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22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인사동 길 52-1) Tel. +82.2.736.6669, 737.6669 www.galleryis.com
도시의 징후적 풍경 ● 김한나는 자신의 주변풍경인 도시를 회화적 언어로 옮겼다. 그것이 그림이 된 것이다. 그림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본 것을 회화적 언어로 번안해내는 일이다. 그것은 우선 물감과 붓질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만의 회화적 터치와 질료의 연출일 것이다. 여기서 도시라는 소재는 작가 특유의 회화를 선보이기 위한, 자신의 예민한 감성이 투영될 대상으로서 의미를 지니고 설정되어 있다는 인상이다. 그래서 나는 도시풍경보다는 이 작가만의 '회화'를 보고 있다. 탄탄한 기량 속에 번지는 색채와 붓질의 구성이 자아내는 기묘한 화음들이 보기 좋다. 그것은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작가의 몸에서 빚어낸 도시의 장면이다.
김한나는 자신의 반복되는 일상 환경인 도시풍경에 매료가 되었다고 말한다. 작가의 신체가 도시와 반응한 침전물이 그림이 된 것이다. 도시는 매력적이며 활기차고 더없이 재미있는 여러 요소들로 가득한데 특히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 어두운 밤을 밝히는 도시의 야경 등이 작가의 눈과 마음을 특별히 자극한 소재들이다. 그 도시풍경을 구경꾼의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그로부터 파생한 감정의 여러 갈래들을 화면 위로 호출한 것이다.
도시의 밤풍경을 특별히 선호하는 이유는 그 무엇보다도 불빛이 은은하게 번지고 퍼지면서 만들어지는 몽환적이고 화려하며 어딘지 우울하고도 탐미적인 정서적 느낌이 좋다고 한다. 밤의 도시풍경은 낮과는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그 둘은 별개의 것이 아니면서도 무척이나 다른 느낌을 부여한다. 화려한 도시의 야경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전형적인 도시의 속성을 불현 듯 누출하는 지도 모른다. 호퍼의 야경그림처럼 말이다.
아마도 작가는 번잡하고 화려하고 부산한 도시풍경 속에서 흥미롭고 매혹적인 것들을 접촉하면서도 근원적으로는 어딘지 쓸쓸하고 적조하며 고독한 내음을 맡았던 것 같다. 자본주의가 만든 도시풍경은 자본주의가 약속하는 헛된 욕망과 일맥상통한다. 그것은 어딘지 덧없고 공허하며 실체가 없다. 비정하고 잔인하기 까지 하다. 표면이 발산하는 미끌거림과 발광이 억압하며 밀봉하고 있는 진정한 내부는 여간해서는 포착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예민한 작가들은 그 속을 알아채고 읽어내는 이들이다. 징후를 포착한다고나 할까? 김한나의 도시풍경도 내게는 모종의 '징후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 박영택
Vol.20120222d | 김한나展 / KIMHANNA / 金한나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