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207_화요일_06: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울산북구문화예술회관 울산광역시 북구 산업로 1010 전시실 Tel. +82.(0)52.219.7444 www.bukguart.or.kr
봄은 아직 멀었는데 봄을 여는 작가 염한상은 지난 20여 년간 갈고 닦은 조형의 결실을 모아 흑룡의 해를 맞이하여 웅비하려 합니다. 그는 과묵한 인성을 갖춘 무뚝뚝한 남자입니다만, 속내에는 섬뜩이는 예지를 지닌 감성으로 무장해 꾸준히 자기 길을 걸어 왔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조형들은 침전하는 회청색 또는 회백색 바탕 위에 그의 서정을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종이를 잘라 붙이거나 형태를 그리고 지우고, 때로는 긁기도 하는 반복된 작업과정을 거쳐 맺혔던 응어리들이나 이야기들을 쏟아 냅니다. ● 이런 작업의 양태는 그가 학창시절부터 추구한 조형 세계에 맥락을 두고 있으며 연장선상에 놓인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언덕 빼기에 다닥다닥 붙은 판자촌 풍광이나, 황토색 갈색조의 텁텁하고 깊은, 우울한 색면의 구사로 민초들의 생태나 모습을 나타내려 했었습니다.
그 후 그는 붓을 놓은 듯 보였으나 실은 쉬지 않고 꾸준히 조형의 밀도를 다지고 자기주장을 엮어 내었습니다. 일그러지고 지워지는 형상들, 고뇌의 짐을 담은 배낭 같은 기하형태, 폐허 같은 구조물 더미 위에 희망을 상징하는 나비가 날기도 하고, 흐릿한 창가에 비쳐진 슬픈 얼굴을, 고독과 절망에 지친 외부로 향해 확장된 동구의 절규하는 모습들의 형상은 그의 트라우마이기도 합니다.
깊은 사유와 반복되는 작업과정을 거치면서 의식의 군더더기가 조금씩 떨어져 나가 간결한 자기주장의 모습으로 소통의 방법을 확장하면서 우리들에게 다가섭니다. ● 그는 또 다른 조형세계의 마르케스 입니다. 위기의식과 상황을 깊은 내공으로 다져 법고창신 하려 하니 이 전시를 통해서 더욱 넓은 세계로 정진하기를 기대합니다. ■ 양철모
Vol.20120207a | 염한상展 / YUEMHANSANG / 廉翰尙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