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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비평의 문화인류학적 해석 - 하이퍼리얼HYPER-REAL
그는 때때로 경계를 넘나들었다. 그에게 위험은 지속가능한 삶의 양태였다. 현대미술이라는 미학적 공간은 아름다움의 대상이 아니다. 감각학Aisthetik을 이루는 혹은 감각학이 다루어야 할 영역이다. 살아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과 우리의 현대적이며 문화적인 조건을 형성하는 디자인과 함께 현대미술은 감각학의 대상이다.
'추천의 말'에서 "현대미술은 여전히 예술인가?"를 묻는 예술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 저자는 "나는 아직도 예술을 믿는 사람이다"고 대답한다. 명쾌하다. 비평가로서의 의식이 뚜렷하다. 미술비평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그 많은 미술비평가들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저자는 미술비평의 영향력도 믿고 있는 편이다. 그는 "비평이론은 1985년 이후 큰 영향력을 미술계에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영향력에 대한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이 전편에 점철되어 있다. 그러면서 오늘날 미술비평가의 위상을 문화기술지ethnography를 작성하는 인류학자의 모습으로 끌어올린다. 그의 비평의 앞날을 지켜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오광수
저자는 문화인류학적 기초 위에 자신의 비평의 집을 짓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그가 미술을 바라보는 전제이며 출발점이다. 저자는 미술평론이 자신의 한계성을 딛고 일어서려면 미학과 문화인류학이 서로 가로지르는 지점에 위치해야 하며, 그 경계지점에서 자양분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비평은 요란스런 세태에 휘둘려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들을 지나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예술 자체의 미적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이제는 예술이 인류와 환경에도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은, 만일 성숙한 예술가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 『하이퍼리얼』은 우리의 예술적 시야를 한 차원 더 넓혀 주리라 생각한다. ■ 서성록
미술비평의 문화인류학적 해석을 위하여 미학 연구자이며 현장 미술비평가인 김병수 씨가 등단 이후 각종 언론 매체나 지면에 발표했던 미학적 연구들과 미술비평들을 모아 자신의 첫 저서를 출간했다. 미학, 문화인류학, 지리생태학 등을 넘나들고 감싸 안으며 그 동안의 여러 학제간 연구 성과들을 자신의 현장 미술비평 속에 온전히 융해해내고자 한 이 야심찬 저서의 제목은 『하이퍼리얼HYPER-REAL』이다. "학제간 상상력은 우리의 사명이자 방법"이라는 이 저서의 모토가 될 법한 선언이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저자는 미술비평에 있어서 '학제간 상상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현대미술의 지형과 마음'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해독해내려고 한다. 이 같은 작업은 또한 미술비평가로서 저자 자신의 비평적 방법론에 대한 자기 성찰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저자가 주창하는 '다문화적 비평'이야말로 바로 이러한 자기 성찰의 결과이다.
문화인류학적 해석과 다문화적 비평 『하이퍼리얼HYPER-REAL』은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하이퍼리얼리티의 미학에서 저자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것'을 의미하는 '하이퍼리얼리티'라는 포스트모던한 개념을 통해서 실제 생활에 대한 모사나 인위적 생산이 현실을 구성하기 위해 그들 자신의 세계를 구현하는 방식('실재 효과reality effect')에 주목하면서 이를 학제적 연구의 지평 위에서 문화인류학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제2부 다문화적 비평을 위하여는 제1부의 연구 토대 위에서 저자 자신의 비평적 방법론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데, 저자는 하이퍼리얼리티 시대의 미술비평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다문화적 비평'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다문화적 비평의 구체적인 실천은 이제 '문화기술지ethnography로서 미술비평'이라는 명칭을 부여받게 된다. 제3부 한국현대미술의 마음은 결국 이러한 저자의 현실 인식(제1부)과 비평적 방법론(제2부)이 최종 목적지로 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단적으로 말해, 저자가 제안하는 '학제간 상상력'과 '다문화적 비평'이 최종적으로 적용되어 문화인류학적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은 바로 '한국현대미술의 지형과 마음'이라는 뜻이다.
