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215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갤러리 싸이먼 Gallery Simo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7번지 상빌딩 6층 Tel. +82.2.333.4536 www.gallerysimon.kr
황학만의「공간 배열」은 언뜻 보기에 개념화되고 패턴화된 오브제를 전면 회화의 논리에 따라 배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기에는 초현실적인 꿈과 상상의 세계에서 일상의 세계로 돌아온 작가의 따스하고 편안한 시각이 배어있다.
황학만은 종해 명상과 통찰의 독자적인 장르를 개척해왔다. 살바도르 달리를 연상하게 하는 마술적인 붓 놀림과 초현실적인 명상의 깊이를 담아내는 통찰의 탄탄한 시각이 화면에 자리잡고 있다. 눈 속임 그림(trompe-l'oeil)의 기교와 편집광적 비판의 시각은 화면의 초고밀도적인 완성을 향하고 있다. 역사와 시간을 거슬러 오늘에 전해지는 유물과 오브제들은 자신과 한국인과 인류의 보편적 공감대를 보여준다. 실물을 능가하는 바탕화면과 그 위에 떠 있는 물체와 화면을 뚫고 묘사된 하늘이 보는 사람에게 데페이스망의 생경함과 초현실적인 신선함을 준다.
그 화면이 바뀐 것이다. 정형화된 질서의 순차적인 나열과 반복이 종래 작품의 초월적 명상을 무뚝뚝한 개념으로 치환한 느낌을 준다. 하늘의 시각이 봉쇄되었다. 화면을 관통하여 저 세상으로 통하는 4차원의 통로 같은 배면 공간이 사라졌다. 색채는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작품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노라면 우리의 삶 속에서 초월적인 명상의 세계를 찾아나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수묵을 연상하게 하는 절제된 색채는 동양적인 정신의 유연함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요, 엄정한 고전적 배열은 화면 질서의 영속성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인간이 있다.「공간 배열」에는 목조 건물 앞에서 볕 쬐기를 했던 어린 시절의 정감이 있다. ■ 김영재
Vol.20120215k | 황학만展 / HWANGHAKMAN / 黃學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