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itgeist

박정혁_전채강展   2012_0209 ▶ 2012_0309 / 일,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209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_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살롱 드 에이치 Salon de H 서울 강남구 청담동 31-2번지 신관 1,2층 Tel. +82.2.546.0853 www.artcompanyh.com

눈부신 조명, 깃발의 물결,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힘찬 행진.. 히틀러의 오른팔이자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는 교묘한 선동정치를 이용하여 여론을 조작하고 대중들을 나치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특히 대중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언론매체 조작과 그의 대중연설은 독일국민을 나치즘으로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요인이었다. 미디어를 통한 주입식 정보와 이미지들은 거짓을 세뇌시켜 사고의 고착화를 조장하게 되었다. ● 현 시대에서 매스미디어를 통한 이미지의 범람은 사람들의 논리와 사고를 조작, 변형시키고 있고, 넘쳐나는 정보들은 현대인들의 무비판적 소통을 조장하게 되었다. 본 전시에서는 다양한 매스미디어 속에서 수집된 이미지를 변형 또는 합성하는 형식을 통해 기존 시스템에 순응하는 현대인들의 고착화된 소통에 반기를 들고자 한다. 본래의 목적성이 지워진 이미지와 정보들은 새로운 편집을 통해 또 다른 해석으로 읽혀지게 된다. 여기서 재 조합된 이미지 안에는 현 시대에 대한 비평적 시각을 함의한 시대정신(zeitgeist)이 반영되어 있다.

박정혁_park's land2_애니메이션_00:01:00_2012
박정혁_Park's Park1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112cm_2012
박정혁_Ordinary People_상호연동된 5채널 비디오_가변설치_2011

현대사회에서 언론매체를 통해 제공되는 넘쳐나는 이미지와 정보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굳건하게 제도화되거나 당연시 여겨지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사회 지배층의 기획에 따라 사람들이 무비판적 수용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박정혁의 작업이 시작된다. 포르노 잡지나 저속한 영상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선정적인 이미지들이 뒤엉켜 있는 화면은 관객들의 눈과 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이러한 자극적인 도상들은 강렬한 이미지로 인해 관객들을 현혹시켜 작가가 이끄는 그대로 만을 인식하게 만든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얻은 이 불순한 이미지들의 조합은 작가가 관객들을 속이기 위한 '위장' 장치로써 눈 앞의 이미지에 미혹된 사람들이 화면 안의 전체적 구조를 읽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박정혁의 이러한 위장 전략은 사회 지배층에 의해 만들어진 가치편향적인 기준에 무기력하게 순응하고 마는, 현 시대에 드러나지 않은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자 함이다.

전채강_댐_캔버스에 유채_77×128cm_2011
전채강_광장_캔버스에 유채_160×190cm_2011
전채강_길위에서_캔버스에 유채_160×190cm_2010

디지털 매체 속에서 수집한 파편적인 이미지들은 작가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비평적인 힘을 가진 하나의 이미지로 귀결된다. 처음부터, 타자에 의해 편집되어 보여지는 미디어 속 사진들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제로 하는 전채강의 작업은 웹 상에서 얻은 이미지들을 생경한 풍경으로 조합, 합성하는 행위를 통해 조작의 가능성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조작된 이미지는 작가의 의도에 의해 편집되어졌지만 작가는 현 시대에 대한 주체적 비판자가 아닌 관찰적 방관자로서 어떤 현실의 옳고 그름을 택하기 보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자 한다. 최근, 전채강의 시선은 주관적으로 인식되는 사건에서 객관적인 사건으로 이동하였다. 즉, 현실에서 재현될 수 없는 상상의 이미지로서의 "오늘날의 사건들(today's issues)"을 그려왔던 작가의 시각은 현 시대의 현실에 조금 더 가깝게 바라보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 시대에서 예민한 사회, 정치적 이슈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려는 작가의 노력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세대들에게 성찰적 의의를 부여하게 된다. ● 어떤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정치, 사회적인 의식을 담고 있는 시대정신(zeitgeist)은 현 시대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비평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대사회는 매스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매초마다 주입되는 수많은 이미지와 정보에 의해 논리적,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한 채 무분별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정혁과 전채강은 현 시대에 넘쳐나는 미디어 속 조합된 이미지들을 위장, 조작하는 행위를 통해 현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 2월 9일부터 3월 9일까지 약 4주간 살롱드에이치에서 진행되는 zeitgeist 전시에는 박정혁의 회화 4점과 애니메이션, 영상작업 2여점이 전시되고 신작 3점이 포함된 전채강의 회화작업 7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 이유영

Vol.20120209f | Zeitgeist-박정혁_전채강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