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展 / LEESANGKYU / ??? / painting.mixed media   2011_1207 ▶ 2011_1212

이상규_TRAUMA_캔버스에 유채_130.3×130.3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1HIVE AIR(Artists In Residence)-릴레이 개인展

주최 / 청주복합문화체험장 HIVE Camp 후원 / 충청북도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pm~07:00pm

하이브 스페이스 에이 HIVE Space A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 2동 109-22번지 B1 Tel. +82.43.211.6741 cafe.naver.com/hivecamp

안티휴머니즘에서 본 '죽음의 미학', 박제된 새 ● 이상규의 새는 전혀 아름답지 않다. 앙상하게 뼈를 드러내거나 우연하게 죽음을 맞이한 몰골로 박제된 모습은 죽기 직전의 잔혹함을 상상케 한다. 내장을 드러내거나 뼈가 튀어 나온 모습으로 사람들에 의해 유린된 새의 검은 시체들이 유리병 안의 포름알데히드 용액 안에서 오히려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만 같다. 유리병 너머, 주로 흔하게 우리 주변에 먹이를 찾던 비둘기나 참새 따위의 새들이 눈을 감고 있는 모습 자체가 낯설기 그지 없다. 이상규의 '동물의 죽음'에 대한 관심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 어린 시절 이상규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그의 가족이 사랑하던 개가 밖으로 나갔다가 차에 치여 죽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죽은 개를 묻은 후, 바로 인근 공사장 인부가 몰래 그 개를 꺼내어 보신용으로 먹었다는 사실이다. 수 많은 개들이 그처럼 인간에 의해 길러지고 인간에 의해 잡아먹힌다. 사람들은 동물을 좋아하지만, 결국 그들을 잡아먹고 만다. 여기서 이상규의 '죽음'에 대한 물음이 시작된다.

이상규_TRAUMA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1
이상규_TRAUMA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1

인간은 동물을 먹을 권리가 있는가? 다시 말해 인간은 동물을 죽일 권리가 있는가? 어떤 명분으로 인간은 동물을 지배할 권리가 있는 것일까? 생명철학자 잔 카제즈는 인간의 욕망으로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현실, 광우병과 구제역, 조류독감 등 동물들의 역습이 시작된 지금,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제안한다. 실제로 카제즈가 든 사례들은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이기적인가를 잘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간은 사치품을 얻으려고 동물을 필요 이상 죽였으며,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의 경기처럼 순전히 오락을 위해 동물을 죽이기도 했고, 블랙풋 인디언의 들소사냥 역시 쾌락을 목적으로 행해졌다. 심지어 우리는 지금 인류역사상 유래 없는 현대의 '공장형 축사'에서 동물들이 단지 사료 먹는 기계로 전락되고 있는 것을 목도한다.

이상규_TRAUMA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1
이상규_TRAUMA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1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으로부터 '동물은 영혼 없는 기계'를 주장한 데카르트의 사상에 이르면, 우리는 동물이 다른 자연처럼 고유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목적론적 자연관'에서, 점차 동물은 단지 우리의 식품저장고이며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존재한다는 '기계론적 자연관'으로 변모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서구철학이나 신학이 인간의 절대적 우위를 주장함으로써 동물의 지배를 정당화한다면, 오히려 불교나 힌두교와 같은 동양철학에서 인간과 동물은 공통점이 많은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질문은 해결되지 않는다. 인간처럼 동물이 과연 고통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들을 우리는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것인가? ● 이상규의 새는 죽은 새이지만, 그들의 표정은 무엇인가를 남긴다. 주어진 생명을 살아내고자 하였으나, 선택할 권리 없이 죽어야 했던 그들은 이상규의 유리병 안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 보다 못하다는(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이성적이지 못하다') 이유로 과연 동물들이 학대를 당해야 하는가? 동물을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카제즈가 말했던 '동물에 대한 예의'를 이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반대, 즉 안티휴머니즘이 목소리를 높이는 최근의 생태주의 철학은 바로 우리가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동물을 영혼 없는 기계로만 대하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을 비판함으로써, 이상규는 안티휴머니즘의 미학적 시각에서 '동물의 죽음'의 문제에 접근했다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는 유리병 안에 갇힌 동물 역시 우리와 공존해야 할 타자로서의 자연이고, 지상의 귀중한 생명임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 유현주

이상규_TRAUMA_포름알데히드에 동물사체_27×∅8cm_2011

The Aesthetics of Death Seen from Anti-humanism – The Mounted Bird Lee Sang-kyu's birds are ugly. Each mounted bird, with exposed skeletons, was killed suddenly it seems, in a cruel manner. Their black bodies exposing guts and bones and with eyes closes seem to take a rest in the solution of formaldehyde contained in glass bottles. The birds such as doves and sparrows look unfamiliar. Where does Lee's concern with the death of animals derive? ● Lee has a painful childhood memory. His beloved family dog was killed on the road, his family buried it, then construction workers exhumed and ate it. Many animals are raised and eaten by humans. Humans like animals, but also eat them: Lee's questions about death derive from this. ● Do humans have the right to eat animals? Do humans have the right to kill animals? Do humans have the right to dominate animals? Philosopher Jean Kazez proposes deep questioning of relationships between man and animal, showing animals in a crisis caused by foot-and-mouth disease, mad cow disease, or bird influenza, all showing how humans are violent and selfish. Historically humans have killed more animals than they have needed, for luxurious goods, for amusement, and pleasure, as seen in fighting in the Roman colloseum, and American buffalo hunting. Animals also deteriorate to machines in factory farms. ● We can note the teleological view of nature turned to the mechanistic view of nature in Aristotle's philosophy defining that "Man is the lord of creation." and Rene Descartes' thought asserting that "Animals are machines without souls." While Western philosophy and religion justify human dominance over animals, Eastern philosophy and religion - such as Buddhism and Hinduism - stress man and animal are alike. Nevertheless, our questions remain: do animals feel pain and love? If so, can't we treat them respectfully? ● Lee's birds are dead; they have struggled for survival but were killed, as they have no right to live, but in glass bottles. "Should we be abused by humans as we are inferior to them?" they ask. This is not simply a matter of eating or not eating animals. It is time to think about 'our attitude toward animals' Kazez argues. Philosophy based on ecology advocating an anti-humanism antithetic to anthropocentricism derives from awareness of, we have to live together with animals. Lee approaches 'the death of animals' from an aesthetic perspective of anti-humanism, criticizing the worldview of anthropocentricism, considering animals as machines without souls. He intends eventually to show confined animals are part of nature and invaluable life forms in the earth. ■ Ryu Hyun-ju

○ 청주복합문화체험장 HIVE Camp는 2011년 충청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레지던시 사업 지원을 통하여 현재 다양한 창작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이상규 작가의 개인전 역시, HIVE 레지던시 사업 중 4번째 진행되는 "릴레이 개인전" 입니다. 본 릴레이개인전은 젊은 국내 하이브 입주 작가들의 경력 개발과 창작 역량 강화라는 기획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Vol.20111207j | 이상규展 / LEESANGKYU / ??? / painting.mixed media

2025/01/01-03/30