말이다. ■ 리나갤러리
신소영은 작가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나는 여전히 어린아이다. 나는 여전히 어린아이이고 싶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고 어른이 아닌 아이의 모습과 시선으로 세상 속에 있고 싶고, 세상을 보고 싶다. 이 노트처럼 작가의 그림엔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 자신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작가 속에, 우리 모두 속에, 어른들 속에 함께 살고 있는, 지금은 부재하는 유년시절을 대리한다. ● 어른들은 어린아이를 경유해왔다. 그래서 어른들 속엔 여전히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어린아이는 부재하는(부재로써 존재하는) 만큼, 어른이 어린아이를 되불러온다는 것은 곧 부재하는 존재와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그 존재방식이 부재인 만큼 그리움을 되불러오는 시제 역시 과거시제를 취한다(모든 그리움은 부재에 대한 그리움이며, 과거를 향한 그리움이다). 그래서 작가의 그림엔 「그 순간」, 「그때서야」, 「그때의 너는」, 「그러했던 날」, 「잊어가는, 잊혀지는」 등의 과거를 암시하는 제목이 많다.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때 그 순간을 되새김질하는 것. ● 이처럼 작가는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본다. 그 눈에 비친 세상은 『어린 왕자』처럼 이상적이기도 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환상적이기도 하지만, 때론 『양철북』에 등장하는 오스카처럼 시니컬하기도 하다. 순진한가 하면, 순진함과는 거리가 멀기도 하다. 이처럼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이 순진하지가 않은 것은 그의 이상과 환상(그 자체 유토피아의 계기인)이 사실은 현실원칙에 위배되는,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감행하게 해주는 장소며 지점들을 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보는 어린아이의 눈엔, 엄밀하게는 어린아이의 눈을 빌린 어른의 눈엔 사실은 어른의 욕망이 투사돼 있다. 어린아이가 어른의 세계에 성공적으로 편입하기 위해서 치러야 했던 억압된, 그리고 거세된 욕망(아마도 최초의 트라우마로 새겨졌을, 그래서 무의식의 지층을 이루고 있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는 것. (신소영 평론글 일부 발췌)
부드럽고 편안한, 그러나 강렬하고 다양한 색을 담은 임현희 작가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들은 생생한 색들로 가득차있고, melancholy 한 빛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작품을 언뜻 보게되면 그것은 조화로운 풍경으로만 기억되지만, 큰 화폭에 둘러쌓여 작품을 바라보게되면 관객들은 그 안의 복잡하고 다양한 풍경들과 마주하게 된다. ● 작가는 화폭에 생동하는 생명력을 표현함과 동시에 죽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녀는 캔버스에 표현한 식물과 새를 통해 고대인들의 믿음인, 이 세상을 창조한 자연과 신에 대해 표현한다. 식물은 삶의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하며 새들은 삶을 관장하는 권위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 요소들은 주로 그녀의 무의식으로부터 시작되며, 가장 최근에는 'Mother earth' 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녀의 초기 작업은 생명을 창조하는, 강한 힘을 지닌 Woman's sexuality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녀의 페인팅 안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자연의 자궁 안에서 태어나고 이름 붙여진다. 작가는 그 자궁의 넘치는 생명력을 원시적이고 강한 에너지를 지닌 Aboriginal 작품에 영향을 받아 수 백 개의 점으로 표현된 압축된 에너지로 보여주고자 한다. ● 작가는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MA course 를 졸업하였으며 그녀의 작품은 작년, 런던에 널리 알려졌다. 그녀는 현재 서울과 런던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 (임현희 평론글 발췌)
Vol.20120306h | 욕망이론 - 신소영_임현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