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은거隱居

오보라展 / OHBORA / 吳보라 / painting   2012_0301 ▶ 2012_0327 / 수요일 휴관

오보라_息(이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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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303_토요일_12: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 휴관

씨드 갤러리 SEED GALLERY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9번지 아주디자인타워 1층 Tel. +82.31.247.3317 blog.daum.net/gallerymine cafe.daum.net/seedgallery

오보라는 삶을 그린다. 그늘지고 나약하고 간절한 삶을 그린다. 바위 그늘에, 나무 둥치에, 계단 모서리에, 인적을 피하는 곳에 은거하는 이끼의 삶을 그린다. 넘볼 수 없는 사회적 층위에 가려, 화려한 스펙의 비교에 눌려, 끝 모를 경쟁에 지쳐, 좇을 수 없는 처세에 치어, 음습하고 불편하고 그늘진 곳- 피하고 싶은 곳에 살고 있는 이끼. ● 오보라가 그리는 이끼는 우리 사회에서 낙오되고 배제되어 버린 채 관심과 배려와 공존의 관계에서 제외된 이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나약한 존재이다.

오보라_息(이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60.6cm_2007
오보라_息(이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53cm_2009
오보라_息(이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69cm_2009

우리네 삶은 노력과 의지를 벗어난 우연으로부터 행운과 질곡을 만나게 된다. 질곡은 삶에 대한 응전일 수 도 있으나 길어지면 고통이 된다.「이끼」의 삶을 살아야한다. 질곡의 수렁에 빠진 타인의 삶이 반면교사로 다가온다. 권력마저 자본에 예속되는 사회에서 타인의 질곡된 삶은 무탈하기를 바라는 내 인생에서 단지 반면교사라는 재료일 뿐, 그들의 아픔을 함께 보듬고 나누어가며 공존해야하는 삶의 가치가 아닌 것이다. 질곡된 삶속에 내재해 있는 존재적 사유는 무용지물일 뿐이며, 낙오되고 나약한 자들은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축내는 거추장스런 존재일 뿐이다. 자신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이끼」인 것이다.

오보라_息(いき)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116.7cm_2012
오보라_息(いき)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116.7cm_2012
오보라_息(いき)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2.8cm_2012

역설적이게도 이끼는 지구 최초의 생물이다. 생명의 시작이었으며 진화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당당한 삶의 한 개체인 것이다. 기생하는 개체가 아니라 삶의 원시적 존재인 것이다. 오보라의 이끼는 도처에 피어서 삶의 개체로서 존재하고 있는 생명이다. 그래서 오보라의 이끼는 음습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관조자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듯, 단색의 농담으로 70~80번의 층위를 쌓아올린 배경위에 오보라의 이끼가 피어있다. 누적된 세월의 지층 위에 지금의 삶의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처럼 스푸마토 기법을 통해 두텁게 쌓아 올린 배경 위에 손바느질 하듯 한 땀 한 땀 수놓은 것처럼 반짝이고 있다. 소중한 낱개 인생이 반짝이고 있다. 기생하는 것이 아닌 공존의 모습으로, 음울하지 않은 자연의 당당한 개체로, 낮은 곳에 존재하나 소망을 버리지 않은 모습으로... ● 바위의 등걸에, 나무의 밑둥치에, 솟대의 기단부에 붙어 '여기 사람이 있소!'라고 한다. ■ 갤러리 SEED

Vol.20120302g | 오보라展 / OHBORA / 吳보라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