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1209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 SPACE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2번지 Tel. +82.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올해로 11회를 맞는 송은미술대상은 그간의 지원 활동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미술계 현(現)지도에 맞는 미술대상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온라인 포트폴리오와 본선의 실물 작품 1점으로만 채점되던 기존 심사 방식에 최종 대상자 선정을 위한 '전시' 형식의 심사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각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층적으로 검토하고자 합니다. 또한 대상에 선정된 작가에게는 상금 외에 향후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의 개인전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작가의 꾸준한 작업활동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 새롭게 개편된 제 11회 송은미술대상은 지난 4월 온라인 공모를 통해 총 445명 응모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심사하였고 이를 통해 27인의 예선 작가를 선정하였습니다. 선정된 작가들은 실물 작품 1점을 제출하여 본선 심사 과정을 거쳤으며 최종 4인의 작가가 올 해의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수상 작가들은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의 전시를 통해 심사위원의 최종 평가를 받게되며 이를 바탕으로 올 해의 대상 수상자가 선정됩니다. 이원호(영상설치), 장선경(설치), 정희승(사진), 한경우(영상설치) 총 4인의 작가는 12월 9일부터 2012년 1월 21일까지 송은 아트스페이스 내 주어진 공간 안에서 각자의 전시를 연출합니다.
이원호 ● 이원호는 '경계'를 결정짓는 특정 대상을 공간과 시간 그리고 관념의 컨텍스트로부터 추출하여 사물이 가진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 The white Field 연작은 테니스 코트나 축구장에 그려진 흰색 라인을 채취하여 그 흔적을 지우는 작업으로 라인이 규정하는 질서와 권위 및 그 장소성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이다. 작가가 채취한 라인의 구성물은 본래 경기장에서 차지하던 면적과 동일한 크기의 공간에 모아져 전시되지만, 경기장 내에서 역할 하던 경계와 규정의 의미를 상실한 채 하얀색 사각형의 The white field를 구성하게 된다. 또한 작가가 라인을 쓸어 담거나, 잘라내는 수집행위는 영상으로 기록되어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작업 과정을 서술해준다. ● 송은 아트스페이스의 벽면을 활용한 작품 Time Exposure는 전시장 벽면에 하얗게 칠해진 페인트를 갈아내어 반복되는 전시를 위해 철저히 가려지고 여러 번 덧칠 된 벽면의 색과 기본 형태 그리고 과거 전시의 흔적들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하지만 갈아내는 과정을 통해 작가의 작업 이전에 전시장 벽면이 가지고 있던 덧칠 된 페인트의 깊이와 표면 질감은 상실되기 때문에 작가는 갈아내는 작업 전에 일부 벽면을 떼어내고 해체하여 새로운 벽면 위에 재조합 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이전 벽면에 페인트가 남긴 흔적을 비교하며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 또한 벽면에 기대어 세워진 유리판은 송은 아트스페이스를 외부공간으로부터 구획하고 내부와 외부공간을 서로 바라볼 수 있게 하였던 건물의 유리담장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전시 안내를 위해 부착된 사인물 중 "SongEun ArtSpace" 라는 철자가 유리 담장에서 차지하는 총 면적과 같은 면적으로 제작된 유리판이다. 실제 유리담장의 5분의 1정도의 비율로 축소된 유리판은 문자가 아니라 환산된 면적으로 표현되어 유리 담장에서의 의미를 상실하였기에 Lost Landscape 이라 이름 지어졌다.
