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民性

한국적 표현주의 Korean Archetype展   2012_0306 ▶ 2012_072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박생광_서용선_김종학_황창배

주최/기획 / 대구미술관

관람료 / 일반_1,000원 / 청소년_700원 (20인 이상 단체 : 700원 / 500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미술관 DAEGUARTMUSEUM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374번지 1,2전시실 Tel. +82.53.790.3000 www.daeguartmuseum.org

『민성民性』은 대구미술관의 철학적 지향성과 비전을 선보이는 주제전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민성'은 '한국적 표현주의'에 대한 또 다른 이름으로서, 민족의 시원(始原), 원형(原形)적 측면에서 발현되는 한국인의 서정과 의지를 원초적 서사로서 다룬다.

박생광_탈_수묵채색_67×69.5cm_1984
민성展_대구미술관 1전시실 1_2섹터 박생광_2012 (사진촬영_Studio Namu)

민성 작가 4인-박생광(1904-1985), 서용선(1951), 김종학(1937), 황창배(1947-2001)의 경우, 그들의 세대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한국미술의 첨예한 대립각의 시기에도 불구하고, 자기 고유 발언으로서 택한 창작의 기법과 소재들이 시대적인 요청과 더불어 한민족의 잠재된 서정을 깨우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민성 작가 4인은 시대적으로 모더니즘적 개념미술과 민중미술이라는 양대 경향 속에서 한편에서 당대 타락이라 규정지었던 구상적 회화를 버리지 않았고, 또한 사회혁명을 목표로 한 정치적 회화를 마주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스스로도 혼란한 시기, 그들은 도리어 '의지적 행보'를 선보인다. 자신이 해오던 바에서 시대를 읽고 자신에게 걸맞는 도상을 담아내었다. 그리고 직접적인 발화(發話)를 억제하면서도, 강렬하고 인상적인 색/구성을 통해 심층적 의식을 강화함으로써 우리 안에 응축된 '민성'을 끌어내고자 하였다.

서용선_계유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323cm_2007
민성展_대구미술관 1전시실 4섹터 서용선_2012 (사진촬영_Studio Namu)

박생광은 '민족성'과 '불교·무속'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서 자신만의 '그대로화풍'을 정립하게 되었고, 서용선은 '역사적 서사'와 '현대 군중' 그리고 비정하게 표현된 자기 초상을 통해서 우리 삶에 개입하는 폭력성을 집단적 비애감으로 이끌어내었다. 그리고 김종학은 한국적 원시성이라 할 수 있는 민예적 감흥과 자기 감정을 자연에 이입하면서 고유의 평면성-색의 현란함과 균질화된-을 찾아내면서, 마지막으로 황창배는 '전통성'과 '현대성'을 쥐고서 자유분방한 정신으로 형통하였던, 실험성을 몸소 보여주었다.

김종학_잡초_천에 아크릴채색_210×228cm_1986
민성展_대구미술관 2전시실 1섹터 김종학_2012 (사진촬영_Studio Namu)

한국적 표현주의를 일컫는 조어(造語)로서의 민성, '민民'은 인간 생의 형태와 원초적 의지를 포괄하는 삶의 형形을 뜻하고 '성性'은 면면이 이어져오면서도 현재화되어 표현되는 우리의 '성정'이나 '기질'과도 같은 것이다. 이를 합친 '민성'은 일차적으로 '무의식이 작용하는 비합리적인 활동'으로서 내면에서 발현되는 '욕구․의지'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표현론 내지는 표현주의가 차지하는 수많은 가지들의 근간이 되며, 또한 한국인/한국성이 공유하는 삶의 형形-문화적 원형과 역사에 대한 기억, 특유의 풍토에서 비롯되는 경험 등-으로 축적되어온, 우리 고유의 서정성을 함의한다. 이같은 서정성은 (예술)의지와 (예술)충동을 추인하면서 우리 기층의식이 주조해낸 '공감정서'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에 '민성'은 원형적 증거로서 신화나 설화와 같은 옛이야기, 영성(靈性)으로서 구체적인 삶에 직접적으로 배어있는 민속적 양식, 그리고 역사성과 기억감정을 민족적으로 공유하는 단면들과 세상과 대결하면서 결연히 생을 유지해온 민초적인 힘의 의지들을 '한국적 표현주의'로서 제시한다.

황창배_87-3_수묵채색_121×140cm_1987
민성展_대구미술관 2전시실 4섹터 황창배_2012 (사진촬영_Studio Namu)

역사적 기억과 구전되는 이야기에서 우리는 마찬가지로 보편적이면서도 공감적인 형태의 감성인 비극성을 발견한다. 아마도 더욱 극적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고리를 지닌 사람들. 그들이 삶의 답을 구하고자 수행하는 여정 속에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이에 관계하며 자신의 가치를 정립해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이는 흡사 민성작가 4인이 창작 전 단계에서 고뇌하였던 외화적인 요인들을 비유하는 듯도 하다. 그들 모두에게 일치하는 하나의 표식으로서, 망각을 발견으로 암담함을 개척으로 승화시키는 '의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의지란 다양한 양태로 生생/세계에 빛을 추동하게끔 하는 동력인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시간성을 통틀어 자기 존립 근거를 조직하려는 원초적인 힘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예술가에게 의지란 예술가의 존립근거를 조직하려는 원초적인 힘이고, 예술가의 존립근거란 생이 근원적으로 던지는 비극성에서 출발하여 예술 표현과 창작에 대한 동시대성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도정에 놓여진다. 박생광과 서용선, 김종학과 황창배의 동시대성은 '한국적인'의 시대적 요청과 '표현'이라는 개별 의지로 거두어낸 '민성' 속에서 그 의의를 다시금 재발견할 수 있다. ■ 대구미술관

Vol.20120305h | 민성民性-한국적 표현주의 Korean Archetyp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