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1212_월요일_05:00pm
참여작가 A섹션-시급4320원 / 강일호_김혁_송지윤_이조흠_주희란 B섹션-카톡 / 송남구_윤준영_장원석_정강임_정현아_최미연 C섹션-실시간업데이트 / 권승찬_김호민_송영학_전동민_주라영
관람시간 / 10:00am~05:00pm
조선대학교미술관 CUMOA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동 375번지 Tel. +82.62.230.7832 www.cumoa.org
어떤 낯선이가 당신에게 "시간 있으세요?"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거의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아니요'라고 대답하고 빠르게 걸어갑니다. 저희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번 더 묻고자 합니다. "정말 시간 없으세요?" 누구나 다, 똑같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시간'은 현대인들에게는 저마다 다 다른 가치, 다른 의미, 다른 양으로 쓰입니다. 조선대학교 미학미술사학과의 12명의 학생들 역시 다 저마다의 시간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또 공통적인 시간들을 공유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장 우리들답게 담아낼 수 있는 '시간'이라는 틀로, 이번 졸업전시를 엮어보았습니다. 시간이라는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분모로 우리의 저마다 이야기를 엮음과 동시에, 이번 전시에서는 그저 작품을 보여주기만 하는데 그치는 과제전의 형식을 탈피하고, 미학미술사만의 역량이 나타날 수 있게 구성단계에서부터 재정, 디자인, 홍보까지 모두를 기획했습니다.
시계가 생기기 이전의 시대에는 해가 뜨고 지는 걸 보면서 시간을 가늠했고, 그에 맞춰서 여유롭게 삶을 향유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점점 산업사회와 물질문명 시대에 들어서서 시간 역시 초 단위로 세분화되고, 계획표처럼 계산되며, 더 효율적으로 쓰여야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 시간은 1분 1초도 낭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대학생의 74.9%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혼자 밥 먹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들은 도서관에서 스펙 쌓고, 학점 따고, 동시에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320원의 최저임금을 받고 아르바이트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사람과의 소통이 여전히 그리워서 자신의 상태를 소셜 네트워킹이나 카카오톡 같은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해 실시간 업데이트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에 쫓겨, 시간에 흐름에 자신은 던진 채, 바쁘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입니다. 오히려 바쁜 것이 미덕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3섹션로 구성했습니다. 시간에 가치가 매겨져 버린 지금의 현대사회와 그 구조 속에서 시간 없을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시급 4320원', 이렇게 시간 없고, 시간에 지배당하면서, 결국은 잊혀지지 않기 위해 끊임 없이 소통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카톡', 더 여유와 시간의 효율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겨난 실시간이 어떻게 우리를 다시 지배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할 '실시간 업데이트'로 구성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만들어낸 과거의 층위 위에 서있고, 우리 역시 시간을 통해서 그 과거의 층위가 됩니다. 우리는 시간 안에서 소멸하고 생성되며, 만나고 헤어지며, 시작하고 끝을 냅니다. 시간이라는 주제는 어떻게 보면 가장 보편적이라, 구태의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보다는 시간이라는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그릇 안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시대의 '시간'이라는 개념, 의미, 가치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고 진짜 우리에게 시간은 없는지, 어떻게 시간에 지배당하며 살아왔는지, 정말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있는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시간 있으세요?"라고 물었을 때, 반사적으로 '아니오'가 아니라 '잠시만요'라고 대답해주시고 저희와 함께 우리 시대의 시간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김민주
Vol.20111212a | the 바쁨-시간의 역습_2011 조선대학교 미술학부 미학미술사전공 졸업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