한국현대미술의 지형과 마음 『하이퍼리얼HYPER-REAL』은 한국현대미술의 지형과 마음을 '무질서 혹은 혼돈'으로 읽어낸다. 그러나 모더니즘, 리얼리즘,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혼재해 있는 이러한 '혼돈이라는 살아있는 현상'은 저자나 저자가 몸담고 있는 미술비평에 있어서 재앙이 아니라 오히려 문화인류학적으로나 생태정치학적으로 해석해내야 할 과제가 된다. 이 과제가 문화인류학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이유는 저자에 의해 "한국 전통문명과 서구 문명이라는 한국 미술의 심리현상 내부에 있는 두 문명의 공생"으로 규정된 '혼돈의 신비' 때문이다. 제3부에 실린 「추상성과 한국 현대미술」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우리 삶의 조건과 예술이 무관하지 않다면, 우리가 지금 몸담고 있는 '한국현대미술'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과연 무엇을 묻고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가라는 화두는 우리 동시대에 아주 유효한 것이다. 도대체 현재 한국 미술의 '미학적 도박'이 집중되는 곳은 어디인가? 그것은 '무질서 혹은 혼돈'이 아닐까? 현상은 언제나 이론보다 넓고 빠르다. 현재 우리의 삶과 예술의 근본적인 문제를 모더니즘, 리얼리즘, 포스트모더니즘 등과 같은 '이즘ism'이나 '주의'들의 관계들을 초월하는 그런 새로운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혼돈이라는 살아있는 현상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현대미술의 개성이 그것들의 이념 혹은 정신상태의 상세한 묘사에 의해서 파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혼돈의 신비'는 한국 전통문명과 서구 문명이라는 한국 미술의 심리현상 내부에 있는 두 문명의 공생 안에 있다.
■ 지은이_김병수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문청시절'에는 시인을 꿈꾸다가 문학과 사상을 구분 못한 덕분에 경희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은사님에게 '예술 철학'을 공부하러왔다고 말했다가 그것이 예술과 철학을 동시에 연마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다. 루오와 르동의 화집을 들고 다니며 시를 읽다가 군대를 다녀와 "세상은 왜 없지 않고 있는가?"를 묻는 하이데거를 통해 형이상학에 심취했고 그 이후 세상의 이유를 예술에서 찾으려는 심정에서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 진학하여 석사를 거쳐 박사를 수료했다. 우연한 기회에 공채를 거쳐 1991년 동양그룹이 운영하던 서남미술관 큐레이터로 미술계에 입문, 1997년 『미술평단』에 미술평론이 당선됐고 홍익대학교를 비롯하여 경기대미술디자인대학원, 경희대, 대구카톨릭대대학원, 동국대, 수원대대학원, 안동대 등에서 미학·미술사학·현대미술론 등을 강의했다. 『열린 미학의 지평』(공저), 『한국현대미술가 100인』(공저),『21세기 한국의 작가 21인』(공저) 등을 펴냈다. 현재 홍익대에서 강의하며 미술전문지 『퍼블릭 아트』에 「사상가로 보는 현대미술」을 연재중이다.
책의 구성
화보 서문
제1부 하이퍼리얼리티의 미학 '미학도시'에서 '일상의 미학'의 위하여 앤디 워홀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하이퍼리얼리티의 미학 하이퍼리얼리티 시대의 미술품 감정 경제와 생태 : 생태미학 혹은 미술생태학
제2부 다문화적 비평을 위하여 비평에 대하여 다문화적 비평을 위하여 문화기술지로서 미술평론 비엔날레와 아트페어, 그리고 비평
제3부 한국현대미술의 마음 메시지가 있는 이미지? 추상성과 한국현대미술 하늘과 땅, 그리고 조각 한국현대미술과 생태 정치학적 사유 한국현대미술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본문 수록 출전
Vol.20111215k | 하이퍼리얼HYPER-REAL / 지은이_김병수 / 사문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