장선경 ● 장선경 작가는 사실에 본인의 가정을 덧붙여 사실과 가설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을 상상하고 이를 시각화한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개념과 가치에 재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관람자에게 일반적인 인식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 이번 전시는 카피라이트(Copyright)에 반대되는 개념인 카피레프트(Copyleft)에 관한 것으로 발명이나 저작에 의한 지식이 개인의 영역에서 사장되는 것을 막고 사회에 공유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저작권 방치(Copy Left) 운동을 주재로 삼고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컨테이너 방주의 이미지를 차용하였는데, 이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정보의 검열이나 감시 없이 인터넷과 컴퓨터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피난처'를 영국 동쪽의 인공 섬 국가 씨랜드 (Sealand)를 통해 실현하고자 했던 회사 헤이븐코(Haven Co. LTD)의 활동에 기반하고 있다. ● 작가는 헤이븐코의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남태평양 어느 지점에 방주를 띄우고 국가와 정부의 규제를 벗어나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고 저작권의 규정도 없는 무정부 수도를 설계하였다. 또한 이의 운영과 발전을 위해 자가적인 에너지 공급책을 마련하여 해저에 존재하는 신 재생 에너지인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자원화하는 계획을 가설화 하였다. ● 이러한 작가의 아이디어는 전시장 공간을 가득 채우는 컨테이너 형태의 구조물로 실현되는데 중앙의 통로를 관통해 관람객들이 방주 한 가운데를 지나갈 수는 있지만 벽면이 막혀있어 내부를 들여다 볼 수는 없게 되어 있다. ● 컨테이너를 연상시키는 외관의 형태와 환풍기 등의 요소를 통해 내부의 활동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눈으로 직접 실상을 확인할 수 없는 작품은 이것의 기반이 작가가 상상해낸 가설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희승 ● 정희승은 결정적이고 잠재적인 상황 또는 상태를 사진에 담는다. 무심하게 찍힌 즉흥적 상황은 시간의 흐름 속에 극히 짧은 순간이지만 사진기에 포착된 모습은 영원한 시간 속에 보존된 것처럼 무한하게 보여진다. ● Still–Life 연작은 일상 사물과 신체를 이용하여 상황을 연출하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이다. 전작 Reading 에서의 대상이 인물에서 사물로 변경되었지만 동일한 연장선에 있는 이들 이미지는 형식적으로는 사진과 조각 그리고 퍼포먼스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으며, 화면 속 피사체는 덧없는 순간과 영원, 일상과 모뉴멘탈, 평범과 비범 사이에서 위태로우면서도 무심하게 스스로를 드러내고 있다. ● 이러한 '상황'에 대한 작품은 작가가 사물이 존재하는 상태, 즉 비결정적이고 잠재적인 상태 (Liminal State)에 대해 가지는 관심과 탐구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규정될 수 없는 상태, 즉 경계적 상태에 대해 꾸준히 집중하는데 사진으로 포착된 피사체는 무한의 지경을 넘어 마치 독립된 개체와도 같은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이렇듯 일상의 사물들은 전작에서 보여졌던 인물의 복잡한 정서처럼 다분히 심리적이며 내적인 관계에 서로 얽혀 있다. 전시장에는 액자형태의 사진 작품과 선반 위에 올려진 오브제로서의 사진이 함께 전시되어 일상에서 무심히 튀어나오는 파편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이것들은 주체적으로 상호간 교류하며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한경우 ● 한경우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눈이 가지는 시점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사물의 절대적인 본질에 대해 질문한다. ● Start Pattern Shirt 는 실시간 감시카메라를 활용한 그의 대표적인 영상 설치 시리즈 중 하나로 카메라가 바라보는 특정 위치와 시점에서 바라봐야만 인식 가능한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Star Pattern Shirt 의 경우 전시장 내에 무심한 듯 배열된 가구나 티셔츠 같은 일상적인 사물들이 카메라의 시점에서 조합되어 결과적으로 미국 성조기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작품으로, 작품의 제목을 통해서도 이미지의 구성 요소가 별무늬 티셔츠임을 밝히고 있어 조합된 이미지의 원천이 흔한 일상의 사물임이 강조되고 있다. 전시장 내부를 거니는 관람객의 모습도 사물과 함께 영상 안에 담겨 조합된 이미지와 실제 사물에 대해 다시금 환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또한 수면에 비친 풍경에 매료된 작가는 Green House 작품을 통해 마치 가구들이 고요한 수면에 떠 있는 것과 같은 이미지를 연출하였다. 하지만 실상 가구들은 굴절에 의해 왜곡된 형태 그대로 제작되어 있으며, 수면이 아닌 공중에 매달려 수평선을 따라 뒷 벽면과 같은 푸른 빛으로 채색됨으로 마치 수면 위의 가구와 같은 착시를 만들어 내었다. ● 한경우는 모든 현상은 상대적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하여 착시와 실재의 모호한 지점을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인간의 시각은 절대적으로 상대적이며, 그러한 시각으로 인지된 사물이 과연 본연의 실체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 송은 아트스페이스
Vol.20111210h | 제11회 송은미술대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