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NJ CREW 10th Anniversary Exhibition

제이앤제이크루展 / JNJ CREW / graffiti.painting   2011_1216 ▶ 2012_0110

Jay Flow_Neverhood_디지털 프린트_76×5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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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기획 / JNJ CREW(Artime Joe + Jay Flow)

후원,협찬 / W.D.S gallery_Nike Sports Wear_Montana Colors_Stigma

관람시간 / 01:00pm~10:00pm

더블유 디 에스 갤러리 W.D.S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12번지 B1 Tel. 070.7765.5866 www.wyln.kr

JNJ Crew 10년의 소고 ●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선사시대 동굴벽화에서부터 시작되어 왔던 인간의 본능이다. 그것이 '그래피티(Graffiti)' 라는 형식으로 비교적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반문화' 정서가 대중적으로 자리를 잡던 1960년대 말부터인데, 그것이 다시 '예술' 이라는 이름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80년대 초부터 바스키아(Jean-Micehl Basquiat, 1960-1988), 키스 해링(Keith Haring, 1958-1990)와 같은 작가들이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들로 널리 소개되며, 크게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그들의 삶이 너무나도 신화적이었던 탓에, 오히려 그래피티는 독자적인 조명을 받지 못한 채 그저 유행처럼 여겨지고 말았다. 비교적 제대로 '그래피티 아트'에 관심이 돌려지게 된 것은 21세기에 들어서, 뱅크시(Banksy, 1974-), 쉐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 1970-) 와 같은 작가들이 꾸준히 활동하면서부터이다. 지난 6월에는 본격적으로 LA 현대미술관 (LA MOCA)에서 『거리의 예술 (Art in the Streets)』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는데, 본 전시는 언더 그라운드에서 활동해온 백여 명의 작가들을 처음으로 제도권에서 소개된 대규모 회고전으로, 그래피티 아트의 역사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각종 미디어는 물론, 갤러리 및 옥션 등 미술시장에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Artime Joe_Piece Mak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80cm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이것을 그래피티 작가들의 열망이 비로소 실현된 순간이라기 보다는 그저 산이 거기에 있어 올라갔다는 영국의 등산가 조지 말로리의 말처럼 그래피티 작가들은 그저 벽이 있어 그림을 그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그 관심의 축적이 폭발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피티 작가들이 이 「낯선' 성공에 도리어 당황한 듯 보이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뱅크시가 감독한 영화 “선물가게를 통한 출구」는 그들의 '성공'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과, 정작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그래피티 작가들의 입장, 그 사이의 간극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걸작이다. 그래피티 작가들에게 '성공'은 타인이 인정해주었을 때에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 속에서 이미 이 길을 가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 그리고 스프레이 병을 들고 거리를 나서는 그 과정 속에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바래서가 아니라, 마음 속의 열망을 따라간 것이다.

Jay Flow_Neverhood-1_디지털 프린트_76×58cm

그래피티 아트에서는 비교적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도, 일찍이 그 열망에 불을 지핀 사람들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밀레니엄은 시작되었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미래의 예술가를 꿈꾸는 십대의 청소년들이 석고데생으로 미대입시를 준비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젊은 남자들은 군대에 가야했고, Artime Joe(아티메 조)와 Jay Flow(제이 플로우)는 운명처럼 이곳에서 만나게 된다. 미술을 좋아하고, 힙합, 음악, 패션, 문화에 관심이 많던 이 둘은 금새 의기투합하여 제대한 후 JNJ Crew(제이앤제이 크류)를 결성하게 된다. '그래피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하고자 하는 정점에 그래피티가 이미 존재해있었다'는 그들의 겸손한 표현대로, 2001년 옥탑방에서, 그래피티 아트를 향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들의 외로운 길이 시작되었다.

