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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1209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암웨이 갤러리 AMWAY GALLERY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159 암웨이 브랜드 센터 2층 Tel. +82.31.786.1199
Illusion of Lights : 환영과 실재 사이 ● 예로부터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창작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어왔던 빛은 점차 적극적인 형태로 현대 미술의 주 소재가 되며, 그 쓰임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는 듯 하다. 예술가들은 빛을 관찰하고 그대로 재현하던 시기, 즉 그림이나 조각에 미치는 빛의 움직임에 대한 탐구를 넘어 그 자체를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작품 속으로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대중과 함께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이 새로운 조형요소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이트를 도입한 작품은 어느 공간이든 밀접하게 관계를 맺게 되어 있는데, 심지어 빛의 활용만으로도 외부세계와 동떨어진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가 가능해진다. 빛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즐거울 듯 하다.
이렇듯 이번 암웨이 갤러리의 『Illusion of Lights 』展은 작품 속으로 빛을 끌어들여 새로운 시각적 환영을 만들어내는 최태훈 작가의 조각전으로, 익숙해 보이는 공간 안에서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영위해가고 있는 일상적 삶의 공간으로부터 시작한다. 외부조명이 꺼진 전시장 안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의 사물들이 있고, 저마다 눈부신 빛을 발하며 그 신체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어둠 속에서 만나게 되는 그의 조각은 독특하고 신비롭게 다가온다.
최태훈의 작품은 집적된 노동과 시간의 산물이다. 오랜 시간 수없이 철판을 두드리고 절단하는 고되고 힘겨운 작업 끝에, 차갑고 무거운 성질을 지닌 재료는 유연하고 독특한 질감을 갖게 되었다. 육중한 철이라는 물질은 작가의 손에 의해 종이처럼 구겨지기도, 오려지기도 하면서 옷, 신발, 가방, 침대, 욕조 등 우리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익숙한 대상들로 다시금 생명을 얻는다. 이러한 소재가 주는 작품의 극적인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작품 내부에 LED전구를 설치해 철판의 미세한 구멍들 사이로 빛을 발산하게 함으로써 작품 자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은 구멍들 사이로 쉼 없이 번져 나오는 빛의 드라마틱한 표현으로 인해 그 안에 응축되어 있는 에너지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일상적인 삶의 공간을 보여주는 전시장과 작품에는 작가의 은유적인 화법이 숨겨져 있다. 서로 다른 두 요소들인 금속과 빛이 작품 안에 공존하는 작가의 작업은 환영을 이끌어내고 대상이 주는 의미와 개념을 확장시키고 있다.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을 군더더기 없이 실제와 같이 재현해놓았으나, 그의 작품은 같은 대상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빛이 없을 때에는 견고하고 차가운 철 구조물에 그치지 않지만, 내부에서 빛이 발산하게 되면 독특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호흡하게 되는 새로운 오브제로 변한다. 내부에서 스며 나오는 빛은 육중해 보이는 작품 내부의 모습을 확인시켜주며, 구체적 형상이 주는 존재의 실체를 뒤엎는다. 이렇게 작가의 스테인리스스틸 작품은 익숙한 대상에서 낯선 대상이 되기도 하고, 차갑지만 따뜻한 사물이 되기도 하면서 관람자의 시각을 교란시킨다. 작가는 단순히 사물의 형상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품의 이중적인 장치를 통해, 우리 삶 속에 만연한 이중적인 모습과 관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담겨있는 그의 작품은 기존의 고정관념과 획일함에 사로잡힌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어둠 속에서 만나게 될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고, 견고한 금속작품 안으로 끌어들인 빛은 금속의 차갑고 메마른 느낌을 무너뜨리며 전시장을 따뜻한 온기로 가득 채워 넣게 될 것이다. 반짝이는 전구와 조명이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12월, 희미한 빛이 번져 나오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전시장으로 안내한다. ■ 암웨이 갤러리
Vol.20111210b | 최태훈展 / CHOITAEHOON / 崔台勳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