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영민_박대조_박승모_송은영_이승오_조융희_안철현 찰리한_한호_황란_데보라 스퍼버(Devorah Sperber)
기획 및 주최 / 예술의전당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의 및 예매 / 예술의전당 Sacticket 02)580-1300
관람시간 / 11:00am~07:00pm(입장마감 오후 6시 20분) 12월26일, 1월30일,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제 1~2전시실, 로비 Hangaram Art Museum, Seoul Arts Center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서초동 700번지) Tel. +82.2.580.1300 www.sac.or.kr
관점-미술가의 눈과 놀이의 순간 ● 미술가는 물질로 구성된 재료를 통하여 가상을 현실로 실현해 보여 왔다. 이 놀라운 방법은 재능을 부여받은 예술가들의 고유영역이었으며, 이들은 여기에 각자의 상상력을 덧붙여 세계를 새롭게 구성하고자 했다. 이러한 방법은 숨죽인 사물에 숨결을 불어넣고, 새 생명을 가져다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 이번 전시와 관련한 일루젼은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재현을 말하는 게 아니라, 왜곡된 시지각 현상에 한정하여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눈은 마치 마술사의 그것과 같은데, 가령 한스 홀바인(H. Holbein)의 「대사들 (Ambassadors)」에서 보여준 해골왜상이나 초현실주의 미술가들이 다룬 변형, 옵아트에서 추구한 시지각 원리를 이용한 일련의 미술작품이 그 사례라 하겠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틈새에서 독특한 시지각적인 방법을 통해 새로운 세상보기를 제안하는 작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일루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시지각을 상대로 실험하는 여러 유형의 착시나 환영적 요소는 유희적인 느낌을 준다. 때문에 대중적인 동의가 잘 이루어지고 작품자체에서 이미 이야기 거리를 생산하여 주목성도 강하다.
새로운 일루젼을 창출하려는 미술가들은 전통적인 미술재료로 자연대상이나 사물을 충실히 옮기거나 표현하는 데에 만족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감상자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점이 분명하다. 즉 관람객으로 하여금 반응과 체험이라는 태도를 만들어낸다. 즉, 설명이나 해석을 덧붙일 필요가 없이 눈 그 자체에 작업의 초점을 맞춘다. 말하자면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자신이 '보고 있는' 세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이 전시는 평범한 감상자들을 위한 미술고유의 조형적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놀이의 순간 ● 새로운 일루젼 작가들의 작품은 감상자들과 일종의 놀이를 제안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소우주의 창조자가 곧 예술가라는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통하여 감상자와 적극적으로 교감하고자 한다. 전시장에서 마주치는 작품들은 '놀이의 순간'을 경험하게 만든다. 이 순간은 기존의 미술감상의 방식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작품과 관객의 반응과 움직임을 유도함으로써 시간적 요인을 적극 개입시킨다. 한 점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특정 시점에서 바라보는 예전의 방법에서부터 벗어나 여러 각도로 접근하게 하여 일정 시간 동안 머물게 만든다. 그 순간 속에서 감상자는 미술가가 고안한 지각의 순간, 원리의 깨우침의 순간을 만난다. 이른바 아하! 모먼트 Aha! Moment의 시간이다. ● 보는 방식의 전환은 제작 기술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공간의 구성, 물질이나 매체에 대한 이해와 구사력을 통한 눈의 반응과 관련이 있다. 놀이의 미술가들은 여기에서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실천한다. 즉, 자신의 조형적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 작품의 완성도를 실천하는 한편 감상자와의 합의를 도출시켜내는 일이다. 감상자는 자신이 처한 예술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간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현대미술에 대해 정신적 위안과 긴장감의 완화를 경험하게 된다.
아하! 모먼트의 작가들 ● 참여 작가들은 눈의 반응이 어떤 지각을 얻게 되는가에 대해 묻는다. 이번 전시에는 총 11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작가들과 국내작가들이 함께 만든 전시인데,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역적, 환경적, 활동배경과 관계없이 공통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우리의 시지각을 교란시키는 작업들이다.
이중이미지(강영민, 박대조, 이승오)를 보여주거나, 공간의 눈속임을 이용한 경우(박승모, 송은영, 황 란), 오브제를 이용한 역상효과(데보라 스퍼버 Devorah Sperber), 시각적 트릭(안철현, 한 호), 왜상(조융희, 찰리 한) 등으로 분류될 수 있겠다. 눈여겨 볼 점은 참여 작가들이 통상적인, 혹은 순응된 눈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신체감각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되는지에 대해 작가들은 집요한 연구를 거치고 있다. ● 예술가가 우리와 다르다면 분명 뭔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정 사실을 수정하고 확장하며, 응용한다. 질서를 교란시키거나 원리 자체를 바꾸며, 규모를 조율한다. 어떤 사실을 제거하거나 덧붙이며 의미와 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이러한 갖가지 방법으로 세계를 재구성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은 감상자로 하여금 대단히 흥미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작품들은 사물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하고, 일상을 새롭게 정의 내리고 있다. ● 여기 출품한 일련의 작품들은 미술의 작은 원리 안에서도 상당한 범위의 지각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느슨하거나 혹은 숨 가쁜 일상으로 인해 놓쳐버리기 쉬운 순간들을 습관적으로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이 전시는, 일루젼은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새로운 바라보기를 유도하고 있고,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새롭게 대하게 해준다.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Vol.20111222a | 놀이의 순간-Aha! Momen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