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Landscape Ⅳ

이상엽展 / LEESANGYEOB / 李相燁 / painting   2012_0202 ▶ 2012_0228 / 주말 휴관

이상엽_City Landscape 12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45×1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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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2 이랜드문화재단 2기 작가공모展

주최,기획 / (재)이랜드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7:00pm / 주말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59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0)2.2029.9885 www.elandgallery.co.kr

반복과 중첩, 무한증식으로 구축된 도시풍경-이상엽의 회화 ● 구상회화가 주를 이루는 한국의 동시대에, 이상엽의 추상화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의 회화는 기하학적 큐브의 반복과 그것들의 중첩, 그리고 무한증식으로 충돌되는 율동감을 그 특징으로 한다. 「City Landscape」 시리즈로 4번째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보다 치밀해진 채색과 공간구성을 기하학적 추상화 형태의 작품으로 섬세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20여년을 보낸 부산의 바다풍경과 대학원시절 이후 지금까지 지내고 있는 거대도시 서울에서 받은 인상이 적절하게 믹스된 것이다. 각종 이미지가 넘쳐나고, 규격화된 모습으로 빈틈없이 나열된 서울의 도시풍경은 작가에게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이러한 체험은 명확하고도 빈틈없이 계획된 채색으로 일관되게 나타나며, 이때 만들어지는 이미지들을 기하학적 모티프들과 접목되어 도시 풍경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상엽_City Landscape 12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45×10cm_2012

이상엽의 회화는 화면의 중심적 초점이 없는 전면회화(all over painting)의 방식을 추구한다. 그리고 부분과 부분의 연관성을 중시하는 전통적 구성개념을 거부하고 무관계회화를 추구한 20세기 중반 미국의 색면추상(Color-Field Abstract)과도 유사성이 있다. 하지만 강력하고 단순한 색채를 통해 숭고미(崇高美)를 추구하고, 평면성(flatness)에 중심을 두었던 색면추상의 본질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상엽의 작업은 중첩과 반복을 통해 입체감을 구사하기 때문에 색면추상과는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고, 형식적인 유사성을 지닌, 그 비슷한 어느 지점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상엽_City Lsndscape 112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232×3cm_2011

이상엽의 작업 스타일에서는 면적인 분할로 반복되는 이미지가 작가의 표현적 특성이 되고 있다. 기하학적 사각형으로 드러나는 추상공간은 형식적 완벽함에 도달하고자 한 작가의 이성이 강렬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러한 치밀함과 이성적 사유의 방식은, 수학자인 아버지로부터 연유한다고 한다. 기승전결(起承轉結)로 논리전개가 분명한 수학적 사고방식이 사유의 패턴으로 자리잡아 이상엽 그만의 조형언어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작품 안에는 보다 엄격하게 분절된 사각형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증감하고, 이들이 마주하여 또다른 면을 만들어 내는 화면은 전체의 반복적인 이미지로 패턴화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하학적 도형들은 서로가 미세한 충돌을 하면서, 율동감, 운동감, 그리고 어떤 흔들림의 시각적인 환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하학적인 형태는 세포분열과도 같은 일정한 패턴의 반복을 통해 화면을 차가운 이성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놓는 장치인 것이다.

이상엽_City landscape 091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5×3cm_2009

이상엽 작품의 형식적인 완성도는 조형의 기본적인 원리인, 점, 선, 면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적절한 색채의 구현에 있다고 본다. 형태들이 만드는 추상적 도형 아래 자연스럽게 녹아든 색채는 작가의 감성이 표출되는 지점인 것이다. 특히나 작품의 주조색이 블루로 깔리는 것은 20여년 동안 부산의 바다를 접했던 작가 개인의 체험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작가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공간에서의 기억이 색채로 매개되어, 작품 안에 반복적으로 나타난 셈이다. 나아가 차갑고 이성적인 색채이자, 공상의 의미로 상징되는 블루계열의 색으로 채색된 작품은, 작가의 예술세계를 지배하는 무의식적 고향의 원형(原型, archetype)이 색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엽_City Landscape 1010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4×3cm_2010

이상엽 회화의 기하학적 형태가 이성을 대변해주는 조형언어고, 색채가 정서 표현의 장치라면, 작품 이미지가 보여주는 전체적인 형상은 현실 공간의 메타포(metaphor)라 볼 수 있다. 질서정연한 추상적 공간에서 보여지는 구축적 건물형상은 작가의 일상에서 체화된 것이다. 작가가 주로 접하는 서울의 홍대, 강남, 분당 지역의 거대 빌딩의 모습은 이미 현실에서 관계 맺어진 것인데, 의식하지 않았지만, 무의식에 녹아든 경험들은 추상화된 형태이자 기호적인 이미지로 작품 안에서 재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의 회화적 형식 내부에 그 주체로서의 자신과 그 삶의 내용으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작가의 작업은 전략적이기도 하다.

이상엽_Love 12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81.7×3.5cm_2012
이상엽_City Landscape 112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2×90×3cm_2011

"본인의 작업은 회화라는 장르를 통해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 우리의 삶의 공간이 도시를 점, 선, 면으로 연출하고 도시 공간에서의 감성, 감각을 색을 통해 중첩시켜 표현하고자 했다."(이상엽 작가노트 중) ●「City Landscape Ⅳ」展은 기하추상의 반복과 중첩, 내면적인 정서의 체험으로써 색채, 그리고 그 안에 유기적 기호로 공존하는 현실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귀결된다. 고도의 예민함과 섬세함이 요구되는 채색방식과, 질서를 요하는 기하학적 도형들이 어우러져 현실공간의 이미지로 완성되는 이 작품들은 작가 스스로 도달하고자 하는 형식적 완성이라고 본다. 자신이 딛고 있는 삶의 공간인 도시풍경을 기하학적 추상으로 표현해낸 이상엽의 회화는 동시대의 추상화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 고경옥

Vol.20120204c | 이상엽展 / LEESANGYEOB / 李相燁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