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

쁘리야 김展 / PRIYA KIM / photography   2012_0202 ▶ 2012_0212

쁘리야 김_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_ 디지털 프린트, Textured Fine Art Paper 프린트_100×150cm_2011

작가와의 대화 / 2012_0202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하버갤러리 HARBOUR GALLERY 부산시 해운대구 우1동 627-1번지 엘지 하버타운 704호 Tel. +82.51.917.2828

산복도로 -분열과 증식의 공간 ● 작가는 연대기적 시간과 기하학적 연관들이 해체된 자리에 다시점(多視點)의 중첩과 건축물들의 무한 복제를 통해 특유의 리듬과 밀도, 팽창, 진동과 환영을 생산해 낸다. 이질적인 공간의 응축과 상이한 시간의 응축은 불확정적이고 우연적이며 분열증적인 공간의 잠재태를 드러낸다. ● 치환되고 응축된 기억의 단편과 같은 대상들, 전경들이 구축한 초현실적 세계는 이방인의 욕망에 포착된 이국적인 공간, 지속가능한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거기' 산복도로란 공간에 모호함을 이식시킨다. 재구성된 초현실적 공간인 '여기' 산복도로는 내부에 무수한 분열의 지대를 생성하고 이러한 모호한 지점들에 관람자의 장소에 대한 기억을 접합하게 함으로써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공간증식의 가능성을 허용한다. 관람자가 산복도로와 교섭하고 관계 맺는 순간, '세계-안에-있음'이란 배려의 현존재성이 회복된다. 관람자를 세계-내-존재로 배치하는 방식은 부재의 현존을 지속하는 존재들, 즉 고유의 거리를 가진 산복도로란 공간성을 건설해 왔던 미립자들의 삶과 실천들을 재접합하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쁘리야 김_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_ 디지털 프린트, Textured Fine Art Paper 프린트_67×100cm_2011
쁘리야 김_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_ 디지털 프린트, Textured Fine Art Paper 프린트_67×100cm_2011

단절된 공간에 특유한 장소적 의미를 부여하며 산복도로의 고유한 역사성, 나름의 신성함과 측량할 수 없는 깊이를 만드는 거주자들의 매일의 보행 실천들. 쁘리야 김의 작업은 이방인의 관점과 거주자의 관점을 교차시키고 이방인의 관점에 거주자의 관점을 이주시킴으로써 산복도로를 일상적인 '삶의 공간'이자 규정 불가능한 '혼동의 지대'로 복원시키고자 한다. ■ 황지영

쁘리야 김_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_ 디지털 프린트, Textured Fine Art Paper 프린트_100×67cm_2011
쁘리야 김_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_ 디지털 프린트, Textured Fine Art Paper 프린트_150×100cm_2011

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 (The Superimposed representation-hillside road, the mythical space) ● 이 시리즈는 산복도로를 왜,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산복도로에 공공미술프로젝트는 산복도로에 다소 진행되어 왔지만 때로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성형처럼 느껴진다. 마을과 부조화된 미술작품들은 그곳을 재차 '아! 가난한 동네!'라는 지표로 산복도로를 재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산복도로의 공공미술작품들을 시리즈에 넣은 이유는 마을과 부조화된 공공미술을 드러냄으로써 공공미술프로젝트나 산복도로 르네상스 같은 공적공간 관리계획의 허위를 폭로하면서 작가가 하고 있는 '재현의 재현' 또한 얼마나 식상한지를 보여주고자 함이다.

쁘리야 김_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_ 디지털 프린트, Textured Fine Art Paper 프린트_100×150cm_2012
쁘리야 김_중층적 재현-산복도로, 그 신화적 공간_ 디지털 프린트, Textured Fine Art Paper 프린트_100×150cm_2012

직접 살지 않는 한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산복도로를 막연한 어떤 고정된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타자화된 시각은 산복도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게 한다. 본질과는 거리가 먼 낯선 이미지로서의 산복도로는 그것 자체로 하나의 '신화'이다.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산복도로가 가진 '신화'적 이미지를 드러냄으로써 본질에 다가가려고 노력하였지만 소위 '신화'라는 것이 실체가 없을진대 본질 또한 상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종국에는 신화와 본질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으로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 '경계허물기'는 하나의 소실점을 드러내고 거기에 다른 이미지들로 시점들을 중첩시킴으로써 단 하나의 중심을 와해시키려는 의도와 함께 채도를 낮추어 색을 재구성함으로써 작품의 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신화'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위이지만 신화의 저 편에 있어야 할 '본질' 또한 없음으로 인해 이분법적 경계는 허물어지고 결국 다시 '재현'의 문제로 작가는 환원한다. 대상에 대한 끊임없는 재현만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그 지난한 깨달음을 안은 채 작가는 더욱 재현에 귀기울여본다. ■ 쁘리야 김

Vol.20120203k | 쁘리야 김展 / PRIYA KIM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