Artime Joe_Skull Mak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80cm

2002년 부천국제만화축제의 라이브 페인팅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이름을 서서히 알리기 시작한 이들은 2005년 부천에서 김포공항으로 이어지는 오정대로 아래에 가로 25미터, 세로 5미터의 벽을 장식한 대형 그래피티를 완성하면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신서유기 프로젝트」라 이름붙여진 이 그래피티는 무려 5일 동안 JNJ Crew 와 동료 작가, Day-Z이 함께한 작업으로, 그래피티 작가들 사이에서도 크게 회자되었던 작품이다. 거대한 부처와, 손오공, 저팔계, 등등 서유기 속의 각종 인물들이 여러 문자와 어우러져 그래피티 스타일로 풍자화된 이 작품은 고정된 작품임에도 마치 움직이는 3D 전자오락의 이미지를 보는 양 생생하게 보는 이의 눈길을 잡아당긴다. 실제 거대한 벽면 앞에 선다면, 확실히 그 이미지 속으로 몰입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만화, 그래픽에 기반을 둔 JNJ Crew의 작품은 다른 그래피티 작가들보다는 확실히 회화적인 측면이 두드러진다. 이 거대한 작업은 육체적으로도 힘들었고, 유명세도 안겨주었지만, 무엇보다도 작가 자신에게 정신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저 그래피티를 하고 싶다는 것으로부터 그래피티라는 개념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래피티 문화를 해 나가기 위한 정신적, 사상적 부분에 대한 고찰과 그에 걸맞은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각성이다.

Jay Flow_Destroyer_디지털 프린트_76×58cm

이후 이들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연결되었다. 그래피티의 특성상 공동작업이나 상호간의 연대가 필수적인데, 개인 미디어의 발달은 그래피티 작가들의 연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몰래 벽에 낙서를 하는 도시 속의 테러라는 측면 때문에, 작가에 대한 신비와 미스터리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릴 수 밖에 없는 그들의 활동은 온라인의 네트워킹을 따라 계속 살아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피티 작가들은 각 도시에서 게릴라처럼 움직이는 특수 요원들처럼 소통하며, 마치 전지구를 캔버스로 삼는 작가들처럼 담대하게 활동한다. JNJ Crew는 자연스럽게 곧 해외의 그래피티 작가들과 연결될 수 있었고, 아시아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1993년 결성된 세계적인 그래피티 그룹 스틱업키즈 (Stick Up Kids)에 합류하게 되었다. 또한, 독일출신의 작가 Moji와 함께 Soul Mate 를 결성, 서울과 독일을 오가며 그래피티 작업을 펼쳐오고 있고, 이를 영상 작업으로도 남기고 있다. 지금도 그들의 활동을 널리 알리고 있는 것은 바로 온라인으로, 홈페이지에서 이들의 다양한 지난 활동과 영상을 확인해볼 수 있다.

Artime Joe_Force Mak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
Artime Joe_Alea iacta est_디지털 프린트_78.8×54.5cm Artime Joe_Street Writer_디지털 프린트_78.8×54.5cm Jay Flow_Shark_디지털 프린트_76×58cm Jay Flow_Black panther_디지털 프린트_76×58cm

이번 전시는 세 번째 개인전으로, 실제 거리에서의 활동과 가상의 온라인 공간의 축적물들을 전시장이라는 새로운 맥락에서 살펴보려는 노력이다. 이는 그들 작품의 예술성을 좀 더 펼쳐 보이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며, 또한 지난 십년을 되돌아보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다. 그래피티 아트는 이제 단순한 유행이나 발산본능을 넘어서, 즉흥성과 스피드,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특징으로 하는 하나의 예술적 스타일이자 정신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지속했고, 예술과 산업이 융합하는 지점에서도 주목해야 할 중요한 꼭지점의 역할을 맡게 되었기에, 이와 같은 '짚어주기'가 꼭 필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특히, 만화나 게임 등의 산업이 유난히 발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예술적 영향이나 확대에는 둔감한 한국적 상황에서, JNJ Crew와 같은 그래피티 작가들이 십여 년 동안이나 꾸준히 활동해오며 그들의 예술적 영역을 확장시켜왔다는 것은 확실히 주목해 볼 가치가 있다. 왜 십년전 젊은 두 예술지망생의 열망이 그래피티로 향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다음엔 무엇이 있을지, 바로 그 지점을 생각해 볼 때, 다음 세대의 젊음, 예술, 그리고 산업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김영애

Vol.20111224g | 제이앤제이크루展 / JNJ CREW / graffiti.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