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시선

김수현展 / KIMSUHYUN / 金秀賢 / painting   2012_0210 ▶ 2012_0305

김수현_눈총_장지에 아크릴 과슈_72.5×91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30am~09:30pm / 일요일_09:30am~06:00pm

갤러리 아우라 플랫 Gallery AURA flat 서울 마포구 망원동 386-11번지 Tel. +82.2.333.2555 / 070.8805.2554 www.galleryaura.com

나의 작업은 우리가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시작 되었다. ● 우리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하는 잘못된 말 가운데 '틀리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 다르다와 틀리다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대화 속에서 '다른 것' 과 '틀린 것' 은 애매한 얼굴로 등장하고, 그것은 우리가 실제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혼동을 가져온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일상적인 대화에서 다름과 틀림의 사용에 대한 모호한 습관으로 인해 '틀림'이라는 단어를 차이에 관해 통용되는 말로 인정하였고 점점 당연한 듯 '틀리다'는 차이에 관한 견해를 대신해가고 있다.

김수현_혼자.._장지에 먹, 수간채색_112×145.5cm_2011
김수현_혼자.._장지에 아크릴 과슈_112×145.5cm_2012

말을 전하고 받는 '대화'라는 의미의 세계 속에서 섬세한 차이에 민감하지 않다 보면 편히 묶을 수 있고 정의할 수 있는 논리가 등장한다. 그것이 반복이 되어감에 따라 편한 논리는 점차 전체화 되어가는 일이 생긴다. 대화를 통한 생각 속에서 보이지 않는 타자들은 점차 주변으로 밀려나게 되고, 타자는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이 되어 배제되고 배척당하게 된다. 같음이 옳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체화된 논리 앞에서 자연스럽게 다수와 다른 것은 배척하게 되고 남들과 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은 타자가 되지 않기 위해 다른 점을 드러내지 않으려 입을 다물고 전체와 동조하려한다

김수현_눈총_장지에 아크릴 과슈, 먹, 수간채색_56×98cm_2011
김수현_차이_장지에 아크릴 과슈_91×72.5cm_2012

평소 대화 속에서 나는 '다르다'와 '틀리다'를 정확히 짚어가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나의 작업은 그러한 '차이에 관한 견해'를 다룬다. ● 오랜 시간을 사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며 우리를 지켜봐온 개는 이런 나의 작업의 조력자가 된다.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만큼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많이 닮아있는 친구이자 동지인 개에 빗대어 불특정 다수의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 작업에서는 같은 모양과 같은 색의 무리, 혹은 배경에 덮여 보이지 않는 무리가 있고 하나의 다른 것 이 등장한다. 이와 같은 1차원적인 묘사는 감상자가 작품을 마주했을 때 직관적으로 '다르다'라고 인지하는지 혹은 '틀리다'라고 인지하는지 하는 차이에 관한 '시야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감상자가 작품을 보며 다름에 대한 시각을 옳지 않음, 틀림, 배척으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개성과 다양함, 더 나아가서는 특별함으로까지 인식을 확장할 수 있도록 유인하고자 함이다.

김수현_눈총_장지에 아크릴 과슈_72.5×91cm_2011
김수현_눈총_장지에 아크릴 과슈_45×53cm_2011

모든 것이 다양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타인과 동화되려 애쓰며 같은 곳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작업을 통해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있을 타자, 그리고 우리 내면에 잠재되어있을 타자에게 말을 걸고 그들에게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 김수현

Vol.20120210h | 김수현展 / KIMSUHYUN / 金秀賢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